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에도 아름다운, 세이셸 마헤 섬
흐린 날에도 아름다운, 세이셸 마헤 섬
  • 트래비
  • 승인 2017.05.11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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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섬나라에서 보낸 며칠③Mahe 마헤
 
흐린 날에도 아름다운 섬

세이셸 전체 인구 중 90% 가까이가 거주하는 마헤섬 투어에 나섰다. 대표적인 해변은 빅토리아에서 서쪽으로 약 5km 떨어진 보 발롱(Beau Vallon). 물살이 잔잔하고 보드라운 모래사장을 갖추고 있어 물놀이에 적합하다.
 
마헤의 동북쪽 해안가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해변. 사람이 많지 않아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빅토리아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시계탑.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03년 설치됐다 
 
빅토리아의 셀윈 클라크 마켓. 빅토리아 시민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넉넉한 재래시장이다
 
 
지난 2월26일에는 보 발롱 해변을 따라 이어진 도로에서 제10회 세이셸 에코-프렌들리(Seychelles Eco-friendly)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경기 시작 전 세찬 비가 쏟아져 출발이 예정보다 지연됐지만 스타트라인에 선 참가자들의 열기는 꺾일 줄 몰랐다. 세이셸 마라톤은 경쟁보다는 축제에 방점이 찍힌다. 각자의 실력과 체력에 맞게 5km, 10km, 하프코스, 풀코스 중 선택해 뛰면 된다.
 
해마다 참가자 수가 늘어 지금은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만큼 세이셸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고백하자면 빗속을 질주하는 건각들을 지켜보는 것도 좋았지만 마라톤 출발점이자 골인 지점 부근의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소시지구이가 더 매력적이었다.

몸집이 작은 나라의 수도답게 빅토리아의 체격도 왜소하다. 걸어서 반나절이면 살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도시의 상징물인 시계탑(Victoria Clocktower)도 귀엽기 짝이 없다. 가장 번화한 거리 교차로에 5m 높이로 세워졌다. 영국 런던의 걸물인 빅벤을 본떴기에 ‘스몰벤’으로 통한다.
 
이름에서 눈치챘겠지만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03년에 제작됐다. 늘 그렇듯이 전통시장에도 가 봤다. 1840년에 첫발을 뗀 셀윈 클라크 마켓(Selwyn Clarke Market). 생각보다 규모가 컸는데 생선, 향신료, 과일, 채소 등이 빚어내는 총천연색이 눈부셨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시장 2층의 허름한 식당에 앉아 수더분한 현지 음식을 청하고 싶었다. 마헤에서 가장 우뚝한 존재는 섬 중앙에 버티고 선 해발 905m의 몬 세이셸루아(Morne Seychellois)일 것이다.
 
몬 세이셸루아 중턱에 자리한 차 제조 공장 앞에는 주전자와 찻잔 조형물이 놓여 있다
 
산 중턱에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녹차 밭이 조성돼 있고, 조금 더 위쪽에는 차(茶) 제조 공장도 있다. 얼마간의 돈을 내면 생산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공장 옆 가게에서는 바닐라나 레몬 등이 가미된 여섯 종류의 차를 구입할 수 있다. 다시 파나가리씨의 말을 빌려 보자. “수출 물량 감소로 예전만큼 많은 양의 차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품질 하나만큼은 여전히 빼어납니다.” 차 만드는 공장을 뒤로하고 다시 택시에 올라 느릿한 속도로 내려오는데, 산 중턱의 어느 도로변에서 세차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이 차에 끼얹는 물은 몬 세이셸루아가 내려보낸 청정 약수였다.
 
사실 세차를 해선 안 되는데, 그냥 모른 척했다. 파나가리씨는 그 약수를 ‘Breaking Teeth’라고 지칭했다. 물이 너무 차가워 이가 시리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 마셔 보니 이가 깨질 것 같지는 않았다. 파나가리씨는 또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짜 물”이라며 어깨를 으쓱하기도 했다. 
 
마헤의 카라나 비치에서 감상한 세이셸의 바다. 날씨가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푸른색이 섞인 바다는 매혹적이었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주변에 펼쳐진 해변
세이셸의 116번째 섬으로 불리는 에덴. 인공적으로 조성된 섬이다. 세이셸 최고의 비즈니스호텔로 통하는 에덴 블루가 이 섬에 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 그러니까 실질적인 세이셸 체류 마지막 날 오후, 첫날 묵었던 숙소가 있는 카라나 비치를 향해 다시 길을 잡았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를 무렵, 파나가리씨가 갑자기 차를 세웠다. 예닐곱의 사내들이 길 건너편에서 붉고 푸른 생선들을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눈에도 싱싱해 보였는데, 남자들은 그다지 장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오전에 배를 몰고 근해로 나가 물고기를 잡고, 오후 3~5시 사이에 생선 좌판을 차린다. 일반적으로 오전 9시까지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세이셸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것이다. 실제로 상점들도 4시부터 철수를 서두른다. ‘거리의 어부들’이 올리는 수입은 쏠쏠하다. 그런데, 가진 돈이 별로 없단다. 버는 족족 술 마시는 데 탕진해서다. 쉽게 벌어 쉽게 쓰는 셈이다. 세이셸의 바다는 무한정의 생선을 공급하는 화수분이지만 그들의 게으름을 방조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어부들 곁을 떠나 카라나 비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잠시 경치를 감상한 다음, 계속 노스 코스트 로드(North Coast Road)를 따라 마지막 날 숙소인 피셔맨스 코브(Fisherman’s Cove)로 차츰차츰 접근했다. 찾아가는 도중 다소 낡아 보이는 어느 리조트의 해변 바에 앉아 한갓진 시간을 보냈다. 역시 세이브루를 주문해 마시며 저녁노을을 하마하마 기다렸다.
 
