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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도사들] 여성들을 위한 캠핑 멘토 홍혜선-우아하고, 소박한 숲 속의 일상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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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을 위한 캠핑 멘토 홍혜선
우아하고, 소박한 숲 속의 일상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 캠핑하는 여자들 말이다.
남자친구나 남편이 사이트를 구축하는 동안 쌀을 씻고, 물을 떠오는 고리타분한 역할분담의 틀을 깨고 타프를 팽팽하게 당겨 팩을 박는, 그런 종류의 리얼 캠퍼들 말이다. 캠퍼가 되고 싶으나 혼자서 엄두를 내지 못한 문외한으로서 캠핑도사 홍혜선씨와의 만남을 오래 기다렸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캠핑의 베버리힐즈를 만나다 

5년 반 동안 <오토캠핑>의 편집장으로 사는 동안 홍혜선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캠핑 전문가가 됐다. 보통 남성이 주도하고 가족 단위로 형성되는 캠핑문화의 현실에서 그녀의 존재를 특이하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지만 어디까지나 성향의 문제였던 것 같다. “2003년 5월에 호상사가 제1회 전국오토캠핑대회를 개최했어요. 그때 한국에서는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리빙 쉘이 터널처럼 연결되어 있었죠. 와, 마치 베버리힐즈를 걸어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미국의 콜맨이나 일본의 스노우피크 같은 고가의 캠핑장비 브랜드가 한국에 막 진출하면서 캠핑문화가 퍼져 나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와 여행잡지 기자로도 일했던 그녀에게 캠핑은 반가운 신세계였다. 

원래 광고기획회사였던 ㈜아우토반디자인하우스는 캠핑 사업에 눈을 돌려 오토캠핑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전문잡지를 내놓기 시작했는데 홍혜선씨가 2006년 초부터 <오토캠핑>의 편집장을 맡았다. “처음에 잡지팀 내에서도 개인적으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은 제가 유일했어요. 그 뒤에 입사 때나 생일 때 작은 캠핑용품을 선물하는 정책을 만들었죠. 하나둘씩 캠핑을 시작해서 나중에는 결국 팀 전체가 개인적으로도 캠핑을 즐기게 됐어요.” 

캠핑 입문자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장비인데, 특히 여성들은 부피가 크고 무겁고, 어쩐지 어려워 보이는 장비 때문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으로 개인장비를 구입하고 야심차게 떠났던 망상해수욕장에서 램프 켜는 법을 몰라 몇시간씩 실랑이를 했던 홍혜선씨의 입문 과정에 비하면 그녀와 동행한 후배들은 시행착오와 수업료를 아낀 셈이다. 장비에 있어서는 항상 얼리어댑터축에 속했으니 캠핑 사이트를 구축하면 사람들이 우루루 구경하러 왔었고, 혼자 떠난 백패킹에서도 짐꾸리기 노하우 때문에 주목을 받는 일이 흔하다. 입문자 여럿을 데리고 간 캠핑에서 한번에 5동의 텐트를 쳤다가 몸살이 난 적도 있었다. 

7년차 캠퍼가 된 지금, 그녀는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까. 꼭 필요한 장비만 꾸리는 그녀의 짐은 의외로 작고 가볍고, 사이트는 심플, 소박했다. 장비의 대부분은 고가지만 작고 가볍고 예쁜 스노우피크 제품이었다.  “저도 처음엔 풀 세팅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여성 혼자 캠핑하기에 최적화된 장비만을 사용해요. 처음부터 이동거리를 고려해서 부담이 적은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좋죠. 접은 상태에서 작고 가벼운 것, 테이블도 큰 것보다는 2인을 기준으로 작은 것을 여러 개 구비해 놓으면 인원이 늘어나도 활용하기 좋아요.” 


1 진짜 초로 불을 켜는 UCO 캔들랜턴은 무거운 가스랜턴에 비해 작고 가벼우면서도 분위기를 잡아 준다 2, 4 그녀를 만났던 봉서원의 더 시크릿 글램핑 가든에서는 모든 캠핑 장비를 대여해 주는 프로그램을 막 시작했다 3, 5 오랜 캠핑 공력을 보여주는 홍혜선씨의 코펠과 아이스박스. 저 두 가지면 키친 세팅이 끝난다

7년차, 캠핑의 콘텐츠를 생각하다 

홍혜선씨는 지난해 말 <오토캠핑> 편집장직을 그만두고 지금은 포스코의 사보 편집장을 맡고 있다. 일과 일상에 걸쳐 있던 캠핑이 이제는 오롯한 취미생활이 됐다. 하지만 한번 고수는 영원히 고수인 법. 7월 초 함께 근무하는 사보팀 전원이 주말 워크숍으로 캠핑을 선택한 것은 홍혜선의 경험과 노하우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여성후배들과 함께 개인적인 캠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비 등의 외형보다는 콘텐츠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캠핑장에서 의외로 책이 잘 안 읽혀요. 만화책을 쌓아두고 보는 편이 훨씬 더 낫죠. 노트북에 보고 싶은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서 온다거나, 그런 콘텐츠를 준비하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됐어요.” 

