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 부부 노근태 & 고승희-그들은 마침내 실크로드로 떠났다
뚱딴지 부부 노근태 & 고승희-그들은 마침내 실크로드로 떠났다
  • 트래비
  • 승인 2009.10.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뚱딴지 부부 노근태 & 고승희
그들은 마침내 실크로드로 떠났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던 어린 시절 꿈을 이루는 경우가 드물듯 탐험가가 되는 어른들도 많지 않다. 이번 여름에 개봉했던 월트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업(UP)>의 까칠한 할아버지 칼 역시 꼬맹이 시절 탐험가가 되고 싶었고, 같은 꿈을 가진 아내 엘리를 만났지만 끝끝내 둘은 함께 탐험에 나서지 못했다. 이는 여행을 꿈꾸는 대부분의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려면 집을 마련해야 하고, 천재지변으로 갑작스레 그 집이 망가져 수리비가 들기도 하고, 또 부모형제를 위해 목돈을 내놓아야 할 때도 있다. 결국 눈 깜박할 사이에 나이가 들고 건강이 나빠져 여행할 만한 체력이 안 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꿈을 실현한 이들을 부러워한다.

닉네임 뚱딴지 부부, Mr. 뚱과 딴지 여사로 통하는 노근태씨와 고승희씨 부부 역시 자신들의 꿈을 이뤄낸 몇 안 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1년여 동안 중국 전역을 부부가 함께 여행했고 그중 70일을 할애한 실크로드 부분을 담아 <Mr. 뚱+딴지여사 부부의 70간의 실크로드>를 최근에 내놓았다. 

  이지혜 기자   사진  이지혜 기자, 뚱딴지 부부

세계여행보다 ‘중국여행’

책이 나오기 전부터 블로그 ‘뚱딴지 부부의 눈치코치 중국여행(blog.naver.com/koaram 77)’이 네티즌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었다. 여행자들의 로망으로 꼽히는 티베트, 윈난, 실크로드는 물론 중국 구석구석에 대한 여행 정보를 풍성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우선 눈을 잡아 끄는 문구는 “남들은 1년이면 세계여행을 가는데 우리는 중국만 1년을 다녀왔다. 근데 다녀 보니 그것으로도 부족했다. ” 실제로 부부가 함께 1년간 여행한 기간은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이고, 그 전후로도 열흘에서 한 달 정도씩 중국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일주일 패키지 여행을 다녀와서도 여행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에서 빠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 있다. 그곳에 가고 돌아오는 버스와 기차 안에서, 혹은 시장통을 누비며 부대 낀 현지 사람들, 길에서 시킨 국수의 오묘한 맛 등이야말로 사람들이 자신의 여행에 대입해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책으로 발간된 <Mr. 뚱+딴지여사 부부의 70간의 실크로드> 역시 낯설지만 매력적일 것만 같은 여행지와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크로드 여행기가 책으로 발간됐지만 블로그에 먼저 연재를 시작한 것은 티베트 여행기였다. 글과 사진 정리는 여행 다니는 동안 매일 저녁 숙소에서 이뤄졌고, 딴지 여사가 여행이 끝난 후 한동안 직장을 다니지 않게 되면서 블로그 연재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뚱딴지라는 닉네임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만들었다. 본래 다니던 회사 이름과 본인의 성이 절묘하게 매치되는 ‘Road 뚱’을 애칭으로 가지고 있던 Mr. 뚱은 ‘아내는 자신의 보물 단지’라며 ‘뚱딴지 부부’라고 자칭한 것. ‘딴지’라고 자꾸 부르니 여행을 가서 딴지를 거는 여사가 된 것은 후의 일이다. 



1 신장 북부에서 만나는 스위스 풍경, 카나스 호수 2 신장 나라 티초원의 하사커족 어린 마부와 함께 3 광시성 싼장 동족 자치현, 못을 사용치 않고 만든 78m 다리 청양치아오가 유명하다

직업으로의 여행, 꿈꾸던 여행

여행사를 직장으로 택하는 사람들의 가장 직접적인 동기는 그것이 여행을 취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사람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여행의 기회가 많은 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참고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고, 그것이 견뎌낼 만한 것이냐 아니냐는 개인차가 따른다. 

