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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꽃 잔치 열렸다 -Festival ③한 발 늦어도 괜찮아(해바라기.메밀꽃)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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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에서야 절정을 이룬다 ©태백 해바라기축제

Festival  ③
한 발 늦어도 괜찮아

해바라기
꽃말 : 기다림

이름만 들어도 이 꽃의 사랑관을 알 수 있다. 해를 바라는 해바라기는 ‘해만을 사랑하는 순애보’. 그리스신화에도 해바라기는 나온다. 태양신 아폴론을 짝사랑했던 요정 크리티는 꽃이 되어 아폴론을 평생 바라보며 살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몇 발자국 물러나 바라만 보는 애처로운 사랑을 말할 때도 ‘해바라기’는 회자된다. 뜨거운 태양과 궁합이 잘 맞는 이 꽃은 당연히 여름에 만발한다. 북아메리카 출신의 꽃은 의외로 해발 고도가 높은 강원도에서 잘 자란다. 강원도에서 큰 해바라기는 노란빛이 선명하고 줄기도 튼튼하다. 봄 여행을 떠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고? 여름 꽃 해바라기는 당신만을 바라보고 있다. 


1, 3 해바라기는 해발고도가 높은 강원도에서도 잘 자란다 2 자생식물원에서 자라는 야생초

태백 순애보의 슬픈 고백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태백은 토실토실한 배추를 ‘순풍순풍’ 낳는다. 열대야가 없기로 유명한 태백은 너른 고랭지 배추밭의 고장이다. 그러나 밀려드는 외국 농산물 앞에, 농민들은 마음 놓고 배추를 키울 수 없었단다. 인테리어 전문가이자 자생식물원의 대표인 김남표씨도 결국 팍팍한 배추농사를 접기에 이르렀다. 대신 ‘먹는 식물’이 아닌 ‘보는 식물’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고랭지 배추밭이 사라진 자리, 키다리 해바라기가 찾아왔다. 자생식물원이 자리한 태백 구와우九臥牛 마을에는 해바라기가 쑥쑥 잘도 자란다. 아홉 마리의 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모습을 꼭 닮은 이곳의 높이는 무려 800m. 약 40만 평방미터의 부지에서 해바라기가 춤추는 모습은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처럼 강렬하고 또 몽환적이다. 축제장의 간판모델은 해바라기지만 야생화, 코스모스도 축제장을 메운다. 인상적인 야외 조형물이 늘씬하게 뻗은 해바라기 행렬을 비집고 들어선 것도 인상적이다.
축제명 제9회 태백 해바라기 축제  일시 7월27일~8월15일   
장소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280 자생식물원
홈페이지 www.sunflowerfestival.co.kr

메밀꽃
꽃말 : 연인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아니었다면 메밀에서 꽃이 피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가루가 된 메밀은 국수로도 묵으로도 만들어지고, 잎과 꽃은 약재로 쓰인다. 소설만 알았지, 메밀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까막눈이었다. 메밀꽃은 히말라야, 중앙아시아 등 추운 곳에서도 잘 자랄 정도로 강인하다. 사전에서 이 꽃을 검색하면 ‘메밀의 꽃’이라는 뜻과 함께 ‘파도가 일었을 때 하얗게 부서지는 물방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바닷가 사람들은 “메밀꽃이 인다”고 하며 흰 거품을 일으키는 바다를 표현한다. 거품을 닮은 메밀꽃은 강원도 평창에서 올해 가을, 하얗게 더 하얗게 일어날 것이다.


산허리가 온통 메밀밭인 효석문화제. 하얗게 일어나는 메밀꽃은 매혹적이다 ©효석문화제

평창 산허리가 온통 하얗게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밭 주변의 좁은 길을 나귀와 함께 걸어가는 세 사람이 보인다. 방울소리도 밭을 따라 딸랑딸랑. 글로 영상을 그리는 작가 이효석의 재주는 그저 탐이 난다. 장돌뱅이 허생원은 아들일지도 모르는 동이와 함께 봉평장을 돌았을 것이다. 올해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선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는 1930년대 장터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또한 메밀을 활용하는 막국수 체험, 메밀 부치기 체험도 풍성하다. 메밀꽃밭 포토존에선 사진도 찰칵.
그러나 효석문화제는 평창이 고향인 작가 이효석을 기억하는 축제인 만큼 단순히 꽃만 보고 즐기지 않는다. 행사 첫날인 6일에는 이효석백일장이 열리며 7일에는 이효석 문학상 시상식도 개최된다. 책과 음악이 만나는 문학콘서트도 눈길을 끈다. 마당극을 필두로 한 다양한 테마 공연도 축제 현장을 달군다. 한편 축제기간뿐만 아니라 지난해 조성된 이효석 100리길을 걸어도 좋다. 봉평 효석마을에서 평창읍까지 53.5km의 길을 걷노라면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총 5구간으로 나뉘는 길은 난이도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축제명 제34회 2013 효석문화제  일시  9월6~22일
장소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
홈페이지 www.hyoseok.com/main/main.asp


구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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