캠핑은 다른 레저에 비해 일상생활의 연장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평소 커피와 와인을 즐기는 그녀의 성향과 스타일은 캠핑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커피는 핸드드립을 고집하고, 와인잔은 크리스털 잔을 사용한다. 포기 안하고,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캠핑장 시설이 열악했던 초창기에 여자 후배들을 데리고 다니다 보면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이 난감한 문제가 되곤 했었다. 캠퍼로 살다 보면 덜 씻고, 덜 꾸미는, 그래서 물도 아끼고 세제도 덜 쓰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습득하게 되니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의 포기이자, 적응인 셈이다. 

하지만 그녀가 캠핑을 통해 얻은 무엇보다 좋은 선물은 마음에 있다. “캠핑을 하면서 성향이 많이 바뀌었어요. 남들이 보기에 폐쇄적인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아주 개방적이 됐죠.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요. 자연 속에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도시에서는 처음부터 트고 만나기가 어렵잖아요. 무엇보다 밤을 함께 보내면서 화롯가에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를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것이 홍혜선씨가 주말마다 여러팀을 ‘인큐베이팅’해 가며 캠핑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던 이유였을 것이다. 골드 미스 캠퍼이자 슈퍼 내추럴 캠핑 마니아인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또 한 명의 여성 캠퍼(본 기자 말이다)가 탄생하려는 참이니 이번에도 수확이 확실하다. 그녀의 조언대로 3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캠핑에 곧 도전하게 될 것 같다.


6 일 반, 취미 반이었던 캠핑은 이제 그녀의 일상이 됐다. 캠핑 없는 주말은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7, 8 핸드드립 커피와 와인은 아무리 조촐한 캠핑이어도 포기 못하는 그녀만의 ‘콘텐츠’다


봉서원 ‘더 시크릿 글램핑 가든’

캠핑을 해보고 싶지만 장비도 없도 방법도 모르겠다면 시크릿가든의 글램핑을 통해 쾌적한 체험이 가능하다. 본래 골드 미스를 대상으로 파자마파티, 포트럭 파티를 생각했었을 만큼 스노우피크의 랜드락 텐트를 기본으로 한 최고급 장비가 풀 세팅으로 준비되어 있다. 텐트, 침낭, 키친 장비를 모두 포함해서 1박에 18만원(4~5인 기준), 2박부터는 15만원이다. 음식준비마저 부담스럽다면 반조리 상태로 제공되는 식사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 98-14 
문의 010-9284-9742
http://cafe.naver.com/bswthesecretgarden2,


●●● 홍혜선씨가 추천하는
오토캠핑+백패킹의 ‘믹스 앤 매치’

▶롯지 5인치 미니 스킬렛 
무쇠로 만든 스킬렛은 쓰임새가 많은데, 크기가 커질수록 무거워진다. 이 정도면 스테이크를 굽는 등 두 사람이 간단히 먹기 딱 좋은 사이즈. 1만8,400원.
▶베른 콤팩트 릴렉스체어 
캔버스 대나무 테이블과 잘 어울리는 캔버스 천이 멋스럽고 캠핑용 의자 가운데 가장 콤팩트하게 접힌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14만8,000원.
▶스노우피크 화로 S 
대부분 화로는 무조건 커야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실 작은 것이 훨씬 쓰임새가 많다. 특히 여자들의 캠핑에서는 가벼운 작은 크기가 좋다. 화로는 캠핑의 꽃이므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장비. 16만4,000원.
▶MSR 윈드프로 2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스킬렛으로 요리하기 딱 좋은 스토브. 수납이 편하고 사용하기 좋은 원버너 가스 스토브가 여자들의 캠핑에 잘 어울린다. 16만4,000원.
▶스노우피크 버너시트
미니멀 캠핑에서는 주방을 따로 꾸리지 않기 때문에 일반 테이블 위에 스토브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대나무 상판일 경우 버너시트가 필수. 이걸 빠뜨려서 대나무 상판을 그을린 기억, 캠퍼라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작은데, 없으면 불편한 알짜배기 키친 장비. 5만2,000원.
▶스노우피크 스태킹머그 설봉 세트 
2인이 캠핑하기 좋은 식기 세트 대용품으로 14만5,000원. 추가로 스태킹머그 설봉 M150(4만2,000원), 스태킹머그 설봉 M600(6만8,000원)을 세팅하면 총 5개로 완벽한 2인 식기 세트가 완성된다.
▶스노우피크 헥사타프 L
 헥사를 선택한 이유는 멋, 그래도 크기는 커야 한다. 헥사는 그늘이 상대적으로 좁게 생기기 때문이다. 53만6,000원.
▶스노우피크 어메니티돔 S 
미니멀 캠핑에 잘 어울리는 크기, 텐트와 타프의 브랜드는 같아야 한다. 왜나면 컬러가 완벽하게 맞아야 하니까. 38만9,000원.
▶스노우피크 로우 원액션 테이블 
메인으로 쓰기 좋은 테이블. 35만1,000원.
▶스노우피크 솔리드스테이트랜턴 호즈키
 밝기와 크기, 편의성 면에서 10점 만점에 10점. 15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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