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에 취하다, 술 익는 마을 '히젠 하마슈쿠'
풍미에 취하다, 술 익는 마을 '히젠 하마슈쿠'
  • 권라희
  • 승인 2017.12.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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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ke Brewery   
술 익는 마을, 풍미에 취하다

글 권라희 사진 정혜진, 권라희
 
가시마(鹿島)
사가현 남서쪽에 위치한 가시마는 동쪽으로 규슈 최대의 갯벌이 있는 아리아케해를 접한다. 국가지정 중요 전통 건축물인 히젠 하마슈쿠 술 주조장 거리, 일본 역사공원 100선에 선정된 가시마 성터 아사히가오카 공원, 일본 3대 이나리 곡식의 신 중 하나인 유토쿠 이나리 신사가 이곳에 있다. 
 
전통 가옥들이 보존되어 있는 히젠 하마슈쿠 주조장 거리
히젠 미네마쓰 주조장 안에는 50~60년 전 일본의 생활용품을 모아 놓은 전시장이 있다 
히젠 미네마츠 주조장의 사케와 쇼추들. 그리고 호기심 많은 원정대. 물이 좋아 술도 좋다
 

가시마시(市)에 있는 히젠 하마슈쿠(肥前浜宿)의 거리에 들어서니 고풍스러운 일본 전통식 가옥이 늘어서 있다. 이곳은 무로마치 시대1336~1573년부터 술을 빚어 온 유서 깊은 마을이다. 에도시대에는 역참 마을이자, 아리아케해에 접한 항구도시로 기능했다. 

히젠 하마슈쿠에는 일본 사케와 쇼추일본식 소주를 만드는 양조장 6개가 있다. 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물이다. 이곳에서는 마을을 관통해 흐르는 하마가와(浜川)의 물로  술을 빚어 은은한 단맛이 난다. 일본 내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규슈에서도 술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술 익는 마을답게 곳곳에 금칠을 하거나 도자기로 만든 큰 술통을 전시해 놓았다. 저마다 지켜 온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양조장 입구마다 빛바랜 ‘스기다마(杉玉)’*가 걸려 있다. 가옥에 걸린 거칠어진 나무 간판도 지난 세월을 말해 준다. 나와 앉아 있으면 햇볕을 쬐기에 좋을 법한 나무의자도 눈에 들어온다. 2층 구조로 1층은 작업장, 2층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나무막대로 창문을 고정해 놓았다.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구 노리타가 주택 건축물이다. 

거리 곳곳에 다양한 색깔의 빈 사케병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걸 보니 사케 한 잔이 생각난다. 1914년 창업한 히젠 미네마쓰(肥前屋峰松酒造) 주조장은 사케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고 시음도 할 수 있게 주조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가시마시의 6개 양조장을 중심으로 양조장 탐방, 주조사와의 만남, 시음까지 할 수 있는 양조장 투어리즘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다.

주조장으로 들어서니 벽면에 걸어 놓은 흑백 사진들이 지난 역사를 말해 준다. 밭에 소달구지를 끌고 가던 모습이나 예전 마을 풍경, 사람들의 모습들이 사진 안에 남아 있다. 사진 속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세월이 지나면서 이곳 히젠 하마슈쿠의 술맛이 더욱 깊어진 것이겠구나 싶다. 이 곳 후쿠지요 주조장에서 생산하는 나베시마 다이긴죠는 2011년 국제 와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술 익는 마을 히젠 하마슈쿠의 청정함은 풍미 가득한 사케와 쇼추로 설명된다. 시음대에 놓인 사케와 쇼추에는 질감이 걸죽한 것부터 묽은 것, 맑고 탁한 것 등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었다. 일본 전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케 종류는 2만 종이고 사케 양조장은 2,5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경험해 보아야 할 사케의 세계는 무한하다. 물과 쌀이 좋으니 질 좋은 사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스기다마 | 사케 양조장마다 매년 11월13일 술의 신에게 바치는 새 술을 빚으며 내거는 조형물이자 표식. 삼나무 가지를 꽂아 커다란 구슬처럼 만든다. 술이 익어 갈수록 초록색에서 누런색, 마침내 갈색으로 변한다. 11월은 기온이 낮아 미생물의 활동이 뜸해지기 때문에 섬세한 사케를 만들기에 적합한 시기다. 
 
