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야마 & 기후-시간을 거스르던 여행지의 추억
일본 도야마 & 기후-시간을 거스르던 여행지의 추억
  • 트래비
  • 승인 201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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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년 5월이면 계절을 잊는 이색적인 여행을 선사하는 구로베 알펜루트가 지난 4월 17일 개통됐다. 계절을 거스르는 설벽의 향연은 5월 말까지 계속된다

일본 도야마 & 기후 
시간을 거스르던 여행지의 추억

도야마와 기후는 망각의 땅이다. 도야마의 약방과 고카야마의 전통 가옥, 다카야마 거리의 옛 풍경 속을 떠도는 이들은 현재를 망각하게 된다. 현재에 살며 또한 과거에 사는 그들은 묘한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에서는 계절을 잊는다. 봄이 돼야 비로소 볼 수 있는 그곳의 겨울은 계절을 잊고 싶은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도야마현 기후현 한국관광객 유치협의회



도야마의 현재를 이끈 전통 
도야마의 약방

이케다 가문의 약방인 이케다야 야스베에 쇼우텐(池田屋安兵衛商店 0764-25-1871 www.hangontan.co.jp)에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1936년에 창업해 3대에 걸쳐 한약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도야마에서도 유일하게 남은 소규모 약방이다. 가업을 이어온 약방 건물은 옛 정취로 가득하다.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46년에 다시 지어 지금까지 사용하는 덕분이다. 약 봉지에서도, 간판과 커튼에서도 전통을 이어온 약방의 자부심이 묻어난다. 

그 흔한 체인점도 없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연간 10만명에 이른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한곤단과 로쿠신단을 사 간다. 위통과 가슴앓이에 효과가 있는 한곤단(返魂丹)은 에도 때부터 도야마를 대표하는 약이었다. ‘몸의 혼을 되돌려주는 약’이라. 이름 그대로 풀이한 한곤단의 의미가 비장하다. 증상을 구분해 약을 판매하도록 한 메이지 시대 이전까지 실제로 한곤단은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됐다. 지금은 한곤단만큼 인기인 로쿠신단(六神丸)도 메이지 시대 이후에 선보인 신제품이다. 로쿠신단은 녹용, 우황, 인삼 등 6가지 생약을 넣어 만든 강심제다. 

한곤단과 로쿠신단을 만드는 약방은 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예로부터 산과 눈이 많은 도야마는 오지에 속했다. 병이 들고 아파도 도야마를 벗어나기 힘들었기에 약방은 자연스레 많아졌다. 도야마의 소규모 약방들은 세월을 보내며 그 몸집 또한 불렸다. 약상인들의 연합은 제약회사로 탈바꿈했고, 그들은 공립 약학교를 세워 후학을 양성했다. 그리고 도야마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제약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 도야마에는 70여 군데에 이르는 제약회사가 자리하고 있다. 

약과 더불어 다른 산업들도 성장했다. 약을 포장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한 포장 기술 덕분에 도야마에서는 포장 분야에서만 한해 13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약을 팔아 돈을 번 약상인들은 보험, 건설 회사 등을 설립해 도야마의 발전을 이끌었다. 도야마와 약,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들 이야기는 고칸도의 자료관에서도 볼 수 있다. 고칸도(廣貫堂 0764-24-2310 www.koukandou.co.jp/ shiryoukan/index. html)는 ‘산간벽지까지 널리 모든 이들에게’라는 이념을 지닌 도야마의 대표 제약회사 중 하나다. 

‘먼저 쓰고 나중에 계산한다(先用後利)’는 도야마의 약 판매 방식을 이르는 말이다. 약방이 따로 없었던 옛적, 이곳 약상인들은 각 가정에 상비약 조로 약을 돌린 후 다음에 방문했을 때 쓴 분량만큼만 돈을 받았다. 300여 년 전부터 이어온 전통적인 판매 방식이다. 손수 약초를 캐고 한약을 제조해 마을을 돌며 약을 판매하는 역할은 바이야쿠상(賣藥さん)이 맡았다. 한 명의 바이야쿠상은 1,500명 가량의 고객을 관리하며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녔다. 하여 고객 장부는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재산이었다. 

