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GOLIA 몽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
MONGOLIA 몽골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
  • 트래비
  • 승인 2015.08.1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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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신화 속 환상으로 가득한 나라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몽골 유목민의 모습. 몽골 인구의 약 80%가 할하족인데 울란바토르에 사는 120만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유목 생활을 하고 있다

몽골 사람들은 여전히 말을 타고 다닐까?

우리에게 몽골이란 나라는 아득한 기억 속에 공포로 남아 있다. 워낙 오래 되었기에 희석되긴 했지만 고려 시대 칭기즈칸이 세웠던 원나라의 침략과 지배는 상상보다 많은 그네들의 문화를 한반도에 심어 놓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술인 소주는 페르시아를 거쳐 원나라로부터 들어왔으며 전통혼례 때 신부가 얼굴에 찍는 연지곤지 화장이나 머리에 쓰는 족두리는 몽골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할하Khalkha족 여자들의 장식과 거의 흡사하다. 매섭다, 시치미(원래 매의 다리에 다는 이름표. ‘시치미를 떼다’란 말은 매 도둑에서 유래) 등 일상에서 쓰는 우리말에도 몽골로부터 들어온 매사냥에서 유래한 사례가 무척 많다.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몽골 사람들을 오랑캐라 생각했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피는 대대손손 진하게 전해 내려와서 여전히 몽골을 미개하고 원시한 유목민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라 폄하하고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몽골 사람들은 출근할 때 말 타고 다녀요?”라고 물어 보는 한국 손님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몽골 여행가이드의 말이 그냥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21세기의 몽골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1996년 공산정권이 물러난 후 몽골에는 큰 변화가 왔고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마천루가 가득하고 고급 외제차가 수없이 굴러다닌다. 몽골 국민은 300만명밖에 안 되지만 특유의 근면성과 세계 19위 면적의 넓은 땅에 매장된 엄청난 자원에 힘입어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3년 사이 4배나 오를 정도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제 말을 타고 회사를 가기는커녕 말을 타고 학교에 가는 아이도 보기 힘든 게 몽골의 현재 모습이다.

그리고 몽골을 몽고라 부르는 것도 그네들에 대한 큰 실례다. ‘몽고夢古’는 멍청하고 고루한 족속이라며 중국의 한족들이 몽골 사람들을 무시하며 붙인 ‘멍구’의 우리식 발음이다. 실제로 중국의 내몽골 자치구는 중국어로 여전히 ‘네이멍구’라 불리고 있고, 그러한 이유로 몽골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악감정마저 있으니 몽골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몽고’를 입에 올리지 말자. 
 
유목하는 가축들은 양, 야크, 소, 쌍봉낙타들. 대부분 우유와 가죽을 얻기 위해 기르며 수백마리 단위의 대규모다
몽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게르 위로 별이 쏟아지는 풍경. 실제로 몽골은 사진에서처럼 전갈자리와 궁수자리가 뚜렷한 은하수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나라다
몽골 사람들의 시력은 3.0~4.0. 워낙 공기가 깨끗하고 시야가 넓어 가까워 보이는 거리도 무척 먼 경우가 많다. 몽골에 오랫동안 있으면 정말 시력이 좋아질까?

세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나라

별이 쏟아지는 나라. 이 또한 여행 좀 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몽골에 대한 이미지다. 정확하다. 몽골은 해발 평균고도가 1,58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나라다. 특출하게 높은 산은 없지만 국토 대부분의 고도가 1,000m 이상이고 수도인 울란바토르 또한 고도가 1,300m다. 게다가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기후 덕분에 별이 잘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또한 울란바토르나 옛 수도인 하라호름을 제외하면 큰 도시도 없어서 별 감상에 가장 큰 적인 광공해도 거의 없다.

그렇게 고도가 높고 천혜의 자연을 가진 나라인데 막상 몽골을 가려니 왜 꺼려지는 걸까? 몽골이라는 나라가 갖고 있는 아득한 거리감과 몽골 여행은 고생길이란 소문이 작용했을 게다. 몽골에 가서 제대로 별을 보고 자연을 만끽하려면 하루에 수백 킬로미터씩 낡은 러시아제 승합차인 푸르공을 타고 이동해야 하고, 풍찬노숙과 다름없이 전기도 안 들어오는 게르에서 씻지도 못하고 잠을 자야 하며, 최소한 열흘 이상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풍문. ‘여행 타짜’들에게라면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몽골 여행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몽골로 향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과 몽골국영항공인 미아트가 있는데 비행시간이 의외로 짧다. 가는 데 3시간 반, 오는 데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비행기는 수도인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으로만 들어가는데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허허벌판, 대번에 넓은 초지대가 펼쳐진다. 굳이 별을 보기 위해, 자연을 즐기기 위해 울란바토르에서 수백 킬로미터, 심지어 1천 킬로미터 이상 멀리 있는 곳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울란바토르에서 가까운 거리에도 게르에서 숙박하며 쏟아질 듯한 별과 은하수, 거울 같은 호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쪽으로는 국립공원이자 독특한 산악 지형을 자랑하는 ‘테를지’, 온갖 독특한 새들을 만날 수 있는 호수 지대 ‘궁가로트’가 있고, 동쪽으로는 끝없는 초원이 펼쳐지는 ‘노마딕’이란 초지대가 있는데 이 모든 곳이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1~2시간 거리에 자리한다.

