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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여름용 국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7.02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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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떨어지는 여름에 가장 확실한 처방은 시원하고 달고, 
감칠맛 넘치는 별미 국수다. 
돌아서면 또 생각나는 미식가들의 여름 별장이다.  
 

상경한 강원도 시골 막국수 
잘빠진 메밀

푹푹 찌는 더위에 순간적으로 메밀국수를 떠올렸다. 미식가 선배가 ‘강추’한 서촌의 ‘잘빠진 메밀’. 이름 참 섹시하다. 입 안에 착 감기듯 호로록 들어와 잃었던 입맛을 되살릴 것만 같다. 세련된 이름과는 정반대로 국수의 맛은 예스럽다. 이야기는 2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성훈 대표는 강원도 여행 중이었다. 태어나 처음 맛본 막국수에 반해 3개월 동안 주말마다 양양으로 향했다고. 노력 끝에 그는 할머니의 막국수 레시피를 얻어냈고 지금은 서촌에서 그 맛을 전하고 있다. 한우 양지와 각종 한약재, 채소를 함께 넣고 8시간 이상 끓여 육수를 만든다. 거기에 새콤한 동치미까지 더해져 유자향이 감돈다. 미식 초보에게도 한번에 여러 가지 향이 느껴지니 이거 참, 어려운 맛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은 면발에도 녹아 있다. 100% 메밀로 매일 직접 반죽하고 고객에게는 메밀 제분 날짜까지 당당하게 공개한다. 밀가루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면발이 뚝뚝 끊기는 것이니 오해 말라는 젊은 사장님의 당부에서 그 진심이 느껴진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1-1   070-4142-1214   막국수 수육정식 8,000원, 오색파전 1만2,000원, 막걸리 샘플러 5,000~6,000원 
 

‘문어회’가 동하는 문어회국수 
돌곰네

오늘 저녁은 문어? 흔치 않은 메뉴 제안이지만 돌곰네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제안이다. ‘돌문어’와 ‘곰장어’가 주력이라 돌곰네인 이곳은 지하 음식 타운 느낌의 허름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소문난 맛집이다(다녀간 연예인들의 서명이 빼곡하다). 가지런히 저민 돌문어에 싱싱한 톳이 곁들여 나오는 돌문어톳쌈이 주인공이지만 문어만으로 배를 채우기는 힘든 법. 문어비빕밥이냐 문어회국수냐,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도래한다. 물론 국수마니아의 선택은 문어회국수.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진 문어는 이미 잘 보이지 않지만 면발 사이로 씹히는 쫄깃한 식감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 어쩌면 이제껏 깻잎, 마른김 등에 열심히 싸먹은 문어쌈과 동어반복의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감칠맛 나게 비벼진 국수가 주는 부드러운 포만감을 포기할 수는 없다. 참고로 아스파탐을 넣지 않고 만든 배상면주가 느린마을 막걸리의 자연스러운 달콤함은 매운 맛과 만나 예술이 된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05
월~토요일 11:30~05:00, 일요일 휴무   02-3446-2928 
돌문어톳쌈 4만5,000원, 
문어회국수 7,000원
 

말도 안 되는 콩국수 
진주회관

새하얀 콩국에, 삶아 건져 넣은 국수가 전부다. 더해지는 건 김치뿐이다. 그런데 가격은 1만원. 게다가 선불이다. ‘서비스가 좋은가?’ 욕심이다. 끊임없이 이어진 대기 줄, 정신  없는 홀, 그 안에서 서비스를 바라는 건 사치다. 내려지는 답은 하나다. ‘이 집, 맛으로 승부하는 군…’ 진주회관 콩국수는 그렇다. 오직 맛으로 승부한다. 이 집이 유명해진 것도 ‘강원도산 100% 국내산 콩’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그 국물 때문이다. 면은 국물을 거들 뿐이고, 김치는 간혹 느낄 수 있는 콩의 느끼함을 잡아 줄 뿐이다. 진국이 이런 진국이 없다. 어느 광고 카피처럼 “진주회관의 국물, 정말이지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네.” ‘너무 고소하다’는 그런 흔한 콩국수에 붙을 법한 미사여구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국물을 한 수저 떠, 맛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그동안 먹었던 콩국수는 죄다 콩국수가 아니었지 싶을 정도다. 콩국수를 좋아하는 누구라도, 적어도 내 주위의 모든 지인은 이 집 콩국수가 최고라고 말했다. 그리고 단골이 됐다.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길 26   02-753-5388  
콩국수 1만원
 
에디터 손고은, 신지훈,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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