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트레킹 길 9 選 -구불구불 찾아들어간 일본의 속살② 일본 북 알프스
일본의 트레킹 길 9 選 -구불구불 찾아들어간 일본의 속살② 일본 북 알프스
  • 트래비
  • 승인 2012.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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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알프스’의 대문 가미코지. 그중에서도 물의 정령이 나온다는 갓파바시는 가미코지의 상징이다. 5월 초에는 저 멀리 보이는 호타카 연봉이 뽀얀 자태를 자랑한다

AreaⅡ
일본 북 알프스Japan North Alps


Trekker 윤희진은
올해 초 트래비스트 공모전 에세이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숨겨 온 글솜씨를 인정받은 독자로 첫 해외취재를 다녀왔다.   

오감이 시원해지는 짜릿한 순간

운동화에 야생 원숭이가 먹다 버린 나뭇가지가 밟힌다. 일본 북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개천은 따끔할 정도로 차다. 딱밤을 맞고 기절해 버린 아마고(천어)는 불쌍하긴 하지만 맛있다. 200개나 된다는 폭포를 다 보려면 하루가 짧다. 조금 걷고 멋진 자연을 만나고 싶은 욕심 많고 게으른 여행자 다 모여라.

글·사진 Travie writer 윤희진  
취재협조 국토교통성 중부운수국 +81-052-952-8005  wwwtb.mlit.go.jp/chubu/
 중부광역관광추진협의회 +81-052-602-6651  www.go-centraljapan.jp/ja/
 중부국제공항 이용촉진협의회 +81-0569-38-7265  www.centrair.jp



2 미즈다키. 곳곳에 숨어 있는 주상절리와 폭포의 만남이 신선하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폭포들답게 제멋대로 자리 잡은 바위들을 보는 재미도 좋다 3간다테 공원에서 맛볼 수 있는 아마고 즉석 튀김. 150엔이라는 가격표를 보고는 처음에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한 입 물면 생각이 달라진다
 

trekking 4 기후현 오사카노다키
가슴이 뻥 뚫리는 폭포 기행

처음부터 입이 떡 벌어진다. 5만4,000살이나 됐다는 폭 17m의 주상절리. 두 차례의 화산 폭발로 차마 닿지 않는 곳으로 보낸 쌍둥이 형제를 그리며 언제나 다시 만날까 흐르는 강물에 소식만 띄워 보내고 있다. 크고 작은 200개의 폭포는 침식작용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어 다시 찾았을 때는 몰라볼지도 모른다. 

간다테공원がんだて公園부터 시작되는 첫 번째 폭포 미즈다키三ツ? 코스는 스니커즈를 신고 걸어도 좋을 만큼 상냥하다. 그렇게 걸은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처음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수량, 미즈다키가 등장했다. 어떻게 하면 11m의 거대한 물줄기를 담을 수 있을까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도무지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미즈다키의 전체 모습을 찍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철계단을 뛰었다. 숨을 고르려 고개를 드니 주상절리 커튼을 살짝 걷어낸 자리에 예쁜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하마터면 구석에 있는 녀석들을 놓칠 뻔했다. 폭포가 다가 아니었네. 물에 잠겨 있지만 저 밑에도 분명 그들의 마을이 있을 것이다. 천천히 주변을 음미하니 미즈다키의 앵콜이 한 번 더 이어진다. 총 21m다. 사진 한 장에 담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강에는 이와나いわな(곤들메기)와 아마고アマゴ(천어·天魚)가 산다. 일식 재료로 쓰는 이와나는 간다테공원 매점에서 훈제요리와 스시로, 아마고는 즉석 튀김으로 맛볼 수 있다. 어른 가운데 손가락만한 아마고 한 마리가 순진한 얼굴을 한 매점 직원의 손에 잡혔다. 깜짝이야. 가차 없이 머리에 딱밤세례가 내린다. 아마고들이 그렇게 기절해 나간다. 아마고 튀김은 불쌍하지만 맛있다. 이와나는 스시가 압권이다. 커다란 박잎으로 싸서 양념하여 익힌 이와나를 얹은 스시는 보는 재미, 까는 재미, 먹는 재미까지 미즈다키처럼 3단 감동을 선사한다. 

 운동화 신고 걸으며 볼 수 있는 주요 폭포는 14곳. 등산화에 탄탄한 체력까지 겸비했다면 23곳의 폭포코스를 더 만끽할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조금은 위험할 수 있는 나머지 폭포들은 사진으로 감상할 수밖에. 멋진 폭포도 좋지만,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박잎스시로 배 채우고, 아마고 튀김 안주에 아사히 맥주 한 캔이면 행복하다. 


course 간다테공원がんだて公園→주상절리?立→미즈다키三ツ?→아카가네도요あかがねとよ→카라다니다키からたに?→간다테공원(거리 약 17km, 소요시간 5시간, 난이도 ★★☆☆☆) 

point 5개의 크고 작은 폭포를 볼 수 있다. 가이드북에는 3시간이 소요된다고 나와 있지만 그 속도로 가면 ‘걷기’만 할 뿐이다. 오사카노다키에서 유일하게 ‘폭포’가 붙지 않는 아카가네도요의 물빛은 정신이 혼미할 정도다. 카라다니다키는 돔 형태다. 맑은 해가 비치는 오후에는 무지개도 볼 수 있다. 

must 오사카노다키 입장료 100엔. 입구의 안내센터에서 상영하는 DVD를 보면 오사카노다키가 어떻게 생성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일본어를 잘 한다면 가이드와 함께 걷는 것도 좋다. 초보자 코스 기준 1그룹 1만엔. 2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강력 추천하는 아마고튀김은 한 마리에 150엔.


