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마법사들 Magic Cities in Jalisco, Mexico⑤Jalisco City
멕시코의 마법사들 Magic Cities in Jalisco, Mexico⑤Jalisco City
  • 천소현
  • 승인 2015.01.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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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isco CityⅠ

Puerto Vallarta 푸에르토 바야르타
여행자를 위한 완벽한 동선

길지 않았다. 2박3일이었다. 하지만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얻은 여행의 경험은 일주일치처럼 느껴진다. 차에서 내릴 때마다 풍경은 바다에서 산으로, 산에서 정글로, 다시 정글에서 도시를 거쳐 섬으로 휙휙 바뀌어 있었다. 
 
푸에르토 바야르타 다운타운의 해변가. 해가 지고 나면 도시는 더욱 흥겨워지고 로맨틱해진다
 
 
시작부터 그랬다. 공항에서 숙소인 카사 벨라스Casa Velas까지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공항호텔이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 500척의 요트와 배를 수용할 수 있는 마리나와 18홀 골프장이 지척이다. 해변까지는 차로 5분 거리. 고래가 찾아오는 태평양이 거기에 있었다. 반달처럼 휘어진 반데라스만을 따라 42km에 이르는 도시와 바다의 경계에는 16개의 해변이 알알이 자리잡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26~27℃ 사이고, 365일 중 350일이나 태양을 영접할 수 있으니 겨울에도 해변으로 나아가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20분 정도만 내륙을 향해 달리면 정글과 숲, 계곡과 강이 나온다. 멕시코의 서부를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시에라마드레Sierra Madre 산맥의 남서쪽 기슭에 위치한 지리 조건 때문에 여러 강줄기가 푸에르토 바야르타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에코투어나 어드벤처 투어가 멀지 않다는 뜻이다. 울창한 숲 속에서 짜릿한 집라인을 타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것도 금방이다. 자갈로 포장된 도로 양쪽으로 붉은색 타일 지붕을 눌러 쓴 하얀 집들이 촘촘히 모여 있는 구 시가지가 불과 15분 거리다. 바, 클럽, 레스토랑 등이 찾기 좋게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은 이동시간이 절반인데,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마치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만든 계획도시 같다. 이 도시에서의 여행밀도는 쫀쫀하고 쫄깃하다.   

바쁜 와중에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해 지기 두어시간 전의 구 도심 산책이다. 역사는 깊지만 귀가 솔깃할 만한 유명한 건축물들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기껏해야 작은 골목 사이에 놓여 있는 아치형 다리 하나를 가리킬 것이 뻔하다.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와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 커플이 관련된 장소다. 1963년에 영화 <나이트 오브 더 이구아나> 촬영차 푸에르토 바야르타에 왔던 두 사람은 이후 이 도시에서 집을 구해 5년이나 함께 살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이 마주한 작은 집을 구해, 떨어져 살았고 두 집 사이에 아치형 다리를 놓아 왕래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카사 킴벌리Casa Kimberley로 불리는 집과 다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에피소드로 인해 푸에르토 바야르타가 미국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많은 미국인들이 은퇴 후 이 도시로의 이주를 꿈꾼다는 것이다. 그만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자랑이다. 사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앞서 숨 가쁘게 나열한 장점들만 봐도 여행자에게 완벽한 계획도시임은 분명하다. 

저녁이 되면 도시는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바야르타 등대에 올라가 과달루페성당 너머,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고 있으면 이 도시를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저녁이 되면 도시의 사람들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마치 매일매일이 인생의 황금기라는 듯, 평생 밟아 온 자신만의 스텝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해질 무렵 바야르타 등대에서 바라 본 구 도심의 전경과 골목길 풍경

맹그로브 3종 세트 
에스테로 엘 살라도Estero El Salado 

맹그로브 숲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에코시스템 중 하나라는 것을 몰랐을 때 사람들은 함부로 나무를 잘라내고 수영을 즐기거나 낚시를 했었다. 맹그로브가 훼손되자 육지에서 흘러온 오수들은 정화되지 못한 채 바다로 흘러들었고, 더 이상 허리케인을 막아 줄 방풍림의 역할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비로소 위기를 깨달은 환경단체들이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국립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데만 6년이 걸렸다. 이후 15여 년의 노력 끝에 169에이커의 에스테로 엘 살라도에서는 모든 기계장치가 제거되고, 27종의 물고기와 110종의 새, 악어, 게와 새우, 도마뱀들이 돌아와 삶의 터전을 회복했다. 그 많다는 악어는 숲이 깊어 잘 보이지 않았고 대신 해오라기들이 종종 등장해 인기를 독차지했다. 에스테로 엘 살라도는 드물게도 레드, 블랙, 화이트 맹그로브 3종을 모두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레드 맹그로브의 경우 잎에 광택이 있고 뿌리가 하늘을 향해 자라고, 블랙 맹그로브는 만져 보면 잎에 털이 느껴지며 노란잎이 피는 것이 화이트 맹그로브다. 2년 반 동안 이곳에서 일해 온 오랄리아Oralia의 설명은 훨씬 구체적이고 전문적이었지만 스포일러(?)는 여기까지다.  
 +52 322 226 2878   www.esterodelsalado.org 
 
