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er’s Cafe] 그 女子 나를 배신한 시간을 잡다/ 그 男子 그곳에는 마다가스카르가 없다
[Photographer’s Cafe] 그 女子 나를 배신한 시간을 잡다/ 그 男子 그곳에는 마다가스카르가 없다
  • 트래비
  • 승인 2011.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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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법 - 공성원 

“인간의 본질이 소통과 대화에 있다면 그 상대가 동물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한다. 애완견과 견주가 함께 웃고 울며 살아가는 것이지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는 가식적인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반려동물 문화의 정착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실천하고 싶다.”

사진가 공성원의 주요 전시
미엘 그룹전 <소통과 대화>, 온 프라이데이 <섹스 인 네이처>, <사대 춘화; 사인 사색 전) 中 일본춘화, 안단테 갤러리 개인전 <나를 배신한 시간을 잡다>, 소나무 갤러리 개인전 <re-: bounding> 등




Grr[그르르:] Coffee & the Dog
& 포토그래퍼 공성원

그 女子 
나를 배신한 시간을 잡다

허리보다 높이가 낮은 보조문 안쪽으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멈칫한 순간 그 소리를 가르며 등장한 그녀에게서는 고소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좇아 ‘솜이’와 ‘하루’가 뛰어나왔다. 서울의 가로수길, 그 중간 어디쯤에서 가지를 친 꽤 넓은 골목 안에 그녀의 카페 Grr[그르르:]가 있었다. 오랜만의 만남. ‘아그네스 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했던 사진가는 이제 카페 대표 공성원이 되어 있었다. 

천소현  사진 박우철


그 女子  

Grr[그르르:]는 애견 동반 카페다. 사람은 물론이고 애견에게도 좋은 공간이라는 뜻이다.  잠시 사무실을 뛰쳐나온 그녀의 개들이 위층, 아래층, 테라스를 뛰어다녀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이층의 손님들은 자신의 애견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늦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꼭 애견과 동행해야 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열된 몇 가지 애견 소품들과 보호용 덧문 같은 것들을 제외하면 모던하고 편안한 가로수길의 카페, 그대로다. 

의외의 변신이라는 나의 반응에 대해 그녀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몰랐어요? 나 원래 요리해서 사람들 먹이는 거 좋아하잖아요.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 먹이는 것도 좋아해서 집에서 쿠키를 만들곤 했어요. 저기 진열대 위에 강아지 과자는 다 제가 만든 건데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좀 못생긴 쿠키로군’ 하고 집어먹을 뻔한 그것들이었다. 수제 쿠키는 시작에 불과했다. 벽에 걸린 커다란 강아지 사진을 그녀가 촬영했다는 사실이야 그렇다 치고, 가구나 소품, 인테리어까지 모두 그녀의 선택이라고 했다. 8명의 직원이 있지만 파스타, 샌드위치 등의 식사 메뉴도 그녀가 직접 요리한다고 했다. 이렇게 재주가 많은 여자였나, 그녀가 낯설게 느껴졌다.

산만한 아이가 기억을 잡는 법

‘아그네스 공’은 산만한 아이였다. 어려서부터 이것저것 만들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보석, 가구, 옹기 등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산만한 아이가 기억을 잡는 법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서 남기고 싶었나 봐요. 사진을 전공으로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였지 싶네요.” 대학에서 사진을 배운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 시카고에서였다. 어려서부터 미국에 가고 싶었던 그녀는 반대하시는 아버지 몰래 미국 친척집으로 날아갔고, 그게 17년 미국 생활의 시작이었다. 졸업 후 뉴욕에서 프리랜스 사진작가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뉴욕은 ‘사람 사이’가 건조한 도시였다. 그래서 1998년 한국에 돌아와 머물렀던 2년간의 기억들이 더 강렬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목욕탕 아줌마와 수다를 떨며 함께 끊여 먹었던 수제비, 자장면 배달 아저씨와의 담소, 구멍가게의 거스름돈 500원에 묻은 인정에서 그녀는 인간의 본질과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느낌을 잊지 못해 2006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몸에 밴 히피적인 삶은 계속됐다.  패션 사진, 개인 작업과 함께 생계를 위한 부업들을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낙관주의로 충만했던, 그래서 ‘내일을 준비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2009년에 개최한 개인전의 주제가 <나를 배신한 시간을 잡다>였던 것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나온 화두였다.

