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주년 기념-트래비 기자들이 공개하는 ‘나만의 특별한 여행지’① 일본 오사카, 이탈리아 피렌체"
"창간 4주년 기념-트래비 기자들이 공개하는 ‘나만의 특별한 여행지’① 일본 오사카, 이탈리아 피렌체"
  • 트래비
  • 승인 200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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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기자들이 공개하는 ‘나만의 특별한 여행지’

‘여행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서부터 주위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것이 “여행 많이 다녀서 좋겠다”라는 부러움 섞인 반응입니다. 그때마다 “일로 가는 출장은 엄연히 여행과는 다르다”는 멘트를 입버릇처럼 읊조린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솔직히 짐을 꾸릴 때마다, 새로운 곳으로 떠날 때마다 설레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 

일로써는 물론이고 개인적 여행까지 더해 트래비 기자들이 누비고 다니는 국내·외의 여행지는 얼추 꼽아 보아도 1인당 연간  10여개 지역은 가뿐히 넘나듭니다. 각 기자들의 개인적 감상이 녹아들어 있는 그들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익히 잘 알려진 유명한 관광지에서부터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에 있는지도 짐작할 수 없을 법한 숨은 공간까지, 여행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주옥같은’ 스폿들이 공개됩니다. 

에디터  트래비


Part 1

Osaka & Firenze   오기자의 특별한 ‘그곳’

여행, 그 질리지 않는 인연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故 피천득 교수의 수필 <인연>의 한 구절이다. 내게 있어 여행이란 인연과도 같다. 전광석화처럼 첫 만남부터 반해 버릴 때도 있고, 때로는 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슴이 더 설레는 때도 있다. 그리고 막상 그 여행지를 떠날 때가 되면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센티멘털한 감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슬쩍 한번 보고 지나친 여행지보다, 여러 번 가 보았거나 오랜 기간 머물렀던 여행지가 더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피천득 교수는 첫사랑 아사코를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나의 ‘인연’에 맞닿은 여행지들은 아무리 만나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1 피렌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언덕 2 오사카 반파쿠 공원은 우리나라 여행객이 그다지 많이 찾는 곳은 아니지만, <20세기 소년>의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3 피렌체 피티 궁전 박물관 회랑 4 오사카 명물, 타코야키 5‘ 일본의 부엌’오사카는 먹거리 천국!


2003년 7월, 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일본 오사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시쳇말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었다. 100% 순수한 여행이 아니라 리포트 작성을 위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학교 수업의 연장이었지만, 어쨌거나 처음으로 외국땅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인천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2시간이 채 안 되는 비행시간 내내 느꼈던 설레임과 막연한 두려움은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다.

비교적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체류했던 터에 호텔, 유스호스텔 등 여느 숙박시설이 아닌, 현지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다다미방을 빌려 살았다. 코앞에 있는 목욕탕에 ‘동네 마실가는’ 차림으로 들러 샤워를 하고, ‘코인 란도리방’에서 빨래를 하며 하루하루 지내는 사이 어느덧 여행은 생활이 되어 갔다. 뒷골목 허름한 덮밥집에서 맛보았던 환상적인 에비동(새우튀김덮밥), 우연히 들어간 레코드가게에서 운좋게 건진, 평소 좋아하던 가수의 100엔짜리 중고 CD 등 소소한 일상이 거듭되며 오사카가 점점 좋아졌던 것 같다. 현지인과 친하게 지내는 이와 동행했던 터에 운 좋게 일본 가정집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일본 최대의 코리아타운이 오사카에 있는 터에 ‘한국 스타일’에도 어느 정도 익숙했던 그들은 야심한 시각까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환대로 우리들을 반겨 주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김밥에서부터 타코야끼, 야끼소바 등은 어찌나 감칠맛나게 입에 착착 감기는지. 특히 “너무 맛있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야끼소바는 주인집 딸이 쉬운 일본어와 그림으로 레시피를 적어 주기도 했다. 그 쪽지는 지금도 내 여행 다이어리에 고이 간직되어 있다. 이후에도 가이드북 취재로 짧지 않은 기간 오사카를 방문했던 전적이 있는지라, 오사카는 내가 ‘길 잃지 않고’ 쏘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최근까지도 지인들에게 가이드를 자청하며 “여행가자!”고 작업(?)을 걸었건만, 최근에 터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탓에 아쉽게도 그리운 오사카와의 재회는 잠시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2007년 9월 처음 찾은 이탈리아 피렌체는 숨이 턱턱 막힐 듯한 더위와 눅진한 끈끈함으로 기억된다. 한창 더울 때인 8월은 간신히 비켜갔지만 한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지중해 연안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운 기운을 보듬고 있다가, 때때로 잊고 있었다는 듯 열기를 뿜어내곤 했다. 온몸이 엿가락처럼 녹아내릴 것만 같은 대낮에는 늘 고열에 시달리던 나는, 빨리 일정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평소에 ‘딱 한번이라도 봤으면 좋겠다’고 갈망하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예술작품조차 몸이 피곤하고 지치니 시들하게만 보였다. 그러고 보면 피렌체는 나에게는 ‘첫눈에 반한 사랑’은 아니었던 셈이다.

