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역사와 자연의 행복한 조화로움
베트남-역사와 자연의 행복한 조화로움
  • 트래비
  • 승인 2009.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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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시장


베트남
역사와 자연의 행복한 조화로움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감성의 채도를 높인 것은 이번 여행에서다. 식민시대의 잔재는 풍광 속에 무심히 녹아들고, 생경한 또 다른 베트남이 모습을 드러내는 곳. 달랏과 나짱에서의 몇 날 동안, 아직 두근거리는 심장이 있음에 감사하고 또 안도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kr 02-757-8920


Dalat  달랏

‘랏의 강’에 흐르는 프랑스적 감성 

고백컨대, 지금껏 베트남에 대한 상상력은 무채색에 가까웠다. 과거,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로 대변되던 ‘베트남적’ 색채가 옅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역사의 어두운 잔재가 머리를 가득 채웠으니까. 해발 1,450m 고원에 흐르는 랏족의 강, ‘달랏’. 잊고 있던 감성과 이곳에서 조우하게 될 줄 짐작이나 했겠는가. 

언덕을 따라 얌전히 앉은 색색의 가옥들은 영락없는 유럽의 작은 도시다. 초가을 같은 쾌적한 기온 아래 따뜻한 한낮의 햇볕과 맑은 공기. 이런 기후는 달랏이 화훼와 채소 재배 산업의 대표적 도시로 성장한 원동력이다. 때맞춰 쏟아지는 우기의 스콜과 고도로 인한 가쁜 호흡이 가끔 거슬리기도 했지만, 그쯤이야. 메콩 삼각주의 찌는 듯한 일상이 익숙한 베트남인들에게 이곳은 얼마나 이국적인 느낌이었을까. 하물며 달랏을 발견한 프랑스인들이 자국과 유사한 기후 조건을 가진 이곳을 작은 파리로 만들려는 유혹을 뿌리쳤을 리 없다. 달랏 주변의 수많은 샬레 스타일의 화려한 별장들과 시내에서 볼 수 있는 에펠탑의 모형이 그 증거다. 식민 시대의 유명한 휴양지는 이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자 신혼여행지가 되었다.

막연한 감동이 실체가 될 때

느린 걸음의 버스가 유난히 뒤뚱거리는 통에 단잠은 애초에 포기한 터였다. 정 줄 것 없는 허름한 휴게소에서 목을 축이고 내내 달린 다섯 시간의 여정은 다행히 지루하지 않았다. 길목의 평원에는 아련한 서정이 낮게 깔리고, 1,750m 혼야오산 고개의 자욱한 안개는 서막을 여는 전주곡이었다.
먹구름 사이로 노을이 자리를 틈탈 무렵, 달랏에 도착했다. 두터운 점퍼에 머플러를 두른 채 쏜살같이 옆을 지나는 라이더의 모습에 덩그런 소매의 옷차림이 잠시 무색했다. 

막연한 감동이 실체가 된 것은 아마 숙소에 몸을 들일 때부터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엔 시절, 프랑스와 베트남의 국빈을 위해 건립했던 왕궁호텔을 개조했다는 ‘소피텔 팰리스 리조트’. 바로크 스타일의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우아하고 섬세한 이 유산에 회심의 미소가 흘러나옴은 어쩔 수 없었다. 달랏 타운 중심에 자리한 이곳은 그 흔한 엘리베이터도, 시계도, 에어컨도 없다. 다만 80여 년이라는 전통의 자부심에 화답하듯 느린 걸음과 여유만이 필요했다. 

잘 구운 바게뜨를 씹으며 쑤언 흐엉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앙증맞은 앞치마를 두른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고, 붉은 조명의 클래식한 와인 룸에서 분위기를 내기까지 프랑스식 기품은 줄곧 주위를 성가시리만큼 배회했다.
귀가하는 인근 초등학생 무리와 마주칠 즈음의 달랏 대성당은 한적하다. 주춤주춤 내리는 비만 아니었다면 대성당 주변의 타운을 어슬렁거려도 좋을 뻔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연분홍빛 성당에는 스테인드글래스 창문 아래 부동자세로 사진을 찍어대는 관광객들만이 분주했다. 일요일 아침 방에서 들리던 묵직한 종소리가 아니었다면 이 성당에 대한 기억은 유효기간이 짧았을 것이다. 