“실연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어요. 처음엔 38년의 시간이 나를 배신한 것 같았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게 무척 소중한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지금 보면 마흔살 공성원이라는 패키지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그동안의 경험이 아주 단단한 실타래처럼 엉켜 있던 거죠. 그걸 하나씩 풀어낸 것이 여기 이 카페예요.” 



1 고소한 쿠키 냄새와 커피향이 어우러지는 그르르[Grr:]는 애견을 동반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2 1·2층과 야외 테라스까지, 주방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애견들에게 열려 있어서 견주들은 긴 시간을 편안하게 머물다 간다 3 공성원 대표가 직접 만드는 다양한 강아지 쿠키는 인기 좋은 메뉴 중 하나다

예의 바른 애견이 대접을 받는다 

공성원 대표에게는 잘 알려진 동업자가 있다. 가수 백지영씨다. 사진가와 연예인으로 만나 영어를 가르쳐 주는 친구가 되었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동업이 성립된 것은 아니다. 백지영씨는 공성원 대표의 눈썰미와 다양한 재주, 열정과 추진력을 높이 샀다. 또 백지영씨의 유명세가 도움이 되어 카페는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하지만 공대표의 포부는 카페 사업에 머물러 있지 않다. 힘들었던 시기를 통해 그녀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먹었고, 지금 그 초점은 ‘애견 문화’에 맞춰져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반려동물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은 결국 견주들의 잘못이다. “강아지는 강아지답게 키워야 해요. 그래서 강아지 교육보다 견주들의 교육이 더 중요하죠. 애견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지, 어떤 것들을 자제시켜야 할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의미에서 [그르르:]는 좀 다른 애견카페다. 예절을 모르는 견공들은 그녀의 ‘훈육’을 피해갈 수 없다. 남의 자식이라고 못 본 척하지 않고 따끔한 소리를 한다. 10월 초에는 견주들을 대상으로 반려견 훈련을 위한 교육도 실시했고 반응이 좋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그럼 사진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제 나뭇가지의 흔들림이 좀 보이기 시작해요.” 다시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뜻이렸다. 마음으로는 사진을 놓은 적이 없으니 다시 시작한다기보다는 ‘반동을 이용한 도약’이라고 해야 옳겠다. 그것은 그녀가 가장 최근(2009년)에 가졌던 개인전의 타이틀(리바운딩re-: bounding)이기도 하다. 마흔살의 그녀는 이제 ‘으르릉’에 가까웠던 날들을 통과해 ‘그르르’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늦가을의 카페에 잘 어울리는 흥얼거림이다.

Grr[그르르:] Coffee & the Dog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516-1  
문의 02-514-3891 www.g-rr.com


몽골에서 순록 키우는 유목민들 - 신미식 

“사진은 이제 나에게 선택이 아닌 삶이며, 사진을 제외한 내 삶은 결국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사진쟁이 신미식. 그는 오늘도 더 많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에 감사를 담아내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 <몽골 그리고 아프리카> 전시 소개 중에서

사진가 신미식의 주요 전시와 저서
<바오밥 나무>, <Ethiopia, 천국의 땅>, <몽골 그리고 아프리카> 등의 전시회를 가졌으며 주요 저서로는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마다가스카르 이야기>, <나는 사진쟁이다>, <희망을 노래하다_지라니합창단> 등이 있다.



Gallery Cafe Madagascar
& 포토그래퍼 신미식

그 男子
그곳에는 마다가스카르가 없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마다가스카르가 있다. 수천년을 산다는 키 큰 바오밥나무와 푸른 바다, 망그로브 숲과 여우원숭이가 있는 아프리카 동쪽의 신비의 섬이 그곳일 수도 있고, 따스한 차 한잔과 감성을 일깨우는 사진이 가득한 카페 ‘마다가스카르’가 그곳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미식 작가의 ‘마다가스카르’는 감성을 나누는 공간이자, 누구든 인생에 꼭 한번쯤은 찾아나서야 하는 이상향 같은 곳이다.