 trekking 5 주부산악국립공원 가미코지
가미코지의 저녁은 원숭이들의 시간

호타카연봉?高連峰,  말 그대로 3,000m 이상의 빼어난 높은 산들이 만들어 낸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신호타카 로프웨이新?高ロ一プウェイ 정상에 올랐건만, 사골국물 같은 안개에 잠겨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밤에는 날씨 걱정에 잠도 오지 않아 24시간 운영되는 호타카 호텔의 노천탕에 홀로 몸을 담갔더랬다.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밤하늘 때문인지, 유황 냄새 때문인지 눈이 간질간질했다. 온천을 좋아하시는 엄마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5시에 눈을 떴다. 벌써 해가 떴다. 공기가 달다. 민트 껌을 씹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 때처럼 달짝지근하고 상쾌하다. 역시나 노천탕에는 아무도 없다. 30분 동안 산안개는 수시로 표정을 바꿨다. 그렇게 손가락이 쪼글쪼글해질 때쯤, 멀리 눈이 쌓인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날이 거짓말처럼 맑아졌다.

 일본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시작된 건 텔레비전에서 온천을 즐기는 원숭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였다. 지고쿠다니地獄谷 야생 원숭이 공원에 가야만 볼 수 있긴 하지만, 가미코지上高地에도 야생 원숭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콩닥거렸다. 우리 사이에 창살이 없다는 것만으로 분명 짜릿할 순간이 될 거다. 버스가 달리는 50분 동안 열선이 깔린 도로, 4,370m나 된다는 터널 이야기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고 원숭이, 원숭이, 원숭이 생각만 가득했다.

 주부산악국립공원中部山岳國立公園 가미코지 버스 정류장. 레깅스에 짧은 운동복 치마를 입은 ‘야마가루’들이 눈에 띈다. 산을 뜻하는 야마山와 젊은 여성을 일컫는 ‘가루Girl’가 합쳐진 신조어다. 산 여자다. 100만 정도 되는 일본의 트레킹 인구의 대부분은 40~50대 이상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게다가 어린아이들이 종종 보이는 걸 보니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닌 모양이다. 운이 좋아서 야생 원숭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숨이 좀 거칠어진 것도 같다. 여기가 해발 1,500m라서 그럴 수도 있단다. 지리산 정상이 1,915m니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가미코지上高地. 그 뜻대로 높은 땅이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숲길을 따라 10분쯤 걸었나. 지금이 여름이라고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 산과 푸른 숲, 투명한 강. 그리고 물의 정령이 나온다는 다리, 갓파바시河童橋가 보인다.

 갓파바시가 가로지르고 있는 아즈사가와梓川는 마음이 애잔해지는 옥빛이다. 고여 있는 듯하지만, 분명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현실성 없는 투명함이다. 호타카연봉은 아직도 눈을 품고 있다. 다시 가슴이 울렁거렸다. 해발 1,500m 지역이기 때문이 아니다. 호타카연봉과 아즈사가와, 갓파바시를 한 프레임에 넣고 신나게 셔터를 눌러댔다. 카메라를 막 들이대도 기가 막히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는 누군가 정리했을 법도 한데 그대로다. 풀과 나무는 물론 돌 하나 건드리는 것 모두 금지라던 가이드의 당부가 떠올랐다. 한데 발밑에 자꾸 꺾인 나뭇가지들이 밟힌다. 원숭이들이 먹다가 버린 거란다. 원숭이가 이 근처에 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곳곳에 배설물이 있다. 원숭이 레이더를 풀가동한 내가 안쓰러웠는지 일행이 살짝 귀띔하길, 해가 질 무렵에나 나타난단다. 주변의 숙소에서는 6시 이후 통행을 자제하라는 경고문을 붙여 놓는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 야생 원숭이나 곰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쉽다. 지금은 사람들의 시간, 6시 이후는 원숭이들의 시간이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목도木道가 나온다. 습원의 시작이다. 원숭이 흔적을 피해 5분 정도 들어가니 야생 습원이 펼쳐진다. 고사한 나무들이 물에 잠겨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신비롭다. 물은 고요하면서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가이드는 일출 시간에는 붉게 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며 다시 또 오라는 말을 돌려서 했다.

course 1 가미코지 버스정류장→갓파바시河童橋→묘진다케明神岳→묘진바시明神橋→갓파바시河童橋 (거리 약 6km, 소요시간 2시간, 난이도 ★☆☆☆☆) 

course 2 다이쇼이케大正池 버스정류장→다이쇼이케→호타카바시?高橋·타시로바시田代橋→갓파바시河童橋→묘진다케明神岳→묘진바시明神橋→갓파바시河童橋→가미코지 버스정류장 (거리 약 10km, 소요시간 3시간, 난이도 하 ★★☆☆☆)

point 가미코지는 예쁜 것도 모자라 친절하기까지 하다. 호타카바시, 갓파바시와 묘진다케, 묘진바시의 포토 스폿에서 꼭 기념사진을 남길 것. 곳곳에 원숭이 배설물이 있으니 조심.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합해서 삼천년을 이어 간다는 주목나무도 곳곳에 멋지게 자리잡았다.

must 먹을 수 있는 물이 보이면 무조건 병에 담는 것이 좋다. 물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맛있다. 갓파바시 부근에 위치한 Visitor Center에 가면 가미코지부터 시작해 북 알프스의 산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을 잊지 말고 챙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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