사람간의 소통, 여행지의 면면을 살피는 데는 시장만한 곳이 없다. 발길을 시장으로 옮겼다. 화훼의 도시답게 입구는 꽃들로 넘쳐나고, 어둑한 건물 내부는 식료품 가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반 베오(Banh beo, 베트남식 쌀 부침개)’ 한 접시에 성근 가슴이 차 오르다가 금방이라도 들켜 버릴 바가지를 씌우는 모습에 살짝 애석하기도 한 곳. 사과를 우적대며 카메라를 노려보는 호기심 섞인 시선과, 뾰족한 논이 잘 어울리는 주름진 촌로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한 곳. 살아내고 살고 있는 이들 앞에, ‘삶’이라는 추상적 관념이 오버랩될 겨를이 없는 곳, 그곳이 달랏 시장이다. 

이런 기분에 예기치 못하게 당황하게 된 건 순전히 ‘크레이지 하우스’의 공이었다. 이름 때문에 기대를 갖고 들어섰지만, 건축가에 대한 의문부호 열 개만을 던지며 나왔다. 왜 하필 ‘crazy’냐라고 묻는다면, 매표소 직원의 말이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집이 정상으로 보이세요?” 전깃줄로 만든 거미줄부터 얽힌 콘크리트 나무뿌리의 통로는 기괴한 객실로 통하는데 호랑이, 곰, 독수리, 거미, 기린 등의 방 이름에 ‘딱’ 맞게 디자인되어 있다. 전형적인 키치를 연상케 하는 이 음산하고 기괴한 방에서 천금 같은 하룻밤을 내맡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14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수학했다는 건축가의 전력은 건축물에 대한 해석에서 한층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현대인들에게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강조하고자, 정글에 사는 소수민족의 집을 모티브로 했다고. 그야말로 crazy한 이 건축물의 예외성을 잠시 제쳐둔다면 달랏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건재하다. 


1 달랏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작은 꽃바구니 2 시장에서 먹는 반 베오(Banh beo)는 유난히 있다 3 화훼와 채소 재배 산업으로 유명한 달랏 풍경 4 달랏 시장 어디서나 쉽게 볼 수 는 바게뜨. 한 개에 1,000동이다 5 언 흐엉 호수. 1919년 댐건설로 생겨났는데 17세기 트남 여류 시인 호 쑤언 흐엉의 이름에서 따왔다


막연한 감동이 실체가 될 때

느린 걸음의 버스가 유난히 뒤뚱거리는 통에 단잠은 애초에 포기한 터였다. 정 줄 것 없는 허름한 휴게소에서 목을 축이고 내내 달린 다섯 시간의 여정은 다행히 지루하지 않았다. 길목의 평원에는 아련한 서정이 낮게 깔리고, 1,750m 혼야오산 고개의 자욱한 안개는 서막을 여는 전주곡이었다.
먹구름 사이로 노을이 자리를 틈탈 무렵, 달랏에 도착했다. 두터운 점퍼에 머플러를 두른 채 쏜살같이 옆을 지나는 라이더의 모습에 덩그런 소매의 옷차림이 잠시 무색했다. 

막연한 감동이 실체가 된 것은 아마 숙소에 몸을 들일 때부터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엔 시절, 프랑스와 베트남의 국빈을 위해 건립했던 왕궁호텔을 개조했다는 ‘소피텔 팰리스 리조트’. 바로크 스타일의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우아하고 섬세한 이 유산에 회심의 미소가 흘러나옴은 어쩔 수 없었다. 달랏 타운 중심에 자리한 이곳은 그 흔한 엘리베이터도, 시계도, 에어컨도 없다. 다만 80여 년이라는 전통의 자부심에 화답하듯 느린 걸음과 여유만이 필요했다.
잘 구운 바게뜨를 씹으며 쑤언 흐엉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앙증맞은 앞치마를 두른 종업원의 서비스를 받고, 붉은 조명의 클래식한 와인 룸에서 분위기를 내기까지 프랑스식 기품은 줄곧 주위를 성가시리만큼 배회했다.
귀가하는 인근 초등학생 무리와 마주칠 즈음의 달랏 대성당은 한적하다. 주춤주춤 내리는 비만 아니었다면 대성당 주변의 타운을 어슬렁거려도 좋을 뻔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연분홍빛 성당에는 스테인드글래스 창문 아래 부동자세로 사진을 찍어대는 관광객들만이 분주했다. 일요일 아침 방에서 들리던 묵직한 종소리가 아니었다면 이 성당에 대한 기억은 유효기간이 짧았을 것이다. 