Mr. 뚱은 대학에서 관광과를, 딴지 여사는 중국어를 각각 전공했다. 둘 다 여행사에 다녔고 중국 여행과 관련된 일을 했지만 머리와 마음 한 켠에는 늘 간극이 존재했다. Mr. 뚱과 딴지 여사는 “다녔던 여행사에서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주로 취급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여행, 다른 사람들도 함께 즐겼으면 하는 여행과 달랐다. 또 몇년째 여행일을 하고 중국어를 할 수 있지만 중국여행 전문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었다. 파는 게 베이징, 상하이, 장자지에뿐이었으니까”라며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특히 Mr. 뚱의 경우 영업총괄로 잦은 접대와 매너리즘 등이 겹쳐 통풍마저 왔다. 그대로 버티면 큰일이 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회생활 8년을 넘긴 시점이자, 결혼한 지 1년여가 될 무렵 Mr. 뚱은 자신의 꿈을 말했다. 대학 때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직장 생활을 10년 하고 나면 장기 여행을 떠나 보고 싶었다고. 둘이 함께 1년간 여행을 하면 어떻겠냐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부부는 당장의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착실히 1년 여행을 위해 1년 여간 돈을 모으고 운동을 다니며 몸을 만들었다.
Mr. 뚱은 “다녀와서 3년 굶을지언정, 더 먼 미래를 기약하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 부부가 얻은 것도 많지만, 여행업으로 복귀해 동티벳이나 실크로드 등 여행을 기획해 내놓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Dear 딴지여사

책 쓰고 나중에 수 십 번, 수 백 번 교정하느라 혼자서 끙끙대는 모습 보면서도 회사 다닌다는 핑계로 거의 맡겨놓다시피 했지. 또 우리 책이 나왔을 때 무척 기쁘고 뿌듯했는데 쑥스러워서 덤덤한 척했고. 실은 누구보다도 축하해주고 싶었어. 중국 여행 다녀온 후 계속 몸이 아팠는데 빨리 건강해졌으면 좋겠고, 두 번 째 세 번 째 책도 낼 수 있음 좋겠어.

Dear Mr. 뚱
여행 다닐 때 사진 많이 찍어서 늘 불만이었고 수시로 싫은 소리도 하고 그랬는데 막상 책 작업 할 때 출판사 편집부 담당자들이 놀라더라. 좋은 사진기는 아니지만 모든 상황별로 없는 사진이 없다며. 그게 무척 자랑스러웠고 또 고마웠어. 이번 달에 새롭게 문 여는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레드팡닷컴(www.redpang.com),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좋은 여행’, ‘재미있는 여행’의 장으로 만들길.

낭떠러지에서 꼭 잡은 두 손

가족이라고 해도 결혼을 해도 온 종일 함께 있을 수 없는 게 보통이다. 오래 함께 있고 싶어서 결혼했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여러 날을 24시간 함께 있으면 그만큼 부딪히거나 감정이 상할 일도 많아진다.
1년간 매일을 함께 보낸 뚱딴지 부부에게 싸우지 않았냐는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다. 처음 6개월은 수시로 싸웠다. 화근은 늘 정해져 있었는데 중국말도 못하면서 ‘호기심 천국’인 Mr. 뚱이 늘 딴지여사에게 통역이며 가이드 노릇을 요구한 것. 게다가 더 큰 도화선은 빨래였다. Mr. 뚱이 자신의 체형 문제로 쪼그려 앉아 빨래하길 거부했기 때문이다. 

딴지 여사는 “여행할수록 피로는 축적되는데 밤낮 쉴 새가 없으니 짜증이 절로 났다. 그래도 다행히 실크로드에서 귀인을 만나 Mr. 뚱이 대오각성해서 나중엔 빨래도 열심히 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됐다”며 “또 시간이 많다 보니 낳지도 않은 자식 대학까지 보내고 앞으로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여행 중에 야띵이라는 곳을 벗어나기 위해 눈까지 내린 낭떠러지 길을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이동한 적이 있는데, 한순간도 내 손을 놓지 않고 꼭 잡아 줘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야띵은 쓰촨성 서부와 윈난성이 접경한 곳에 위치한 지역으로 ‘쓰촨의 샹그릴라’로도 불린다. 해발고도가 3,500~4,000m에 이르는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는 물론이거니와 외부와 단절된 신비의 마을이다. Mr. 뚱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한편 딴지 여사가 꼽는 최고의 여행지는 신장성의 사막공로와 또 하나의 위구르 도시 호탄이다. 신장에서는 카슈가르가 더 유명하지만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로질러 무려 20시간을 달려야 하는 사막공로와 그보다 더 멀리 있는 호탄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한족을 거의 볼 수 없고 눈이 커다랗고 눈썹이 짙은 위구르족들이 대부분이며, 특유의 문화와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무교로 16, 5층 (주)여행신문
  • 대표전화 : 02-757-8980
  • 팩스 : 02-757-898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홍렬
  • 법인명 : (주)여행신문
  • 제호 : 트래비 매거진
  • 등록번호 : 서울 라 00311(2009-10-13)
  • 발행일 : 2005-05-30
  • 발행인 : 한정훈
  • 편집인 : 김기남
  • 트래비 매거진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트래비 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ktt@traveltime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