주소: 乙2761-2, Hamamachi, Kashima-shi, Saga
전화: +81 954 63 2468
오픈: 9:00~17:00
찾아가기: JR사가역에서 JR특급 카모메→히젠가시마 하차 20분 소요
홈페이지: hizennya.com
 
탁 트인 바다 전망에 별빛이 쏟아지던 호요소 료칸의 노천탕은 이번 원정의 하이라이트였다 
 
 
 
●TARA Ryokan Night
뜨끈한 사케 한 모금, 
호요소에 별빛이 내린다!  

글 차승준 사진 정혜진     

산을 등에 업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천혜의 요지에 자리한 호요소 료칸(豊洋荘)의 노천 온천탕은 은둔자의 비밀장소 같다. 탁 트인 전망의 건물 옥상 노천탕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기다 보면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달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호요소의 노천 온천욕을 제대로 즐기는 팁은 인위적인 모든 것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열린 노천공간이지만 조명을 모두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옷을 훌훌 벗어 버리고 뜨끈한 사케 한잔 곁들이며 바닷가를 바라보거나 고독을 운치 삼아 온천에 몸을 담그자. 적막한 풀벌레 소리와 밤하늘을 촘촘하게 수놓은 별들이 말을 걸어 온다. 이윽고 고요한 바다 내음과 함께 떠오르는 달. 달빛 그윽한 노천탕에 앉아 사케 한 모금에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콧잔등을 스치는 산산한 밤바람에 고민 한 줌 날려 버리니 더할 나위 없이 참 좋더라. 부지런한 여행자라면 새벽녘 노천 온천욕을 추천한다. 여명을 머금은 붉은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것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다음은 호요소 료칸만의 특식이다. 호요소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 중 꽃은 단연 가니마부시 요리다. 원래 가이세키 요리는 그 료칸의 자부심이자 특색이자, 료칸 주인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배려의 집합체다. 호요소도 마찬가지다. 손이 많이 가는 게 요리의 단점을 보완해서 손님들이 먹기 편하게 고민하다가 탄생한 요리가 바로 가니마부시 요리다. 게살을 잘 발라내어 밥 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올려 다양한 소스와 곁들여 제공한다. 요리 하나를 내 놓을 때마다 요리에 대한 설명과 먹는 방법들을 세세히 일러 주었다. 

요리에 쓰이는 게는 모두 지역에서 잡은 다케자키 게만 사용한다. 다케자키 게는 아리아케해의 수심 10m 이상에서 서식하는 게로 가을 게가 맛이 좋은 편이고 겨울철 알이 차 있는 암컷을 진미로 여긴다. 다라초 내의 료칸이나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연중 맛볼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호요소 료칸의 가니마부시 요리가 최고다. 
 
주소: 1099-5 urahei Tara-ch, Fujitsu-gun, Saga
전화: +81 954 68 3545
홈페이지: www.nikani.com
찾아가기: 다라역 또는 히젠오우라역에서 송영서비스 제공(사전 예약 필요)
시설 | 객실(화실) 7실, 온천탕 3실(노천, 실내목욕탕 남/여)
 

▶갯벌에서 뛰는 올림픽 미치노에키 가시마 
아리아케해를 끼고 있는 가시마에는 188km2에 이르는 넓은 갯벌이 있다. 이 갯벌은 일본 최대의 조수 간만의 차를 가진 곳으로 가장 클 때는 5~6m에 이른다. 직접 갯벌 체험을 해보려면 미치노에키 가시마에 예약을 하면 된다. 가시마 휴게소 뒤편으로 돌아가면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가까이 내려가 흑백사진 같은 풍경 속에서 툭툭 튀어 오르는 짱뚱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갯벌에서는 매년 6월 초 가시마 가타림픽 축제가 개최된다. 가타림픽은 갯벌을 뜻하는 일본어 ‘가타(Gata)’와 ‘올림픽(Olympic)’이 결합된 합성어로 가타림픽 참가자들은 매력적인 아리아케해의 갯벌에서 빠지고 구르며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시마 휴게소(미치노에키 가시마) 
주소: 4427-6 Otonari, Kashima-shi, Saga
전화: +81 954 63 1768
오픈: 사무실 09:00~18:00, 갯벌 전망관 09:00~17:00 
홈페이지: michinoekikashima.jp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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