사람간의 소통, 여행지의 면면을 살피는 데는 시장만한 곳이 없다. 발길을 시장으로 옮겼다. 화훼의 도시답게 입구는 꽃들로 넘쳐나고, 어둑한 건물 내부는 식료품 가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는 ‘반 베오(Banh beo, 베트남식 쌀 부침개)’ 한 접시에 성근 가슴이 차 오르다가 금방이라도 들켜 버릴 바가지를 씌우는 모습에 살짝 애석하기도 한 곳. 사과를 우적대며 카메라를 노려보는 호기심 섞인 시선과, 뾰족한 논이 잘 어울리는 주름진 촌로의 모습에 가슴이 저릿한 곳. 살아내고 살고 있는 이들 앞에, ‘삶’이라는 추상적 관념이 오버랩될 겨를이 없는 곳, 그곳이 달랏 시장이다. 

이런 기분에 예기치 못하게 당황하게 된 건 순전히 ‘크레이지 하우스’의 공이었다. 이름 때문에 기대를 갖고 들어섰지만, 건축가에 대한 의문부호 열 개만을 던지며 나왔다. 왜 하필 ‘crazy’냐라고 묻는다면, 매표소 직원의 말이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집이 정상으로 보이세요?” 전깃줄로 만든 거미줄부터 얽힌 콘크리트 나무뿌리의 통로는 기괴한 객실로 통하는데 호랑이, 곰, 독수리, 거미, 기린 등의 방 이름에 ‘딱’ 맞게 디자인되어 있다. 전형적인 키치를 연상케 하는 이 음산하고 기괴한 방에서 천금 같은 하룻밤을 내맡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14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수학했다는 건축가의 전력은 건축물에 대한 해석에서 한층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현대인들에게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강조하고자, 정글에 사는 소수민족의 집을 모티브로 했다고. 그야말로 crazy한 이 건축물의 예외성을 잠시 제쳐둔다면 달랏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건재하다. 



1 달랏 대성당, 십자가 위에 수탉이 있어 수탉 성당이라고도 한다 2 정글을 모티브로 했다는 크레이지 하우스 3 크레이지 하우스의 이글 룸 4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달랏 자수 역사관 5 달랏 자수 역사관에서는 자수 작업 광경을 볼
수 있다



짙은 여운, 짠테우

예술, 죽음, 종교… 뭐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붓 대신 바늘, 캔버스 대신 천, 물감 대신 오색실로 그려진 베트남 전통 자수화, 짠테우(Tranh Theu). 한 땀마다 혼을 담아 바늘과 혼연일치된 자수 예술가들에게 바느질은 간절한 신앙이다. 

단순한 기능이 아닌 예술로의 승화를 위해 영감에 깊이를 더하는 과정은 구도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화폭 위로 그들은 세상을 재창조한다. 그것은 웃고 울며 사랑하고, 평화롭고 때로는 잔인하다.
전통적으로 베트남 자수는 노동, 외모, 언어, 행실이라는 네 가지 유교적인 덕목을 따르는 베트남 여성들에 의해 이어져 왔다. 초기 자수는 단지 생활 속에서 여성들 스스로의 감정 표출 수단이나 집안의 장식을 위해 사용되다가 본격적인 예술로 승화된 것은 17세기에 이르러서다. 레꽁한(Le Cong Hanh, 1606~1661)이 중국으로부터 자수 기술을 들여온 후, 베트남 고유의 자수기법과 결합시켜 발전을 거듭했다. 후에(Hue)에서는 왕조가 중심이 돼 전문적으로 자수를 활성화시켜 궁정 자수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와서 실크자수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보방구엉(Vo Van Quun)’ 등의 뛰어난 예술가가 등장, 중국 화풍은 점차 사라지고 베트남 고유의 소박하고 순수한 색채를 띠게 된 것이다. 

