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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SHUTTER] FUNNY SCENE 찰칵, 카메라는 웃었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5.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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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카메라는 웃었다!

여행사진 속에는 촬영 당시의 그 상황, 그 느낌, 그 감정이 이슬처럼 배어 있기 마련이다. 추억하면 샘물처럼 잔잔한 미소가 흐르기도 하고, 때로는 키득키득 발작 같은 웃음이 솟구치기도 한다. 재미있어 찍고, 찍고 보니 우습고, 이 얼마나 유쾌한가?     

좀 느끼해도 괜찮아, 내 사랑!
포르투갈 리스본의 구시가지 알파마, 조지St. Jorge성이 원경을 장식하고 주황빛 지붕의 가옥들이 낭만을 한껏 고조시켰다. 멋들어진 풍경 속 한 쌍의 연인 역시 아름다웠다. 사랑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연인이었다. 놓칠세라, 셔터를 서둘러 눌렀으나, 하필 그때는 남자의 애정표시 욕구가 극에 달했던 찰나였나 보다. 여자의 손을 갈구하는 남자의 혀는 너무 노골적이었고, 그의 반질반질한 머리는 욕망의 이글거림이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여자는, 까르르 간지럼을 타며 ‘다 괜찮아요, 내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래 사랑은 다 괜찮아! 김선주 기자

국내산 ‘밤’ 고양이
부산 사투리에 흠뻑 젖은 채 부전 시장의 북새통 속을 통과하고 있을 때, 시선을 빨아들였던 한 장의 정지 컷. 사방의 소음에도 아랑곳없이 오수를 즐기는 한 마리 고양이의 천연덕스러움은 가히 신선의 경지였다. ‘중국산이든 국내산이든, 밤이든 은행이든, 누가 나를 팔아버리든, 사겠다고 하든’ 세상 근심 없이 잠이 든 시장 고양이의 물 오른 태평함은 그날 그 시장에서 가장 사고 싶은 상품이었다. 흥정도 필요 없이 바구니째로 말이다. 천소현 기자

개 없는 세상에서 살고파
스위스 루체른 ‘빈사의 사자상’ 부근이었다. 집 나온 도둑고양이이겠거니 처음엔 별 관심을 쏟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고양이가 달리 보였다. 뒤편에 ‘애완견 출입금지’를 의미하는 듯한 표지판이 떡하니 붙어있었기 때문. 고양이도 이를 알고 있었을까? 왠지 느긋했다. 거기만큼 안전한 곳도 없을 테니 당연했다.  김선주 기자


경상도 엄마였다면
뮌헨 서부의 님펜부르크궁을 찾았을 때, 귀여운 꼬마 한 명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다리가 아프니 더는 구경하기 싫다”는 일종의 침묵 시위였다. 독일 엄마는 차분한 목소리로 “얘야 일어나”라고 다그쳤지만, 아이는 꽤 오랜 동안 궁궐 바닥에 누워 있었다. 만약 경상도 엄마가 봤다면? 강력한 한마디를 외쳤을 테지. “마!” 혹은 “마! 니!” 혹은 “마! 니! 콱!”  구명주 기자


귀여운 건지 슬픈 건지
아구찜으로 유명한 마산, 그곳 어시장을 어슬렁거리다 만난 표정 하나다. 가오리인지 홍어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마름모꼴에 가까운 걸 보면 홍어일 것 같다. 사람 얼굴과 어찌나 닮았는지, 마치 ‘나 좀 봐주세요~’ 하고 수줍게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하고, 우수에 젖은 것 같기도 하고…. 웃기다가 측은해졌다. 김선주 기자

그녀가 웃는 이유
노르웨이 오슬로의 비겔란 조각공원Vigelandsparken은 ‘인간’을 주제로 만들어진 조금은 독특한 공간이다. 총 212개의 조각군이 있으며 조각자 비겔란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20세기 초에 오슬로 시는 비겔란에게 공원 설계와 조각 작품을 의뢰했는데 비겔란은 보조작업자도 없이 혼자 청동, 화강암, 주철을 사용해 원본을 제작했다고 한다. 비겔란은 작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사람에 따라 같은 작품도 다르게 다가가는 만큼 느껴지는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나가는 저 관람객의 얼굴에 어린 웃음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닐까. 김명상 기자

진정한 주당은 낮에도 달린다?
운하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진기한 풍경과 맞닥뜨렸다. 비어 바이크Beer Bike, 우리식으로 풀자면 ‘달리는 포장마차’쯤 되겠다. 테이블에 바퀴가 달렸고 손님들이 페달을 밟으면 움직인다. 술 마시다 페달을 밟고 마시며 밟고 밟다가 또 마시고…. 백주대낮 술 취한 포장마차가 자동차들과 함께 차로를 달렸다. 진정한 주당은 낮에도 달리는 법이다. 김선주 기자

시도 때도 없이 달린 결과
서울 인근 주말농장에서 한참의 밭일을 마친 뒤 산중주막에서 새참 겸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킬 때, 느닷없이 합석한 불청객 한 녀석. 대낮부터 술독에 빠지다니, 작작 마셔라 타이르고 허공에 날려주었다. 김선주 기자

그 녀석, 눈빛도 건방져!
야생 코알라를 눈이 빠지게 찾아다녔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던 호주 퀸즈랜드의 마그네틱아일랜드. 야생 코알라를 볼 수 있다는 가이드의 안내에 극적인 조우를 기대했지만 결국 코알라를 볼 수 없었다. 대신 코알라 표지만 여러 차례 봤다. 심지어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판에 그려진 코알라의 손을 보라! 부글부글. 그리고 코알라의 눈을 보라. 부글부글! 눈빛조차 건방지다. 박우철 기자

바꿔도 괜찮아 
핀란드는 유럽 최초로 여성의 선거권을 인정한 국가다. 2000년에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이 집권했다. 재미난 사실 한 가지. 그녀는 6살 연하의 동거남과 50세가 넘어 결혼했다! 할로넨의 설치물은 역시 남달랐다. 핀란드 국립 박물관에서 19C 왕의 몸과 할로넨의 몸을 바꿔치기 하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말을 떠올렸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진다.” 구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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