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탐험-모리셔스①사탕수수밭 갈림길에서 모리셔스를 보다
휴양지탐험-모리셔스①사탕수수밭 갈림길에서 모리셔스를 보다
  • 트래비
  • 승인 2009.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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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탕수수 밭과 산의 조화 2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르몬(Le Morne)산을 조망하는 젊은 연인 3 대나무 수공예품 4 서해안에서 바라본 석양



사탕수수밭 갈림길에서 모리셔스를 보다

모리셔스가 좋았느냐는 물음에, 여느 때처럼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시큰둥하게 받아칠 수 없었던 이유는,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마찬가지인 삶의 보편성이 모리셔스에서는 왠지 무색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만큼 모리셔스만의 색채는 다채롭고 이색적이었다. 만약 다시 가보고 싶은 미련이 남는 곳을 좋은 여행지로 꼽을 수 있다면, “모리셔스는 좋았다”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글·사진  김선주  취재협조  익사이팅투어 02-543-9551 www.excitingtour.co.kr,  에어모리셔스 02-317-8888 www.airmauritius.com




5 인기 휴양지다운 풍경 6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한 소피텔 리조트의 스파 7 형형색색으로 빛하는 일곱빛깔 언덕(7 Coloured Earth)

사탕수수밭 속으로 질주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왼쪽 차선을 따르고요, 헬멧 착용 잊지 마세요!”
단단히 별렀던 ‘탐험’이었던 터라 자전거 핸들을 부여잡은 양손과 페달 위의 오른발은 이미 힘이 넘친다. 자전거를 내주는 리조트 직원의 마지막 당부를 호루라기 삼아 페달 위로 온몸의 체중이 일거에 실리고 자전거는 가뿐히 질주를 시작한다. 왕복 2차선 도로로 접어들자 어느새 한 무리의 라이더(Rider) 무리가 뒤를 따르는가 싶더니 앞지르고, 혼자이다가 무리가 되기를 반복한다. 한쪽으로는 인도양 바다가 짙푸르고 새하얀 해변은 그래서 더 눈부시다. 다른 쪽으로는 작은 해변마을이 올망졸망한 게 평온하다. 그러기를 20여 분쯤, 기필코 가리라 겨냥했던 풍경이 코앞에 펼쳐진다. 광활한 사탕수수밭이다. 

모리셔스에는 사탕수수 나무가 지천이다. 갈대도 억새풀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옥수수도 아닌 것이 가는 곳곳마다 시선을 붙든다. 무엇일까? 도착 첫날, 내버려진 풀밭이려니 넘기기에는 도저히 뒷맛이 개운치 않아 결국 물어 볼 수밖에 없었는데, 돌아온 것은 정말로 몰라서 묻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투의 짧은 대답. 사탕수수가 그네들의 삶과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가 보다. 사탕수수 밭 탐험 욕구는 그때부터 꿈틀거렸다.  

사탕수수 농장 속 갈림길에 서서 보니, 사탕수수의 푸른 물결은 저 앞 뾰족 솟은 산기슭까지 내달리기도 하고, 아득한 인도양의 파도와 합쳐지기도 한다. 밭 이곳저곳에서 연신 물을 뿜어내는 스프링클러는 허공에 무지개를 만들고, 바람이라도 일라 치면 쏴아 하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사탕수수 나무들이 일제히 드러눕는다. 어떤 것은 어린아이 팔뚝만큼 여물었고 또 어떤 것은 이제 갓 자라기 시작한 어린 것이다. 싱그럽기 그지없고 생생하기 짝이 없다. 모리셔스 어디든 펼쳐지기 마련인 풍경이다. 


1 자전거 타고 사탕수수 밭 속으로 2, 3 수공예품 만들기에 열중인 사람들 4, 5, 6, 7 수도 포트루이스의 다양한 표정

모리셔스만이 모리셔스인 이유

만약 모리셔스에서 경계심과 차별적 시선이 없는 따뜻한 환대를 받는다면 이는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넓은 포용력에서 비롯된 진짜배기인 만큼 맘껏 만끽해도 좋다. 모리셔스는 인종과 문화와 언어가 다양하다. 인도계 사람을 비롯해 이주 아프리카인들의 후손인 크레올(Creole)족, 백인, 중국계 등이 모리셔스를 구성하고 있다. 인종만큼 종교와 언어와 문화도 다양한 것은 물론이다. 공식 언어는 영어지만 프랑스어와 크레올어도 폭 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종교도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으로 다채롭다.

지금은 멸종된 도도새(Do Do Bird)가 주인이었던 아프리카 대륙 밑 작은 섬 모리셔스. 현재의 다인종 다문화적 색채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의 점령기를 거쳐 1968년에야 독립국가로 탄생했다는 역사적 흐름에서 비롯됐다.
1598년 네덜란드가 당시 그들의 통치자였던 모리스(Maurice Van Nassau) 왕자의 이름을 따 아무도 살지 않던 이 섬에 ‘모리셔스(Mauritius)’라는 이름을 붙이고 처음 점령했으며, 1715년부터는 프랑스가, 1810년부터는 영국이 차례대로 식민통치했다. 모리셔스가 인도양의 주요 무역항으로 부각되면서 쟁탈전도 치열했다고 한다. 1968년에야 모리셔스는 독립을 이뤘지만 그동안의 갖은 역사적 곡절은 모리셔스만의 색채를 한층 강렬하게 하는 요소가 됐다. 