광활한 고비 사막에서의 하룻밤을 꿈꿔 왔던 사람이라면 몽골 최남단까지 비행기를 타거나 하루 이상 꼬박 차를 달려가도 괜찮겠지만, 시간 없는 여행자에게는 언감생심. 작은 고비라고 부르는 ‘엘승타사르해’에만 가도 충분히 몽골의 사막을 경험할 수 있다. 엘승타사르해는 울란바토르로부터 옛수도인 하라호름을 거쳐 차로 4시간 정도면 갈 수 있기에 짧은 여정에도 충분히 가 볼 만하다.

몽골을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울란바토르를 거점으로 테를지, 궁가로트, 노마딕, 하라호름, 엘승타사르해 정도를 가본다면 몽골의 초원과 호수 그리고 사막까지 고루 만나는 셈이다. 몽골 여행이 상상만큼 고되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란 말씀! 울란바토르를 조금만 벗어나도 인생 최고의 별을 만날 수 있음은 당연지사다!
 
게르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몽골에 간다면 꼭 경험해 봐야 할 터. 북극성을 중심으로 일주하는 별의 흐름을 목도해 보자
매와 독수리를 이용한 사냥도 몽골의 대표적인 사냥 문화. 우리나라에도 전수되어 수많은 풍류객들을 흥분시켰다
몽골 국민의 대다수는 라마불교를 믿는다. 몽골로부터 티베트, 부탄, 인도의 라다크 지방까지 동일한 종교성을 갖고 있다
몽골 또한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는 현상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여전히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목의 가치를 보존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마술과 체스의 1인자인 몽골 사람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아주 흥미로운 박물관이 하나 있다. 이름도 거창한 국제지성박물관이다. 일명 퍼즐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놀랍게도 유네스코의 보호문화시설이다. 이곳에는 퍼즐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퍼즐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중 ‘악마의 퍼즐’이라 불리는 대형 큐빅은 이것을 10분 만에 맞추는 사람이 나오면 1억원 상당의 상금을 주겠다고 박물관장이 호언했지만 아무도 성공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고난이도를 자랑한다.

이렇게 몽골에 퍼즐박물관이 있는 이유는 세계에서 마술과 퍼즐, 체스에 가장 능숙한 국민이 몽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차트랑카’에서 기원한 체스는 서양으로 건너가 세계적 게임이 되었지만 동쪽으로도 전파되어 몽골에서는 우리나라의 장기 같은 국민 게임이 되었고 세계 체스 챔피언도 여럿 배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릴 적 자주 하던 공기놀이도 몽골에서 유래한 것으로 몽골 사람들은 염소나 양의 발목뼈로 공기를 비롯해 다양한 놀이를 즐긴다. 마술 또한 몽골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많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몽골에서 이런 게임들이 많이 발전할 걸까? 바로 혹독한 겨울밤이 긴 몽골의 기후와 유목 생활 때문이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만든 거처인 게르에서 춥고 긴 겨울밤, 가족들, 혹은 친지와 객들끼리 오순도순 모여 할 수 있는 놀이들이 바로 이 체스나 공기놀이, 그리고 손장난 같은 마술이었을 터. 그렇게 몽골인들은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섬세하고 재기 넘치는 사람들이다. 이런 유목문화 덕분에 몽골인들은 지금도 유난히 손님들을 반가워하고 극진히 대접한다. 손님이 오면 양젖에 찻잎을 넣고 끓인 따뜻한 수태차와 말젖을 숙성해 만든 마유주를 대접한다. 양고기를 오랜 시간 푹 삶은 허르헉 등 아껴 왔던 음식도 제공하고, 손님을 위해 몽골 전통음악인 ‘흐미’ 한 곡조도 정성껏 뽑아낸다. 흐미는 몽골의 산과 강, 바람과 동물이 내는 소리를 표현한 것으로 인간의 성대가 묘사할 수 있는 극상의 노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친절한 몽골인들의 환대는 몽골인 친구가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니냐고? 여행자라도 노마딕이나 테를지의 전통 게르 캠프에서는 그와 같은 환대를 유목민 주인으로부터 직접 받을 수 있다. 비록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아직 때묻지 않은 유목민 가족들로부터 따뜻한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몽골에서 게르 찾기
몽골은 수도 울란바토르를 제외하면 호텔이 거의 없다. 대신 몽골 여행을 대표하는 숙소는 게르. 예전에는 전기도 물도 안 들어오는 낙후된 캠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전기는 물론 뜨거운 물이 나오고 레스토랑 형태의 식당까지 갖춘 게르 캠프가 많아졌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사설여행사에서 예약이 가능하지만 미리 여행사를 통해 한국에서 예약하도록 한다. 몽골 최초의 국영여행사인 쥴친여행사의 한국사무소인 (주)몽골투어에서 몽골 각지의 대표적인 게르 캠프 숙박 예약을 해준다. 
 02 736 9944 www.mongoltour.kr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경우  취재협조 (주)몽골투어 02 736 9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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