 
 
●Jalisco CityⅡ

Guadalajara 과달라하라 
오로스코의 서늘한 눈빛

두 사람이면 족했다. 오로스코와 이달고, 이 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큰 과달라하라라는 도시를, 더 나아가 멕시코를 이해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오로스코의 벽화로 유명한 ‘플라시오데 고비에르노’는 현재 과달라하라 정부 청사로 사용 중이다

중요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과달라하라에 도착한 이유는 2014년 세계관광의 날매년 9월27일 때문이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관광총리를 포함해 남미 각국의 관광장관들이 모여 미래의 관광산업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30분 정도의 틈이 생기자 가이드 일리아나 여사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내일 지구가 망해도 오늘 꼭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있다고. 그녀가 뜀박질을 하며 나를 이끈 곳은 팔라시오 데 고비에르노Palacio de Gobierno, 과달라하라 정부청사였다. 

내원에 들어서 두리번거리던 시야가 오른쪽 계단에 닿았을 때, 충격적이었다. 1층 홀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천장과 벽면에 거대한 벽화가 압도적으로 펼쳐졌다. 머리 위로 좀 전에 광장에서 본 이달고가 진격의 거인처럼 있었다. 반복이지만, 벽화는 충격적이라는 말로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일리아나에게 데려와 줘서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그럴 줄 알았다고 다시 눈으로 말했다. 수천번을 본 벽화일 텐데도 그녀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벽화를 보고 또 봤다.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Jose Clemente Orozco, 1883~1949는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와 함께 멕시코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그리고 할리스코주 사포틀란 출신이다. 건축과 조각을 공부했고 후에 정치 만화를 그린 그의 작품들은 멕시코의 정치·사회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혁명과 전란을 그려낸 그의 강렬한 이미지들은 뇌리에 각인되어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다. 

멕시코 독립운동의 무대였던 과달라하라에는 그의 벽화가 유난히 많이 남아 있다. 그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장본인이 바로 미구엘 이달고 이 코스티야Miguel Hidalgo y Costilla, 1753~1811 신부다. 스페인 혈통이지만 식민지 멕시코에서 태어난 그는 1810년 9월16일 돌로레스 지방에서 독립을 선포하는 종을 쳐서 멕시코 독립 운동을 촉발시킨 인물이다. 그는 이듬해 처형되었지만 독립운동은 계속 이어져 마침내 1821년에 이르러 멕시코가 독립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달고는 멕시코 독립의 아버지로 여겨진다. 

원래는 환자와 고아 등을 수용하는 복지시설로 설계되었다가 현재는 카바냐스 문화센터Cabanas Cultural Institure로 사용 중인 오스피시오 카바냐스Hospicio Cabanas에서도 오로스코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칭구도를 이루는 23개의 정원, 106개의 방, 78개의 홀, 2개의 성당이 건물군을 이루고 있는데, 그중 가장 보석 같은 존재는 단연 오로스코의 벽화로 가득한 예배당이다. 흔히 상상하는 성상들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벽화만으로 성경의 인물을 표현했는데, 그 단순한 그림에는 멕시코의 토속문화와 스페인의 문화적 요소들이 섞여 있기도 하고 기계문명에 굴복하는 인간에 대한 비판도 들어가 있다. 오스피시오 카바냐스는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는데 그 등재 이유는 건축적, 예술적 가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사랑의 선교회 수도원이 오래 관리했던 이곳이 사회의 약자들을 지속적으로 품어 주었던 인류애적 가치가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에서 바라본 메 트 로폴리타나 성당Catedral Metropolitana
팔라시오 데 고비에르노 안에 그려진 오로스코의 벽화. 멕시코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달고 신부가 주인공이다
독립광장Plaza Liberacion에 있는 이달고의 동상과 사진을 찍어 달라던 경찰
 
Metropolitans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과달라하라는 4개의 위성도시를 끼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고, 각각의 개성을 뚜렷하게 간직한 도시들이니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 볼 만하다. 
 