 2 전통을 이어 온 도야마의 소규모 약방 3 구로베다이라로 이동하는 로프웨이


볼거리>> 중앙 식물원┃도야마 시내에 자리한 식물원으로 열대 우림 식물실, 난 온실, 열대 과수실, 윈난 온실, 고산 식물실 등 5개의 온실을 지녔다. 중국 윈난성에서 가져온 동백을 비롯한 600여 종의 고산 식물과 열대 식물을 전시하는 윈난 온실이 독특하다. 야외에서는 윈난성 석림에서 철도와 배로 옮겨 왔다는 작은 돌산도 볼 수 있다. 영업시간 2~10월 오전 9시~오후 5시, 11~1월 오전 9시~오후 4시30분 입장료 600엔  문의 076-466-4187  홈페이지 www.bgtym.org 

레스토랑>>  야쿠토┃이케다야 야스베에 쇼우텐 2층에 자리한 레스토랑이다. 약재를 활용한 건강식, 허브티 등의 메뉴를 선보인다. 점심 정식 메뉴인 현미 정식 겐마이젠, 딤섬 정식 슈마이젠이 괜찮다.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가격 겐마이젠 735엔, 슈마이젠 945엔, 허브티 420엔부터  문의 076-425-1873
멘야 이로하┃도야마를 대표하는 라면 전문점. 제1회 도쿄 라면 쇼에서 3일간 4,041그릇의 라면을 팔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도야마의 특산품인 백새우와 소금을 넣고 하얗게 국물을 낸 시로에비시오라멘과 액젓과 간장을 넣어 까맣게 국물을 낸 쿠요쇼유라멘이 대표 메뉴다. 쿠요쇼유라멘은 도야마 블랙이라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JR 도야마역 근처의 CIC 빌딩 4층을 비롯해 곳곳에 체인이 자리했다. 가격 시로에비시오라멘, 쿠요쇼유라멘 750엔 
문의  076-656-9988  홈페이지 www.menya-iroha.com

계절을 넘어선 아름다움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산 아래 동네에서 연둣빛 싹이 움트고 봄 꽃이 꽃망울을 터트려도 도야마 북알프스의 겨울은 요지부동이다. 봄이 농익어 아침저녁 바람마저 따뜻해지는 5월에도 지속될 그의 겨울. 계절을 잊는 이색적인 여행을 바라는 이들은 하여 봄이 오길 기다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찾는다. 강추위와 강설로 그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는 진짜 겨울 대신 북알프스 겨울의 끝자락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도야마현 다테야마역에서 나가노현 오기자와까지.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약 37km의 험준한 산길을 따른다. 그렇다고 미리 걱정은 마시라. 케이블카와 고원 버스, 트롤리 버스, 로프웨이 등 다양한 이동수단이 연결돼 있어 트레킹을 하지 않아도 알펜루트를 즐기긴 쉽다. 

먼저 알펜루트 기점인 다테야마에서 평균 24도 급경사면을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비조다이라로 간다. 해발 977m 비조다이라에서 해발 2,450m 무로도까지 22.3km 구간은 고원 버스를 타고 오르는데 이 구간이 4~5월 알펜루트의 핵심이다. 쌓인 눈이 담을 이룰 듯 낮게 이어지다가 덴구다이라와 무로도를 잇는 500m 구간에서는 15~20m 높이의 설벽을 보여 주는 것. 이처럼 높은 설벽은 눈을 퍼 올리며 길을 내는 제설작업으로 탄생한다. 무로도와 다이칸보 터널 구간은 트롤리 버스로 이동한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을 운행하는 트롤리 버스로 3.7km 구간을 7분에 주파할 정도로 빠르다. 해발 2,316m의 다이칸보에서는 로프웨이를 타고 해발 1,800m에 자리한 구로베다이라로 이동한다. 시속 18km 혹은 27km로 조절 가능한 로프웨이는 1.7km 구간을 5분 동안 내달리며 다테야마 연봉과 구로베 호수의 절경을 보여준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구로베 호수로 간다. 1963년에 완공된 일본 최대의 댐인 구로베 댐은 걸어서 건넌다. 구로베와 오기자와 구간을 간덴 트롤리 버스로 이동하면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5시간 이내에 모두 섭렵하게 된다. 