‘XQ 달랏 역사관’이라는 이름의 달랏 전통자수관의 규모와 깊이는 놀랍다. 작품들의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사실감, 무엇보다 정교함에 감탄하게 된다. 이곳의 자수 예술가들은 하루 8시간 작업으로 보통 한 작품에 짧게는 3개월부터 초상화 같은 정밀 작업은 6개월까지 매달린다고.


HOT SPOTS

소피텔 달랏 팰리스 리조트 &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

1922년에 문을 열었다. 프랑스풍의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5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총 43개의 객실을 장식한다. 도서관, 헬스장, 포켓볼 룸, 테니스 코트와 와인 룸, 다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피아노 바, 지하에는 유러피안 스타일의 펍까지 갖추었다. 특히 리조트와 연계된 달랏 팰리스 골프클럽은 1932년에 문을 열어 1996년에 리뉴얼됐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정교한 그린, 호수 등 최상의 18홀 코스는 플레이어들의 선망의 대상. 소피텔의 골프 패키지 상품이 슈페리어룸 2박에 1인 기준, US$ 274(2009년 12월 31일까지).
홈페이지 www.sofitel.com   예약 84-63-3825-444

XQ 달랏 자수 역사관 XQ Dalat Historical Village

달랏 본사는 2001년 12월 문을 열었다. ‘보 반 쿠안(Vo Van Quan)’과 ‘호앙 르 쑤안(Hoang Le Xuan)’ 두 예술가 부부가 설립했다. 부인인 호앙 르 쑤안은 후에의 전통 자수 기법을 그대로 전수받은 인물이다. 하노이, 호치민, 나짱, 후에, 다낭에도 센터가 있고 하와이, 러시아, 샌프란시스코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자수 소품에서 옷까지 판매하는 숍과 카페, 자수 예술가들이 직접 광장에서 의식을 진행하는 공연도 펼친다. 사진촬영은 허가 후 가능. 입장료는 없다.
주소 258 Mai Anh Dao St. Ward 8 
홈페이지 www.xqhandembroidery.com
 
크레이지 하우스 Crazy House

‘항 응아 게스트하우스 & 갤러리(Hang Nga Guesthouse & Art Gallery)’. 1981~1988년까지 베트남의 두 번째 주석을 지낸 ‘쯔엉 찐(Truong Chinh)’의 딸인 당 비엣 응아(Dang Viet Nga) 여사가 설계한 이 건축물은, 1990년부터 건축을 시작해 현재도 진행 중이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10개국에 50개의 건물이 있다.
주소 3 Huynh Thuc Khang  관람시간 오전 7시~오후 7시 
입장료 1만6,000동 

사랑의 계곡 Thung Lung Tinh Yeu

바오 다이 황제에 의해 평화의 계곡이라 불리다가 1972년 ‘다 티엔(Da Thien)호수’가 조성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제법 긴 계단을 내려가 모터보트를 타고 호수를 내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위치 쑤언 흐엉 호수에서 북쪽으로 5km

달랏 대성당 Nha Tho Lon Da Lat

베트남에 거주하던 프랑스인들을 위해 1931~1942년에 지어졌다. 첨탑 꼭대기에 수탉의 형상이 있고 성당 지하에는 교인들의 묘지가 있다.
위치 노보텔 달랏 호텔 바로 옆

프렌 폭포 Thac Prenn

달랏 타운에서 약 10km 떨어져 있다. 15m 높이의 폭포 뒤로 물보라를 맞으며 빠져나갈 수 있고,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위치 달랏에서 판 랑과 탑 잠 방면 13km 지점
입장료 1만5,000동



Nha Trang  나짱 

나른하고 화려한 휴양지의 표정

하나, 둘, 셋… 에펠탑들의 도열? 이미 어둑해진 나짱의 바다 위로 선명하게 반짝이는 저것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짱의 첫인상은 이렇듯 ‘아시아의 나폴리’, ‘동양의 하와이’ 같은 서구 중심의 구태의연한 수식어가 아닌 엉뚱한 의문에서 출발해 버렸다.