‘반전’은 올해 초, 두 번째 방문에서 시작되었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으로 ‘한점 먹고 들어가는’ 이탈리아인데다가, 르네상스 예술의 보고와도 같은 동네가 피렌체 아닌가. 지난번 방문 때보다 덜 빽빽한 일정도 있었지만, 겨울인데도 비교적 춥지 않고 안온했던 날씨가 피렌체를 느긋이, 알뜰살뜰 즐기는 데 한몫 했다. 지난번에는 미처 눈에 띄지 않았던 카라바조, 티치아노와 같은 거장들의 걸작을 조우할 수 있었던 점 역시 피렌체 여행을 더욱 보람있게 만들어 주었다. 두 번의 기간을 합치면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머물렀지만 지금도 피렌체를 떠올리면 미처 가 보지 못한 스폿들이 아쉽기만 하다. 만일 해외에 나가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연코 첫손가락에 꼽고 싶은 도시 역시 피렌체이다.

* 없으면 아쉬운 여행 & 출장의 동반자들

짐을 꾸려 훌쩍 집을 떠나 보면, 반드시 아쉬운 한두 가지 물품이 걸리게 마련이다. 늘 곁에 있어 손만 뻗으면 찾을 수 있었던 손톱깎이, 머리빗 하나조차 트렁크 안에 챙겨 넣지 않으면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일일이 평소에 쓰던 물건을 챙겨서 짐을 꾸리지 못하는 게으른 습성 탓에 내 가방에는 ‘출장 전용’ 물품들이 언제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출장시 늘 품에서 떼놓지 않는 필수품은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들이다. 선크림은 햇살이 강한 지역에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수시로 덧바르며, BB크림은 안 그래도 털털하게 작업복(?)차림으로 다니는데 ‘쌩얼’로 초췌하게 다니지 않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애용하고 있다. 메모하랴, 사진찍으랴 제일 고생하는 신체 부위인 내 손을 지키기 위한 핸드크림, 큐티클크림 역시 빼놓지 않는다. 참, 그리고 실내가 건조한 비행기를 타는 날 밤에는 마스크팩을 붙이고 보습에 신경을 써 주는 것 역시 가급적 지키는 신조 중 하나이다. 

여행시 불쑥불쑥 찾아드는 지루함과 권태감을 몰아낼 아이템으로 TPO에 걸맞는 음악과 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로키산에서는 유키 구라모토의 <Lake Louise Ⅱ>를, 호주 에어즈록에서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OST인 히라이 켄의 <눈을 감고(瞳をとじて)>를 질리지도 않을 만큼 반복해서 들었다. 터키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닥치는 대로 읽었던 소설, 심리서들은 몇 시간씩 같은 풍경이 반복되는 지루함을 훌륭하게 달래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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