전통이 삶이 된 마을 
고카야마

도야마현 남서쪽 산간지대인 고카야마(五箇山)에도 몇 대에 걸쳐 대물림하는 재산이 있다. 바로 집이다. 짧게는 100~200년, 길게는 400년 전에 지어진 고카야마의 집에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가 살아간다. 긴 세월이지만 사람의 손을 탄 덕분인지 집들은 원래 모습 그대로다. 

고카야마의 가옥은 급경사의 높고 뾰족한 지붕이 특징이다. 갓쇼즈쿠리라 불리는 이 지붕 양식은 고카야마 선조들이 눈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몇 미터씩 눈이 내려도 이 지붕에는 눈이 쌓이는 일이 거의 없다. 억새로 엮은 지붕은 20년 정도에 한번씩 통째로 가는데 이 때문에 고카야마의 상당수 집들이 사라졌다. 50년 전만 해도 1,500~1,600여 채의 전통 가옥이 있었지만 200여 채를 제외하고는 기와로 바뀌었다고 한다. 수십 채의 집들이 모여 촌락을 이룬 고카야마의 아이노쿠라 합장 양식 촌락(相倉合掌造 集落)과 스가누마 합장 양식 촌락(菅沼合掌造 集落)은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이와세가 주택은 현존하는 갓쇼즈쿠리 중 최대 규모다. 높게 솟은 지붕에 4개의 다락방이 자리할 정도. 1~2층은 주거용으로, 3~5층은 양잠용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1층만 주거용으로 쓰인다. 2~4층 다락방에는 옛 생활용품을 전시해 놓았다. 

이와세가 주택은 1958년에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와세 미키오씨는 이곳에 살아가는 18대째 주인. 에도 시대 후기에 후지이쵸우에몽이 집을 지은 후 14대, 지난 4대에 걸쳐 이와세가가 이 집에 살았다. 철과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떡갈나무로 지은 집은 예나 지금이나 튼튼하다. 

고카야마의 옛 가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20여 채의 합장 양식 가옥이 자리한 아이노쿠라에 조요몬(0763-66-2755) 등 7군데의 민박집이 있다. 각 민박집은 15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1인, 1박 2식 기준 8,040엔이다. 예약을 하면 고카야마 지역의 전통 춤인 고키리코도 감상할 수 있다. 고키리코는 500여 년 전에 시작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춤이다. 자른 노송나무 108개를 엮은 악기인 이타라사사를 치며 춤을 추는데 예전에는 자른 노송나무 하나하나에 불교 경전을 써 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 이후 절과 신사가 분리되면서 고키리코는 신사에서만 추게 됐다. 가을 축제 기간에 고카야마를 찾는다면 카미나시 신사에서 고키리코를 볼 수 있다. 

전통 집, 전통 춤에 이어 전통 종이를 찾아간다. 아이노쿠라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전통 종이 마을인 고카야마 와시 마을(washi.city.nanto.toyama.jp)이 자리했다. 종이를 만드는 가야미 전시관 등지에서는 일본 전통 종이인 와시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으며, 공예품에서 옷감에 이르는 다양한 종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종이로 만든 인형, 지갑, 탈, 부채 등 다양한 제품도 판매해 기념품으로 구입하기에도 그만이다. 