해변을 끼고 초특급 리조트가 즐비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나짱의 이미지는 의심할 바 없는 국제적인 해변 휴양지다. 하지만 베트남 최대의 어항과 참파 왕국의 산재한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가진 도시라 해도 딴죽을 걸 사람은 없다. 
하노이에서 호치민을 거쳐 나짱으로 오는 데만 꼬박 하루. 이 색다른 입성식에 피로도 잠시 잊은 터였다. 투숙객 전용 라운지에서 체크인 후 섬이 있는 리조트까지는 모터보트로 약 7분. 가는 도중에야 ‘에펠탑’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섬과 나짱을 잇는 길은 보트만이 아니다. 3.3km의 짧지 않은 이 거리를 케이블카가 잇고 있다. 탑의 정체는 바로 케이블카를 잇는 지주다. 밤이면 이곳에 불이 커져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끈적한 베트남의 노랫가락이 울리는 케이블카에 올라탄 15분여 동안 발아래에는 나짱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나짱에서는 여행객 대부분이 인근 섬으로 호핑투어를 나간다. 나짱만에 있는 약 20여 개의 섬 가운데 혼 문(Hon Mun), 혼 못(Hon Mot), 혼 미에우(Hon Mieu) 등을 돌며 산호초 포인트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다이빙을 즐긴다. 물에 들어가기 꺼려진다면 아래가 훤히 내다보이는 글래스 바텀 보트(Glass Bottom Boat)를 타도 바닷속 풍경을 대강이나마 감상할 수 있다. 


1, 2 뽀 나가 참탑, 웅장하지는 않지만 붉은 사암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3 사원의 본탑 위에 조각된 두르가 여신
4 리조트 섬과 나짱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멀리서 보면 마치 에펠탑을 나열한 듯하다 5 나짱 항만 풍경

참파 왕국에 핀 힌두이즘

나짱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힌두 신앙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뽀 나가 사원’, 혹은 ‘뽀 나가 참탑(Thap Cham Po nagar)’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9~13C에 걸쳐 건립된, 참족이 세운 참파 왕국의 대표적인 유적지다. 말레이폴리네시아 혈통의 참족은 인도화된 문화를 가진 민족으로 이후 베트남인들에게 흡수됐지만, 그들의 문화는 강한 영향을 끼쳤다. 

뽀 나가 참탑은 당시의 ‘카우타라(Kauthara)’ 지역, 즉 현재의 나짱을 포함한 참파 왕국 남쪽의 수호 여신인 ‘얀 뽀 나가(Yan Po Nagar)’를 모시는 사원이다. 원래 목조 건물로 지어졌지만 AD774년 자바인들의 침략으로 무너지고 784년 벽돌과 석조로 재건축되었다. ‘뽀 나가’는 10개의 팔을 가진 여신을 뜻하는 말로, 인도의 두르가(Durga)여신 또는 우마(Uma)여신과 동일 인물이다. 잠시 계보를 따지자면, 흔히 힌두교 최고신인 시바의 부인으로 나타나는 파르바티, 두르가, 우마, 칼리 등의 여신들은 시바신의 창조적 여성 에너지의 단면들이 구체적인 인격신으로 표현된 것이다. 샥티즘 즉, 여신 신앙이라는 이 숭배 형태는 오늘날 인도에서도 가장 널리 행해지고 있다.

참탑은 예배당인 ‘만다바이(기다리는 집이라는 뜻)’와 ‘중앙탑’으로 나뉜다. 매표소를 통과해 입구에서 먼저 대면하게 되는 붉은 벽돌의 기둥들이 바로 만다바이의 흔적이다. 과거 신께 봉헌할 예물을 준비하며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던 이 터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기둥 복구공사가 있었다. 

이곳 기둥을 통과해 탑으로 오르는 중앙 계단의 가파른 경사가 성스러움을 가늠하게 할 뿐, 세월의 흔적만이 남겨진 10여 개 기둥의 붉은 빛이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는 또한 참족의 건축 기법도 발견할 수 있는데, 벽돌을 틈새 없이 접착한 놀라운 기술은 지금도 의문이다. 사탕수수 또는 나무진액을 발랐다거나 굽지 않은 벽돌을 물에 담갔다가 붙였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설은 없다. 

