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③바하르다르 Bahar Dar-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다
에티오피아③바하르다르 Bahar Dar-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다
  • 트래비
  • 승인 2016.08.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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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har Dar 바하르다르 
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다  
 
에티오피아의 도시 대부분은 거리가 멀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한다.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이륙한 지 한 시간 만에 암하라주의 주도 바하르다르에 도착했다. 거리는 건기에도 불구하고 녹음이 짙었다. 적도에서 지중해까지 6,700km를 흐르는 나일강. 그 수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청(靑)나일의 물줄기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바하르다르 청나일강
해질 무렵의 타나호수, 파피루스 보트가 지나고 있다
나호숫가
 

나일강의 신화를 만나러 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한 시간 가량 달려야 했다. 타나호수(Lake Tana)에서 30km 떨어진 상류에 도착해 얕은 강폭을 보트로 건넌 후 높이 자라는 파피루스를 지나고 숲길을 얼마간 걸은 후에야 폭포에 도착했다. 이곳 사람들은 이 폭포를 ‘연기나는 물’이라는 뜻의 ‘티스 아바이(Tis Abay)’라 부른다. 45m 계곡 아래로 물줄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었지만 400m의 절벽 폭을 꽉 채우는 장관은 볼 수가 없었다. 

“지금은 건기라 수량이 얼마 되지 않아요. 7월부터 9월까지 우기 때면 폭포가 장관을 이루죠. 토사로 물빛이 흐려요. 물빛이 맑아서 블루 나일이라 부르는데, 이런! 블루 나일이 아니라 브라운 나일이 되었네요.” 

물보라를 맞고 서 있는데 마을 주민이 웃으며 말을 건넨다. 그의 말대로 황톳물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 줄기는 댐에서 수량을 조절하는 탓에 기마저 죽어 있었다. 

국제하천인 나일강은 케냐와 우간다에 걸쳐 있는 빅토리아폭포에서 시작된 백나일과 에티오피아 타나호수에서 시작된 청나일이 수단의 수도 카르툼에서 합쳐져 이집트와 수단의 경계에 자리한 아스완댐으로 흘러든다. 

습지와 사막을 지나 대부분 증발되는 백나일과 달리 수량이 풍부한 청나일을 둘러싼 아프리카 국가 간 갈등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다. 현재 에티오피아는 청나일에 소양강댐 30배 규모의 나흐다댐을 건설 중이다. 강 하류에 자리한 이집트는 나일강 주변에만 8,000만명의 인구가 산다. 기아와 물 부족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는 댐 건설로 생산된 전기를 수출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는 반면 이집트는 물 부족으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갈등을 벌여 왔다. 다행히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수단은 지난해 댐 건설과 수자원을 배분하는 데 합의했다고. 

더위에 지친 몸을 식혀 준 건 타나호수였다.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타나호수는 청나일강의 발원지로 넓이가 경기도 면적만 하다. 호수 안에는 서른일곱 개의 섬이  있는데 그중 약 스무 개의 섬에 교회와 수도원이 자리한다. 

17세기 에티오피아 왕조는 남부 오로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포르투갈의 강력한 지원을 업은 가톨릭 예수회에 도움을 받으면서 주민들에게 가톨릭 개종을 요구했다. 당시 에티오피아정교회 신자 3만명이 순교당하고 수도사들은 박해를 피해 타나호수의 섬으로 숨어들었다.  

광대한 호수는 마치 흙빛을 띤 바다 같았다. 한 시간 후 제게 반도(Zeghie Peninsula)에 다다랐다. 14세기 지어진 아제와 마리암(Azewa Mariam)수도원은 커다란 초가집을 연상케 했는데, 내부에는 당시 그려진 성화가 빛을 차단당한 채 화려함을 감추고 있었다. 커튼을 젖히고 간접 조명을 밝힌 채 들여다 본 그림에는 성서의 장면과 성자들이, 에티오피아 특유의 친근한 자태로 서 있었다. 아픈 역사가 남긴 이토록 아름다운 유산을 대면하는 여행자의 호사라니.
 
다시 배에 오를 시각. 교회 모퉁이에는 마을 청년들이 큰소리로 성서를 읽고 있었고, 파피루스를 엮어 만든 전통배 탕크와(Tankwa)에 몸을 실은 어부는 서둘러 눈앞을 지나갔다. 넓은 호수 위로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호수 위에 해가 질 무렵이었다.
 
청나일폭포는 엄청난 물줄기가 일으키는 물보라 때문에 현지인들은 ‘연기나는 물’이라고 부른다  
 
학교를 마치고 강을 건너 하교하는 아이들
청나일폭포 주변으로 넓은 목초지대와 밭이 펼쳐져 있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에티오피아항공 www.ethiopianairlin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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