기대와는 달리 비를 한껏 머금은 듯 구름이 무거워 보였고, 바람은 점차 거세졌다. 야멸찬 석양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변과 바다를 만끽했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방을 나서는데 굵은 비가 듣기 시작했다. 비 내리는 밤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해산물 뷔페와 화이트 와인으로 호사를 누렸다.
 
다음날 아침,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여전히 억셌다. 체크아웃 전 잠시 호텔 주변을 거닐었다. 실질적인 취재는 4일에 불과했던 턱없이 짧은 스케줄. 그나마도 우기라 하늘이 흐린 적이 많았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세이셸의 풍모는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니 쾌청한 날씨와 넉넉한 일정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더 말해 무엇할까. 다시 가야 할 강력한 이유를 남긴 채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travel info
Airline
바로 가는 직항편은 아직 없다. 에티하드항공을 이용,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를 거쳐 마헤로 들어간다. 비행시간은 인천~아부다비 약 9시간 50분, 아부다비~마헤 약 4시간 20분이다. 에미리트항공을 타고 두바이를 경유할 수도 있다. 에미리트항공은 두바이~마헤를 주 14회, 에티하드항공은 아부다비~마헤를 주 12회 운항한다. 에미리트항공은 인천~두바이 구간에 ‘하늘을 나는 호텔’로 불리는 A380기를 투입하고 있다.
 
Navigation 
세이셸은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들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우선 아프리카 대륙 동쪽 해안으로부터 1,600km 이상 떨어져 있다. 인도양의 섬나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발생 지역으로부터는 약 1만1,000km나 격리돼 있다. 그래서 예방접종이 전혀 필요 없다. 정치 분쟁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고, 치안도 매우 안정적이다.
 
Time 
한국보다 5시간 느리다.
 
Currency 
세이셸루피(SCR)라는 자국 화폐를 사용한다. 달러와 유로도 통용된다. 물론 유니언 이스테이트의 입장료처럼 루피만 받는 경우도 있다. 1세이셸루피는 한화로 약 84원.
 
Weather 
언제 찾아도 따뜻하다. 기온이 연중 24~31도를 유지한다. 7월부터 9월까지가 건기,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우기에 해당한다.
 
Ferry
페리를 이용하면 마헤에서 프랄린까지 약 1시간, 프랄린에서 라디그까지 약 15분이 걸린다. 마헤에서 라디그를 간다면 프랄린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Taxi 
차를 렌트하지 않은 자유 여행객에게는 택시 관광이 편리하다. 반나절이나 종일 혹은 시간을 별도로 정해놓고 함께 움직일 수 있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파나가리 씨처럼 세이셸관광청과 일하는 기사를 추천한다. 단순한 이동뿐만 아니라 가이드 역할도 충실히 해낸다. 예약 문의는 이메일(wildnae6@gmail.com)을 통해 하면 된다.

▶Hotel
 

카라나 비치

카라나 비치는 문 연 지 반년 조금 지난 신생 호텔이다. 동명의 해변에 면해 있다. 전망이 활달한 객실 테라스에는 앙증맞은 수영장이 딸려 있다. 
 www.caranabeach.com 
 
에덴 블루
에덴 블루는 87개의 객실을 보유한 세이셸 유일의 비즈니스호텔이다. 시설이 럭셔리하다. 호텔이 둥지를 튼 에덴섬은 인공적으로 조성됐다. 세이셸의 116번째 섬으로 불린다
 www.edenbleu.com 
 
콘스탄스 에필리아
콘스탄스 에필리아는 엄청나게 큰 부지에 들어선 세이셸 최고의 리조트다. 단지 곳곳에 셔틀 정류장이 마련돼 있다. 주니어 스위트, 시니어 스위트, 힐사이드 빌라 등 다양한 종류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5개의 레스토랑이 투숙객들의 입맛을 책임진다. 
 www.constancehotels.com 
 
르 메리디앙 피셔맨스 코브
르 메리디앙 피셔맨스 코브의 객실은 크게 오션 뷰와 가든 뷰로 나뉜다. 두 개의 레스토랑과 두 개의 바가 있다. 
 www.lemeridienfishermanscove.com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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