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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호의 일본 철도 여행 ① 카시오페아-추억을 싣고 달리는 카시오페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0.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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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종류의 열차가 전국을 누비고 있는 일본은 열차 강국이다. 도쿄만 해도 지하철 노선이 수십개에 달해 도쿄의 지하가 거의 지하철로 도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규슈 여행이었던 2000년 이후 수없이 체험했던 일본 철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몇 편을 <트래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서규호   후원  JNTO

처음으로 소개할 열차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침대 특급열차 ‘카시오페아(Cassiopeia)’다. 도쿄와 삿포로를 연결하는 야간열차 카시오페아는 일본에서도 철도 마니아들이라면 꼭 한번 타 보고 싶어하는 열차 중에 하나다. ‘카시오페아 스위트’, ‘카시오페아 딜럭스’, ‘카시오페아 트윈’, ‘카시오페아 컴포트’ 등의 객실 중에서 나는 딜럭스 객실을 이용했다. 객실 안에 화장실, 샤워시설, 세면도구, 수건, 목욕가운, 슬리퍼 등이 갖춰져 있어 쾌적한 기차여행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열차가 도쿄 우에노역을 출발하면 차장이 좌석을 체크하는데, 열차 여행을 기념해 차장과 기념사진을 한 컷 남기는 것도 의미 있다. 웰컴 음료로는 포도주와 위스키 등이 제공된다. 미리 예약하면 식당칸에서 멋진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으나, 나는 자금의 압박으로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객실 안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저녁과 다음날 아침으로 도시락은 1인당 2개, 여분의 물과 맥주를 준비했다. 

전망칸에는 ‘카시오페아 기억의 노트’가 준비돼 있어 열차에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노트를 훑어보니 신혼여행으로 이 기차를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노트에 적힌 메시지 중에 ‘내 생에 마지막 여행을 카시오페아와 함께해서 가장 행복했다’는 문구를 봤을 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다.
 
열차는 어느덧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역에 도착했다. 그동안 우리를 열심히 끌어 주었던 전기기관차와는 이별을 하고 기차는 아오모리에서 하코다테까지 이어주는 세이칸터널 쪽으로 역행해 달리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가장 긴 터널인 세이칸터널을 지나 하코다테에 도착하니 아침해가 떠올랐다. 도쿄에서 출발할 때와는 전혀 다른 홋카이도의 전원 풍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홋카이도 쪽에서는 다시 정방향으로 디젤 기관차 2량이 우리를 견인해 가기 시작했다. 

아침 9시30분경 드디어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도쿄에서 삿포로까지 비행기로는 1시간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야간열차 카시오페아로는 16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시오페아 열차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신혼여행부터 인생의 마지막 여행까지, 비행기에는 없는 추억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카시오페아는 여행자들의 추억을 싣고 달린다.


열차 구간: 우에노역-삿포로역(약 16시간 소요)
열차 운영 시각
우에노 출발 | 화·금·일 오후 4시20분 → 삿포로 도착 | 다음날 오전 9시32분
삿포로 출발 | 월·목·토 오후 4시12분 → 우에노 도착 | 다음날 오전 9시25분
열차 요금


    
* 우에노-삿포로 구간, 어른 1인 기준/ 카시오페아 컴포트는 어른 2인 요금/ 홈페이지 기준.
구매시 변동 가능. www.jreast.co.jp/cassiopeia

* 이번 호부터 ‘서규호의 일본 철도 여행’을 새롭게 연재합니다. 여행박사 특수영업팀장 서규호는 일본과 일본철도를 속속들이 탐험하고 있는 철도 전문가입니다.
 aaahaye@tourbak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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