그 과정에서 사탕수수 농장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사탕수수 산업은 현재 관광산업, 섬유산업과 함께 모리셔스를 지탱하는 3대 핵심 산업 중 하나다. 관광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컸기 때문에 모리셔스에 미친 영향도 그만큼 컸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는 그들의 식민통치 과정에서 사탕수수 공장 건설과 농장 운영에 필요한 일손을 아프리카 노예를 통해 해결했는데 그들은 토착화된 프랑스 방언(크레올어)을 사용하는 현재의 크레올족이 됐다. 영국은 1835년에 모리셔스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했는데 이때부터 자유의 몸이 된 노예들을 대신해 인도에서 값싼 노동인력이 대거 유입됐다고 한다. 현재 인도계 모리셔스 사람들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비록 인종차별의 아픔과 삶의 치열함이 배어 있지만, 제각각의 삶과 정신과 꿈이 자연스레 뭉쳐지고 버무려져 지금의 모리셔스가 된 것이다. 모리셔스만이 모리셔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화산섬만의 차별화된 매력 ‘물씬’

누구 말마따나 모리셔스는 영락없이 제주도다. 크기(1,867km2)가 그렇고 120만명(제주도는 약 60만명)에 달하는 인구도 그렇다. 무엇보다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화산섬의 매력을 지녔다는 데서 친근하기까지 하다. 외국인들에게 제주도가 한국과는 또 다른 감흥을 선사하듯이 모리셔스 또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아우르는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화산 섬 모리셔스는 바다 위주의 다른 휴양지와는 차별화된 매력이 으뜸이다. 뾰족뾰족 솟은 산들이 섬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어 어디를 가든 불뚝 솟은 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자 모양을 한 ‘라이언 산’이 모리셔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들을 맞아 주며, 중서부 지역의 ‘음파트(Rampart)’ 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스위스 융프라우의 ‘아이거’ 봉우리가 됐다가 어느새 펑퍼짐한 산으로 변하는 등 변화무쌍하다. 서부 남단의 ‘르 몬(Le Morne)’ 산은 제주도의 성산일출봉을 연상시키는데, 과거 도망친 노예들의 피난처이자 저항지라는 역사유적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어떤 산은 암벽등반 애호가들을 자극하고 또 어떤 산은 등산객들로 항상 붐빈다. 4륜 오토바이나 산악자전거, 번지점프, 에코투어, 사파리투어 등 모리셔스의 산악미를 즐기는 방법도 다채롭다. 

모리셔스의 해변과 바다는 또 어떤가? 유럽인들의 인기 휴양지로 자리잡는 데는 여느 해변 휴양지 못지않은 멋들어진 해변과 맑은 바다가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특히 모리셔스는 남해안 일부를 제외하고 섬 주위를 산호초가 감싸고 있기 때문에 먼 바다에서 생긴 큰 파도가 직접 해변에까지 닿지 않는다. 때문에 바람이 심한 날에도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비치의자에 누워 저 멀리 바다 속 산호초 벽에 부딪쳐 새하얀 거품으로 부서지는 파도의 띠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섬 주위에 방어막이 둘러쳐진 듯해 아늑하다. 해변의 모래는 고와서 너도나도 신발을 벗어들고 기다란 해변의 끝이 어딘지 알아보려는 듯 한 없이 해변을 산책하기도 한다.
 
모리셔스의 해변은 동서남북 위치별로 각기 특징이 있다. 북쪽 해변은 워터스키, 윈드서핑, 세일링, 낚시 등의 각종 해양스포츠로 유명하고, 서쪽 해안은 역시 장엄한 일몰과 석양을 빼놓을 수 없다. 동쪽 해안은 다른 쪽에 비해서 아직 개발이 덜된 상태여서 보다 자연적이며, 산호초 벽이 없는 남쪽 바다는 파도가 해안까지 몰려오기 때문에 다른 해안에 비해 해안선이 더 역동적이다. 

제각기 저마다의 특징과 느낌을 갖고 있지만 어디에서든 산과 바다가 자연스레 어우러져 환상적인 ‘그림’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바다는 산이 있어 더 넓고 바다의 수평선으로 인해 산의 수직은 더욱 예리하다. 


1 라 피로그 리조트 수영장 풍경 2, 3 해변산책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4 정원과 변화무쌍한‘음파트’산 5 한낮의 여유로운 해변 풍경 6, 7 힌두교인들의 성지인‘강가’

그들만의 색채가 강렬한 이유

다인종 다문화적 성격 때문에 모리셔스에서는 언뜻 인도가 떠오르다가 아프리카가 느껴지고, 그러다가 불쑥 유럽이 넘실댄다. 아프리카이면서 유럽이고 아시아인 동시에 그 어느 곳도 아니다. 

모리셔스의 수도 포트루이스(Port Louis)의 거리를 거닐어 보라. 실로 가지각색의 피부색과 차림새의 모리셔스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롭게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빗방울 흩뿌리는 날 들른 ‘재래시장(Central Market)’은 그야말로 형형색색 원색의 강렬함으로 질펀했고, 현대적 감각의 각종 레스토랑과 바, 쇼핑센터들로 가득 찬 ‘워터 프론트(Caudan Waterfront)’는 유럽의 어느 항구도시에 버금갔다. 아직 남아 있는 식민지 시대의 옛 건물들과 유적들은 여전히 유럽의 고풍스런 분위기를 머금고 있었다. 모리셔스 서남부 내륙의 힌두교 성지인 ‘강가(Ganga Talao)’로 시선을 돌려 보라.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는 아랑곳 않고 시바신을 섬기는 데 열중하는 힌두교인들로 엄숙했다. 애써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빨강, 파랑, 노랑 등 모리셔스 이곳저곳을 채색한 색들이 모리셔스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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