기둥 왼쪽을 돌아 오르면 나짱만과 나짱의 도심, 카이(Cai)강 어귀의 멋진 경관을 지나 참탑과 마주하게 된다. 원래 이곳은 500㎡에 7~8개의 탑이 있었지만, 현재 남은 것은 4개. 그마저 잦은 침략으로 탑 내부의 유물 또한 대부분 약탈 소실되고, 몇 개의 석조 조각품만이 사원 내 박물관에 소장돼 있을 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25m의 중앙탑(Thap Chinh)은 입구 위의 부조부터 눈에 띈다. 한쪽 발을 황소 ‘난딘’ 위에 올리고, 네 개의 팔로 춤을 추는 두르가 여신 좌우로 두 압사라 댄서가 있다. 

독특한 피라미드형 지붕 아래 좁고 어두운 내부로 들어섰다. 진한 향냄새는 현기증이 일 정도다. 중앙 좌단에는 1.2m 높이의 검은 ‘얀 뽀 나가’ 여신상이 금빛 천을 휘감은 채 좌정하고 자애롭게 이방인을 맞이했다. 인도의 두르가 여신은 10개의 팔로 그녀의 숭배자들을 세상의 불행과 고난으로부터 보호하고, 파괴의 여신인 ‘칼리’는 검은 피부를 갖고 있는데, 이 뽀 나가 여신상은 마치 두 여신의 특징을 한꺼번에 갖춘 듯 보여진다. 중앙탑 왼쪽의 남탑(Thap Nam) 내부에는 우주의 순환을 상징하는 ‘링가(linga)’와 ‘요니(Yoni)’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화려했던 영화는 사라지고 지금은 중국과 베트남계 불자들이 각자의 전통에 따라 기도하고자 이곳을 찾을 뿐이다.

참파 왕국에 핀 힌두이즘

나짱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힌두 신앙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뽀 나가 사원’, 혹은 ‘뽀 나가 참탑(Thap Cham Po nagar)’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9~13C에 걸쳐 건립된, 참족이 세운 참파 왕국의 대표적인 유적지다. 말레이폴리네시아 혈통의 참족은 인도화된 문화를 가진 민족으로 이후 베트남인들에게 흡수됐지만, 그들의 문화는 강한 영향을 끼쳤다. 

뽀 나가 참탑은 당시의 ‘카우타라(Kauthara)’ 지역, 즉 현재의 나짱을 포함한 참파 왕국 남쪽의 수호 여신인 ‘얀 뽀 나가(Yan Po Nagar)’를 모시는 사원이다. 원래 목조 건물로 지어졌지만 AD774년 자바인들의 침략으로 무너지고 784년 벽돌과 석조로 재건축되었다. ‘뽀 나가’는 10개의 팔을 가진 여신을 뜻하는 말로, 인도의 두르가(Durga)여신 또는 우마(Uma)여신과 동일 인물이다. 잠시 계보를 따지자면, 흔히 힌두교 최고신인 시바의 부인으로 나타나는 파르바티, 두르가, 우마, 칼리 등의 여신들은 시바신의 창조적 여성 에너지의 단면들이 구체적인 인격신으로 표현된 것이다. 샥티즘 즉, 여신 신앙이라는 이 숭배 형태는 오늘날 인도에서도 가장 널리 행해지고 있다.

참탑은 예배당인 ‘만다바이(기다리는 집이라는 뜻)’와 ‘중앙탑’으로 나뉜다. 매표소를 통과해 입구에서 먼저 대면하게 되는 붉은 벽돌의 기둥들이 바로 만다바이의 흔적이다. 과거 신께 봉헌할 예물을 준비하며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던 이 터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기둥 복구공사가 있었다. 

이곳 기둥을 통과해 탑으로 오르는 중앙 계단의 가파른 경사가 성스러움을 가늠하게 할 뿐, 세월의 흔적만이 남겨진 10여 개 기둥의 붉은 빛이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는 또한 참족의 건축 기법도 발견할 수 있는데, 벽돌을 틈새 없이 접착한 놀라운 기술은 지금도 의문이다. 사탕수수 또는 나무진액을 발랐다거나 굽지 않은 벽돌을 물에 담갔다가 붙였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설은 없다. 