사포판Zapopan 
과달라하라의 중산층과 부유층이 거주하는 도시다. 가장 중요한 명소는 바실리카 데 사포판Basilica de Zapopan인데 여러 기적을 일으켜 로마 교황청의 인정을 받은 성모상이 안치된 곳이다. 불과 24cm의 조그만 성모상은 전쟁을 종결시키는 ‘장군’으로 추앙되어 매년 5~10월 사이에 전국, 때로는 해외까지 순례한 후 다시 사포판으로 돌아온다. 폭넓은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사포판 아트뮤지엄Museo De Atre de Zapopan도 가볼 만하다. 
 www.mazmuseo.com 
 
사포판 광장 입구의 아치형 게이트
사포판 아트뮤지엄

트라케파케Tlaquepaque
아트와 갤러리로 유명한 소도시로 멕시코에서는 가장 ‘힙’한 곳 중 하나다. 패브릭과 의류는 물론 전통 문양의 침구류와 디자인 소품, 그리고 액세서리까지 그저 황홀한 풍경이다. 트라케파케는 원래 ‘진흙언덕 위over hill of the clay’라는 의미로 도예도 발달했고, 클레이 뮤지엄도 있다.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가 중 한 명인 세르지오 부스타만테Sergio Bustamante의 갤러리숍이 이곳에 있는데, 그의 작품도 액세서리도 모두 반할 만하다. 
 www.coleccionsergiobustamante.com.mx 
트라케파케의 수공예 워크숍
 
▶travel info Jalisco, Mexico

Airline
한국에서는 멕시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할리스코주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서쪽의 관문도시인 푸에르토 바야르타로 들어가거나 할리스코주의 주도이자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과달라하라로 방향을 정하면 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취항하는 댈러스나 델타항공이 취항하고 있는 시애틀, 대한항공이 취항하고 있는 LA 등지를 경유하되 경유시간을 잘 따져 보자. 
 
아히힉의 벽화거리
 
할리스코 Jalisco주
할리스코주는 태평양에 맞닿은 중서부에 위치해 있다. 테킬라, 마리아치, 차레리아라는 멕시코의 3가지 전통이 모두 할리스코주에서 탄생했으며 멕시코 최대의 담수호인 차팔라도 할리스코주에 있다. 할리스코라는 이름은 ‘모래 위’라는 뜻이다.
 
RESTAURANT
라 테킬라La Tequila

200종의 테킬라와 25가지 브랜드의 메스칼을 보유하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살사를 먹는 재미뿐 아니라 메뚜기, 개미알, 벌레를 재료로 만든 이색 멕시코 요리들도 맛볼 수 있다. 맛은 보기보다 이상하지 않고 영양 만점이라니 한 번씩 도전해 주면 멕시코 사람들의 칭찬을 듬뿍 받게 된다. 용기가 나지 않으면 테킬라를 마시면 된다. 
 Av. Mexico #2830, Colonia Terranova Guadalajara, Jalisco. Mexico  
 +52 33 3640 3440   www.latequila.com
 
카페 데스 아티스테스Cafe des Artistes 
푸에르토 바야르타 구도심에서 가장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다. 23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항상 ‘톱’을 달리는 비결은 셰프 티에리 블로엣Thierry Blouet의 창의적인 메뉴들 때문. 2011년, 2012년 모두 멕시코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Guadalupe Sanchez 740, Downtown Puerto Vallarta, Jalisco, Mexico 
 +52 322 222 3228   www.cafedesartistes.com 
 
Night  Life
리듬 오브 더 나이트Rhythms of the Night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선셋 크루즈와 서커스 공연, 로맨틱한 캔들디너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실속 있는 프로그램이다. 공연과 식사가 기다리고 있는 라스 칼레타스Las Caletas섬으로 이동하기 위해 크루즈를 타고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1시간 가량 동안 진행되는 ‘리트모스 데 라 노체Ritmos de la noche’ 공연은 고대 원주인들의 신화, 전설, 문화를 예술과 서커스로 표현한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뷔페 식사에는 멕시코 전통 요리들도 포함되어 있다. 본토로 돌아오는 배 안에서는 선원들이 마지막 깜짝 쇼를 진행하기에 유쾌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소요시간 5시간  1인당 USD119 
www.vallarta-adventures.com 

tradition
마리아치Mariachi 

과달라하라는 마리아치로도 유명하다. 프랑스인들이 멕시코를 통치하던 시기에 결혼식에 불려 간 악단이 결혼을 뜻하는 프랑스어 ‘마리아즈’를 악단으로 오해해 마리아치로 불리게 됐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마리아치 밴드를 앞세운 남성이 찾아오면 여성은 보통 첫 번째 노래에는 아무 반응을 하지 않다가 두 번째 노래를 부르는 동안 마음이 동하면 불을 켜고, 세 번째 노래에서 창문을 여는 것이 순서다. 이때까지 여성이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남자는 돌아가야 한단다. 과달라하라에서는 실력 있는 마리아치들이 많은데 테킬라에서 만난 마리아치 밴드들은 한국의 ‘뽕짝’까지 멋지게 연주했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멕시코정부관광청 www.newmexic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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