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요리사 김노다 *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상영 부부
퓨전 요리사 김노다 *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상영 부부
  • 트래비
  • 승인 2009.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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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요리사  김노다 *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상영 부부
맛과 멋 더한 그들만의 요리 이야기

남편은 맛내고, 아내는 멋내고. 퓨전 요리사 김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상영은 요리로 인연을 맺고, 요리로 새로운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고 있는 부부다. 노다, 상영 부부는 창의적이다. 어느 식당에서든 맛볼 수 있는 음식은 만들지 않는다. 그들이 오픈한 ‘노다보울’과 ‘카페노다’는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창의적이고 신선한 느낌이다. 동시에 그들은 보수적이다. 노다가 ‘추구하는 맛’은 어디선가 먹어 본 듯한 음식이며, 상영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식당과 카페는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한다. 부부가 최근 발간한 <맛있는 다이어리>에는 개성 넘치면서도 늘 기본을 중시하는 이들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가 낱낱이 소개되어 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음식사진 제공  김노다



그들이 요리에 흠뻑 빠진 사연

남편 노다는 지난해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덮밥집 ‘노다보울’이 일식집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요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일본 유학 시절이고, 그 시절 밑바닥부터 배워 온 일본식 장인정신은 지금까지 그의 요리 생활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노다는 요리사를 꿈꿔 왔지만 요리 때문에 일본에 간 것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요리의 매력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야마가타, 다마와라이 등 일식 전통 요리 과정을 수료하고 이탈리아, 파리에서 공부하며 지금의 퓨전, 무국적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연마의 시간을 가졌다. 

아내 상영이 전공인 섬유예술학과는 다소 거리가 먼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된 것은 전적으로 남편의 영향이었다. 외국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온 노다도 지금의 ‘노다보울’, ‘카페노다’를 운영하기 전까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유명했다. 노다는 “애초 목표는 요리사가 되는 것이었는데 10년 전만 해도 남자들의 영역이 아니었던 푸드 스타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화제였다”고 말했다. 사실 노다의 어머니도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아들에게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노다, 상영 부부가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했던 일은 스튜디오에서 잡지사, 광고회사, 방송사 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촬영하는 일이었다. 그러던 부부는 어느 날 식당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이유인즉, 취재와 촬영으로만 진미를 대하는 기자들의 모습이 안스러웠던 것. 상영은 “밥을 잘 챙겨 먹지 못하는 기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고, 많은 기자들이 식당을 차려 보라는 말을 했는데 어느 날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친근하되 세련된 식당, 카페 만들기

부부가 1년 반 전 신사동 가로수길에 오픈한 ‘노다보울’은 덮밥 전문 식당으로 저녁에는 이자카야 풍 선술집으로 찾는 이가 많다.

“일본과 유럽에서 요리를 공부할 때만 해도 파인 레스토랑을 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대중적인 음식을 먼저 해보자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언젠가 파인 레스토랑을 반드시 해볼 계획이지만 기본적으로 약간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단순한 음식도 좋아하는 터라 오랜 시장조사를 거쳐 덮밥 전문점을 오픈하게 된 겁니다.”

노다보울의 맛이 검증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입소문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퍼져 갔고 부부는 올해 홍대 인근에 노다보울과는 다른 콘셉트의 카페노다를 오픈하게 됐다. 거기다 올해 말에는 노다보울 2호점을 오픈할 예정으로 부부는 앞으로 5호점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호점까지 확대하고 싶은 이유는 각 지점이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최대 규모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덮밥 소스만큼은 제가 직접 만들고 있는데 너무 가게가 많아지면 관리가 어려워지죠. 직원들에게 계란말이 하나 제대로 만들도록 가르치는 데만 5~6개월은 걸립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식당과 카페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시장조사가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노다는 외국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온 뒤, 경기대 대학원 외식산업경영학과를 수료했는데 여기서는 경영이론을 배웠다기보다는 한국 외식업계의 중진들로부터 생생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노다는 일본에서 보낸 7~8년보다 이 시간이 더 값졌다고 할 정도로 지금의 식당, 카페 경영에 큰 도움을 얻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다보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맛’에 있다. 끝없이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노다의 맛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식당에 다녀간 손님들이 인터넷에 일식 덮밥, 퓨전 덮밥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무국적 음식이라고 하면 맞을 거에요. 기존에 있던 음식들에서 5%만 응용, 변형한 것들이지만 절대 똑같진 않죠. 한 달에 20~30개씩 메뉴를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판매할 겁니다”

가게 인테리어는 상영의 몫이다. 그녀는 “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모두 다른 가구점에서 골라 온 것들입니다. 의자도 보기보다 매우 편한데 인체공학적인 의자만을 씁니다. 인테리어에 있어서는 동선을 제일 중시하고, 색감과 질감도 고려하죠”라고 노하우를 들려줬다.  

“요리 책보다는 에세이로 봐 주세요” 

노다, 상영은 최근 <맛있는 다이어리>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부는 이 책이 요리책이 아님을 강조했다. 오랜 기간 요리를 공부하며,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일하며, 또 연인으로서, 밥을 지어 먹으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부부로서 요리와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에세이로 보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책에는 당장 요리하는 데 참고할 만한 조리법 및 요리에 관한 유용한 팁이 넘쳐난다. 책에 나와 있는 메뉴들은 모두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부부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요리들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상 가까이 있는 음식들을 조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계란말이, 떡갈비에서부터 해물오코노미야키, 갈릭스파게티, 대나무통주까지 국경을 넘나드는 요리가 소개돼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요리사로서 부부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노다의 답변은 의외로 심플했다. “요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위생관리입니다. 얼마나 진심으로 정직하게 요리를 하느냐의 문제죠. 또 제가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동력은 ‘사람’이구요. 제가 만든 요리를 먹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고 돌아가는 뒷모습을 볼 때 제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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