1 현존하는 갓쇼즈쿠리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이와세가 주택에는 18대 주인 이와세 미키오씨가 살고 있다 2, 3 일본 전통종이로 만든 공예품 4 고카야마 옛 가옥에서는 고풍스런 민박도 가능하다 5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키리코 춤


‘나쁜 남자’가 다녀간 일본 3대 온천 
게로 온천

게로 일대가 한국인을 맞을 준비에 들떠 있다. 김남길, 한가인 주연의 드라마 <나쁜 남자>가 지난 2월 게로 로케를 다녀가서다. 게로 온천은 일본에서는 3대 명탕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한국인은 알음알음으로 찾는 이들이 적은 편이었다. 

게로에 온천이 처음 발견된 건 901년의 일이다. 천년도 더 전에 유가미네 산 너머 샘에는 온천이 퐁퐁 솟았다. 하지만 온천은 1265년의 큰 지진으로 사라지고 만다. 강가에 다시 솟아난 온천을 찾아준 건 백로였다. 사람들은 약사여래가 백로로 분신한 것이라 믿고 1671년에 온센사(溫泉寺)를 세웠다. 

백로가 알려준 곳에서는 60여 곳의 온천 호텔이 펑펑 쓰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온천수가 솟는다. 그래서인지 시라사기다리 옆 여관회관 1층에 자리한 유아미아 족탕을 비롯해 무료 족탕도 7곳이나 된다. 알칼리 단순천인 맑은 물은 미백에 특히 효과가 있어 미인 온천이라 불리며 아리마, 구사츠와 함께 일본 3대 온천으로 명성을 얻었다. 

가장 오래된 료칸은 1927년에 문을 연 유노시마칸. 드라마     <나쁜 남자>의 로케 장소이자 배우, 스태프들의 숙소였던 스이메이칸(水明館, 0576-25-2801, www.suimeikan.co.jp)도 유명하다. 1933년에 문을 연 유서 깊은 료칸으로 일본 온천 100선 중 7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게로 온천 갓쇼무라도 드라마에서 보여질 예정이다. 1964년, 시라카와에서 합장 양식 가옥 10채를 옮겨와 조성한 이곳은 고카야마를 들르지 않은 여행자에게는 특히 흥미로운 장소다.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에 선보이는 그림자 연극이 흥미롭다. 


1 합장양식 가옥 10채를 옮겨와 조성한 게로 온천 갓쇼무라 2 갓쇼무리의 그림자 연극 3 드라마 <나쁜 남자>촬연팀이 머물렀던 스이메이칸 4 오사카 폭포 5 게로에서 가장 오래된 유노시마칸 6 온센사의 대형 염주

볼거리>> 오사카 폭포┃게로 온천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자리한 곳. 높이 50m의 네오다키를 비롯해 높이 5m 이상의 폭포가 216개나 자리했다. 눈이 녹은 물이 바위 틈을 비집고 흘러내려 매우 맑은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으며, 바위에서는 건강에 좋은 음이온이 나온다고 한다. 입구에 조성된 간다테쿄우는 용암이 쓸고 내려간 흔적으로 드라마 <나쁜 남자>의 촬영 장소로 사용됐다.

레스토랑>> 스기노코┃기후현의 향토요리인 게이짱을 선보이는 곳. 간장으로 양념하는 한국의 닭갈비라고 보면 된다. 정식 메뉴를 주문하면 게이짱과 함께 밥, 반찬이 제공된다. 게로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쌀 등을 비롯해 스기노코에서 선보이는 모든 음식 재료는 게로 일대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게이짱의 남은 양념에 면을 볶아 주므로 한 끼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다.
가격 정식 1,100엔  문의 0576-25-7011  홈페이지 www.suginok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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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도야마 구간을 화, 금, 일요일 주 3회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40분 가량.
기후:   3,000m 산악지대인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평지보다 추운 편이다. 한여름에도 밤에는 기온이 5도까지 떨어져 긴 옷은 필수다. 기차역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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