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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레스토랑 사라베스 “굿모닝, 뉴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9.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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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사라베스 “굿모닝, 뉴욕!”

명성과 실력을 자랑하는 레스토랑들과 독창적이고 새로운 스타일의 세계 각국 요리가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도 그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모여드는 곳, 뉴욕. 세계적인 맛을 자랑하는 파인 다이닝부터 에스닉 레스토랑, 델리와 밴더(노점)까지 선택의 폭이 놀라울 정도로 넓은 것도 바로 뉴욕의 매력이다. 뉴욕에서 살던 작은 언니가 뉴욕을 떠나기 전 세 자매가 함께 ‘뉴욕의 맛 여행’을 하기로 했다. 3년 만에 이루어진 축복 같은 여행이었다. 전화와 메일로 주고받던 준비 시간들마저 어찌 그리도 설레고 달콤하던지.... 여행 파트너로는 더할 수 없이 좋았던 언니들과의 여행을 생각하면 어느새 나는 왼손에 지도를 들고 소호와 첼시 거리를 걷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백지원(세계 요리 연구가)

센트럴 파크를 산책하고 느긋하게 즐기는 일요일 아침. 영화 속 주인공이나 할 것 같은 이 기막힌 상상은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일이었고 뉴욕은 언제나 내겐 꿈꾸는 도시였다. 인도 여행에서 돌아와 빨래를 빨아 말리고 다시 짐을 꾸려 여드레 만에 나는 뉴욕의 아침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즐기고 있었다. 센트럴 파크 남쪽에 위치한 레스토랑 ‘사라베스(Sarabeth’s)’. 1981년 집에서 만든 잼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자 여주인의 이름인 사라베스로 작은 빵집을 오픈했다. 그후 테이블 몇 개로 레스토랑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퍼 웨스트와 어퍼 이스트, 피트니 미술관, 첼시 마켓 그리고 센트럴 파크 남쪽까지 5곳의 지점으로 늘어났다. 뮤지엄에 개인 식당을 오픈하기는 사라베스가 처음이라고 한다.
맨해튼 첼시 마켓의 사라베스는 통유리를 통해서 케익과 쿠키를 굽는 전 과정을 보는 재미가 보통 아니다. 각종 잼과 케익, 쿠키를 취급하고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그에 비해 센트럴 파크 남쪽의 사라베스는 흰색 테이블 크로스가 정갈한 멋진 식당이다. 

에그 베네딕트와 레몬필과 리코타 치즈를 넣은 팬케익 그리고 따뜻한 라떼를 주문했다. 바삭하게 구운 잉글리시 머핀에 햄과 수란을 올려 홀랜다이즈 소스를 끼얹고 그린 샐러드까지 소담하게 담겨 나온 에그 베네딕트. 밝은 갈색이 나도록 잘 구워진 잉글리시 머핀은 적당한 부풀림이 예술이다. 게다가 잉글리시 머핀 특유의 신맛과 쫀득거림이 더해져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나이프가 닿자 수란의 걸쭉한 노른자가 소스처럼 흘러 내린다. 오믈렛이나 프라이와는 달리 기름지지 않고 삶은 달걀의 단순함과는 또 다른 수란은 내가 참 좋아하는 달걀 요리다. 소금 몇 알만 뿌려도 좋을 수란에 진하고도 묵직한 맛의 홀랜다이즈 소스를 끼얹으니 펄럭이는 레이스 달린 스커트 자락마냥 그 맛이 화려했다.
 

고운 슈거 파우더를 솔솔 뿌린 레몬 필과 리코타 치즈로 만든 팬케익은 매플 시럽과 블랙베리, 크림이 곁들여졌다. 새콤한 레몬 필이 가끔씩 씹히고 적당히 녹은 리코타 치즈의 고소한 맛이 폴폴거리는 팬케익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멋진데 매플시럽까지 곁들이니 호사스러움의 극치였다. 신선하고 큼직한 블랙베리는 건강한 브런치의 마무리였다. 블랙베리는 비타민 C가 듬뿍 들어 있어 항바이러스와 항박테리아 효과가 탁월하며 면역력 증강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과일이다. 또 심장병과 피부노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비타민 E의 함유량이 풍부해서 연세 드신 분께 약 삼아 드셔도 좋다고 꼭 권하고 싶다. 알알이 터지는 과즙 속에서 건강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지는 듯했다.
터져 나오는 우리의 웃음소리와 유쾌한 대화가 요리에 버무려진 소스 같았던 사라베스의 브런치는 달디 달았다.

*백지원 선생은 음식문화를 테마로 각국을 여행하는 ‘세계 요리 전문가’다. 또한 그는 세계 각국의 음식과 식문화를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고 있으며 각종 방송매체와 잡지를 통해 칼럼을 기고하고 자문을 하는 음식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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