기둥 왼쪽을 돌아 오르면 나짱만과 나짱의 도심, 카이(Cai)강 어귀의 멋진 경관을 지나 참탑과 마주하게 된다. 원래 이곳은 500㎡에 7~8개의 탑이 있었지만, 현재 남은 것은 4개. 그마저 잦은 침략으로 탑 내부의 유물 또한 대부분 약탈 소실되고, 몇 개의 석조 조각품만이 사원 내 박물관에 소장돼 있을 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25m의 중앙탑(Thap Chinh)은 입구 위의 부조부터 눈에 띈다. 한쪽 발을 황소 ‘난딘’ 위에 올리고, 네 개의 팔로 춤을 추는 두르가 여신 좌우로 두 압사라 댄서가 있다. 

독특한 피라미드형 지붕 아래 좁고 어두운 내부로 들어섰다. 진한 향냄새는 현기증이 일 정도다. 중앙 좌단에는 1.2m 높이의 검은 ‘얀 뽀 나가’ 여신상이 금빛 천을 휘감은 채 좌정하고 자애롭게 이방인을 맞이했다. 인도의 두르가 여신은 10개의 팔로 그녀의 숭배자들을 세상의 불행과 고난으로부터 보호하고, 파괴의 여신인 ‘칼리’는 검은 피부를 갖고 있는데, 이 뽀 나가 여신상은 마치 두 여신의 특징을 한꺼번에 갖춘 듯 보여진다. 중앙탑 왼쪽의 남탑(Thap Nam) 내부에는 우주의 순환을 상징하는 ‘링가(linga)’와 ‘요니(Yoni)’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화려했던 영화는 사라지고 지금은 중국과 베트남계 불자들이 각자의 전통에 따라 기도하고자 이곳을 찾을 뿐이다.



빈펄 리조트 & 스파 Vinpearl Resort & Spa

빈펄은 ‘베트남의 진주’라는 뜻. 나짱에서 가장 큰 섬인 ‘혼쩨(Hom Tre)’에 위치한 초특급 리조트다. 두 개의 빌딩에는 440개의 딜럭스룸, 29개의 스위트룸, 12개의 빌라와 최고 시설을 갖춘 프레지덴셜 스위트까지, 현대적인 감각의 발코니를 갖춘 객실들이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뷰를 제공한다. 그 외에 5,700㎡의 동남아 최대 규모에 속하는 라군 형태의 수영장 등 다양한 최고급 부대시설이 돋보인다. 특히 워터파크와 놀이공원이 결합된 ‘빈펄 랜드(Vinpearl Land)’는 현지민도 즐겨 찾는다.
문의 84-089-103-482  홈페이지 www.vinpearlland.com

국립 해양 박물관 Vien Hai Duong Hoc

꺼우다(Cau Da) 항만에 위치해 있다. 1923년에 설립된 베트남 유일의 연구소를 겸한 해양박물관이다. 23개의 수조에 약 1만여 종의 해양 생물과 약 2만여 종의 표본이 전시된 표본실이 공개되고 있다. 수족관의 규모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위치 나짱 중앙우체국 남쪽 6km, 꺼우다 항만 구역  개관시간 오전 7시30분~낮 12시, 오후 1시~오후 4시30분  입장료 1만5,000동

뽀 나가 참탑 Thap Cham Po Nagar 

9~13C에 걸쳐 건립된, 참파 왕국의 대표적인 유적지. 본탑 오른쪽과 서북 탑 벽면에 돋을 새겨진 코끼리를 탄 비슈누상(像)과 가루다상 등도 볼거리다.
위치 나짱 중심에서 북쪽으로 2km  입장료 1만1,000동


clip

★ 베트남 항공에서는 호치민과 하노이를 거쳐 나짱과 달랏으로 항공편을 운항한다.
★ 나짱/ ‘인천-호치민’은 매일 2회(10:15, 19:00), ‘호치민-나짱’을 연결하는 국내선도 매일 2회(08:00, 15:15/ 55분 소요) 운항한다. ‘인천-하노이’(10:35, 19:30), ‘하노이-나짱’(14:10, 06:00/ 1시간40분 소요) 구간 역시 매일 2회 운항한다. 국제선 소요시간은 약 5시간30분.
★ 달랏 달랏은 국내선 일정만 다르고, 인천에서 호치민과 하노이까지 일정은 나짱과 같다
★‘호치민-달랏’은 매일 2회(07:20, 15:25/ 50분 소요) 운항하지만, 하노이-달랏은 매일 1회(11:00/ 1시간40분 소요)만 운항한다.
www.vietnamairlin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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