글·사진  박우철 기자  

 

나는 포토그래퍼다 

신미식 작가는 호칭이 많은 사람이다. 2006년 발간된 <마다가스카르 이야기>를 비롯해 20여 권의 여행 수필집과 사진집을 낸 신미식 작가는 독자들로부터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2008년에는 카페 마다가스카르를 열어 ‘카페 사장님’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했다. 또 지난 4월에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 운동장, 우물을 만들어 주었고, 최근에는 캠페인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어린이들이 신을 운동화를 기부해 사회활동가, 자선활동가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받은 명함에는 포토그래퍼photographer라는 하나의 신미식만 존재했다. 신미식 작가가 다른 역할을 제쳐두고 자신을 사진가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진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서른 살에 FM2로 사진을 처음 시작한 그에게는 ‘사진전공’이라는 학력이나 그 분야에 스승도 없었다. 그러나 20여 권의 책을 출간하고, 지난 9~10월 개인 사진전 ‘몽골리아 & 아프리카’ 등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카페 마다가스카르에 들어서면 어느 누구든 잠시 동안 시선을 고정시키는 대형 사진이 하나 있다. 사진 속 흑인 아이는 카메라 파인더를 통해 신미식 작가를 바라보고 있다. 친한 동네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표정이 해맑다. 그 사진을 마주친 순간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당신이 피사체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위대한 종군 사진가인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말이 떠오른다. 이 사진에는 좋은 사진가, 좋은 사진에서 풍기는 ‘감동’의 프레임이 있었다. 물론 신미식 작가의 열정이 없었었다면 불가능한 프레임이다.

놀고, 찍고, 공유한다 

카페 마다가스카르는 신미식 작가에게는 놀이터와 같은 곳이다. 고풍스러운 유럽 카페 같은 느낌으로 실내를 마다카스카르에서 직접 공수한 인형들과 빈티지 소품들로 꾸몄는데, 마치 원래부터 한 세트였던 것처럼 잘 어울린다. 특히 그가 여러 여행지에서 모은 가죽 가방들은 그만의 취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청춘이든 노년이든,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꿈’이 된 세상. 그런 의미에서 그는 스스로 ‘꿈을 빨리 이룬 사람’이라고 했다. 그가 이룬 꿈이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카페 마다가스카르가 단순한 ‘카페’가 아니기 때문만은 아니다. 카페 마다가스카르는 언제 방문해도 사진 작품을 볼 수 있는 친근한 갤러리 카페다. 특히 내 사진을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점, 동시에 생계 수단을 확보한 상태에서 사진 작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사진가들에게 매력적인 일이다.

갤러리라는 ‘엄숙한’ 공간을 어떻게 자유로운 분위기의 카페와 접목했을까? 엄숙한 갤러리 공간에서 사진을 주로 감상했던 내게서 불쑥 터져 나온 질문이었다. 높은 천장, 어두운 조명, 소음을 배제하는 공간, 그래서 관객과 작품이 소통한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보통의 갤러리에 익숙해진 탓일까. 갤러리 카페도 자칫 잘못하면 ‘큰 사진이 걸린 카페’ 정도로 평가절하되기 십상이다. 복잡한 기자의 질문에 신미식 작가는 간단히 답했다. “이곳에서 사진을 전시하려는 사람들은 대개 자기 일을 갖고 있으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죠. 프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만 프로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진들에 그렇게 복잡한 개념과 경직된 분위기로 작가와 관람객의 소통이 방해된다면 안 된다는 것이죠.”


1 서쪽을 보고 있는 카페의 창을 통해 부드러운 햇볕이 든다. 벽에 걸어 놓은 그의 사진이 보인다 2 카페 한 켠에 마련된 신미식 작가의 작업실에서 발견한 그의 사진들 3 바오밥나무 모형을 들고 있는 신미식 작가. 오른쪽 위에 하얀 이를 드러낸 흑인꼬마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떠남을 부추기는 공간 

신미식 작가가 특별히 아마추어 사진가에게 카페의 문턱을 낮춘 이유는, 작가가 되기까지 그가 살아온 궤적에서 나온 것 같다. 그 자신도 지금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전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처럼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고, 그 배움의 과정을 혹독히 겪어 왔으니까. 그래서 카페 마다가스카르에는 지금도 이름 모를 작가들의 ‘열정이 가득 담긴’ 사진이 관람객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

여행과 사진을 일상으로 녹여 버린 그에게는 카페라는 일상의 공간에 여행을 녹여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카페 마다가스카스에 대해 그가 기대하는 또 하나의 효용가치는 ‘여행욕구충전소’의 역할이다. 그 자신이 여행을 통해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를 얻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도록 염장을 지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크게 외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그의 말은 이미 실현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동 3가 132-22 아람빌딩
문의 02-717-4508 www.madagascarl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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