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끝발원정대] 그러니까, 퀘벡
[캐나다 끝발원정대] 그러니까, 퀘벡
  • 민들레
  • 승인 2018.04.03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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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그만둔 후 
어느 때부터인가 찾아온 ‘인생 권태기’라는 녀석. 
그런 내게 퀘벡과 마주할 기회가 주어졌다. 
 
퀘벡시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샤또 프롱뜨낙 호텔
 
“퀘벡시티를 혼자?”
“응”
“멋져. 역시 민들레!”
 
그렇게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그만둔 후 어느 때부터 찾아온 인생 권태기라는 녀석이 나를 괴롭혔고, 그대로 시간을 보내기엔 내 인생이 안쓰러워 여행에 더 빠져 살았다. 친구들은 혼자 여행하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고, 멋지다는 말로 나를 포장해 주기도 했다. SNS에 비친 나는 그저 아무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기며 사는 걸로 보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걸. 스스로 행복하지 않았다. 그것만큼 슬픈 건 그 어디에도 없었고. 퀘벡시티와 마주했던 시간은, 요즘같이 별거 없는 내 인생에 잠시 빛났던 순간이었다.
 
퀘벡시티 거리를 달리는 마차의 말발굽 소리가 경쾌하다 

혼자, 퀘벡시티에 이르다

상상 속의 퀘벡시티는 항상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로 가득했다. 캐럴이 없어도, 산타가 쉬는 계절이라 해도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두어 해 전 TV 드라마<도깨비>를 통해 한국에 더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미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메이플로 유명했던 도시다. ‘우연’이 ‘인연’이 되어 몇 달의 기다림 끝에 퀘벡시티 공항에 닿았고, 감격적이었다. 비행기에 오르던 순간과 퀘벡시티에 도착한 순간의 공기는 달랐다. 무엇보다 샤또 프롱뜨낙 호텔에 도착해서 느낀 공기는 한국보다 차갑지 않아서 반가웠다. 몇 번씩이나 혼자 떠났던 여행들. 진짜 내 여행의 시작이었다. 게으르고 느리게.
 
금방이라도 산타가 반길 것만 같은 쁘띠 샹플랭

내가 그 거리에 

쁘띠 샹플랭. 이름 역시 사랑스러운 이 거리는 마치 동화 속 마을인 양 아기자기했다.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인 상점부터 탐나는 소품들이 진열된 곳들이 많아서 눈도 즐겁고 지갑도 즐겁게 열리는 곳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거리는 늘 로맨틱하고, 수줍은 소녀의 밝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만 같았다. 나도 모르게 반달눈을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이곳에 내가 서 있다니! 지금 이 거리를 걷고 있다니! 다른 여행자들과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웃으며 인사를 나눴고, 신난 발걸음으로 퀘벡시티를 즐겼다. 실제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분명, 내 발걸음에서는 밝고 경쾌한 실로폰 소리가 울렸으리라. 뭐, 착각은 자유니까! 

유난스럽지 않게, 나답게

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다. 그렇다! 무계획이 계획인 여행이다. 꼭 해 보고 싶고 필요한 정보들만 체크해 두고, 현지에서 직접 물어 보거나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것들을 더 욕심내는 여행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경험들을 욕심내기도 한다.

늘 그러했으니 퀘벡시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2박 3일 혹은 3박 4일로 다녀가는 퀘벡시티에서 7박을 머물렀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퀘벡시티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시간은 ‘내가 나임’을 잊지 않도록 해 주었다. 놓치고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혼자 떠난다는 건 ‘외로움’을 베스트 프렌드로 둬야 하기에 다소 쓸쓸한 일이지만, 그 시간을 제대로 누리면 행복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걸 믿고 앞으로도 나답게!
 
썰매를 진두지휘하는 다섯 마리의 시베리안 허스키

“퀘벡시티에서 개썰매를요?” 

겨울시즌 캐나다에서는 개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퀘벡시티에서 개썰매를 탄다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의아해 한다. 작은 도시에서 그런 상상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니까. 

개썰매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올드 퀘벡시티에서 차로 약 30여 분 정도 떨어진 근교로 이동해야 한다. 헬기투어, 캠핑, 숙박 등도 미리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니 1박 2일로 머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인 1조로 탑승하는 개썰매는 체험 전 짧게 교육을 받는다. 원한다면 직접 썰매를 몰아 볼 수 있다.
 
나는 직원이 몰게 될 개썰매에 앉았다. 사진과 영상촬영을 원해 직접 몰아 보는 것을 패스했는데 나중에 후회가 되더라. 편하게 앉아 풍경을 즐기며 시원함을 만끽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오! 마이갓!”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러 여행 사진의 일부가 삭제되었다. 아악! 나의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그래도 일단 지금을 즐기는 게 중요하니 진정. 하얀 눈과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나무들을 보며 기분은 이내 좋아졌고, 아름다운 빛을 품은 자연 속에서의 시간은 마무리 되었다. 너무 신이 났다. 시베리안 허스키들이 달리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다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퀘벡시티에 간다면 개썰매는 무조건 추천한다. 새로운 즐거움을 만나게 될 테니까. 아차, 달리는 동안 얼굴과 손이 꽁꽁 얼어 버릴 수 있으니 방한용품은 필수다.
 
윈터 아이스호텔을 이용하려면 두터운 옷은 필수다

윈터 아이스호텔, 이보다 로맨틱할 수가

겨울의 퀘벡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 아이스호텔이었다. 잠시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쯤 머물고 싶었는데 그 추위가 상상되지 않아 구경만 하기로 했다. 아이스호텔은 매년 겨울, 일정 기간 동안 숙박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객실이 있다. 생각보다 아늑했던 호텔 안쪽에서 얼음 잔에 칵테일 한잔 마시며 다양한 룸들을 구경했다. 이 추운 곳에서 어찌 자느냐고? 따뜻한 옷과 핫팩은 개인적으로 준비해야겠지만 침낭은 호텔 측에서 준비해 주니 걱정은 NO.
 
작은 팁을 주자면, 핫팩을 따뜻하게 해 놓은 상태에서 취침하기 30분 전쯤 침낭 안에 넣어 놓으면 좋다. 침낭 안 빈 공간이 있으면 더 춥게 느껴지니 발 아래쪽에 옷가지 등을 넣어 주는 것 또한 좋은 팁! 겨울에 퀘벡시티를 방문하여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아이스호텔은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얼음 침대에서의 하룻밤. 뭔가 로맨틱하지 않은가. 
 
●음식이 아닌 분위기의 맛

퀘벡시티에서 먹었던 음식들은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먹은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로운 메뉴가 아니었다. 분명 같은 음식, 같은 맛이었지만 퀘벡에서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랬다. 분위기가 달라서였다. 퀘벡에는 ‘여행의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쉿! 더 이상의 말은 필요하지 않다. 
 
푸틴빌 Poutineville 

푸틴(Poutine)은 감자튀김에 치즈, 그레이비소스 등을 올려 먹는 캐나다의 대표음식이다. 퀘벡시티 구시가지에도 푸틴을 파는 곳이 많았지만 일부러 여행자들이 찾지 않는 곳으로 갔다. 푸틴빌이 체인점이라는 말에 주저했지만, 종류가 다양했고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물론 걸어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주소: 735 Rue Saint-Joseph Est, Ville de Quebec, Canada
 
씨엘(Ciel) 
퀘벡시티의 풍경을 보며 식사가 가능한 360도 회전 레스토랑(스카이 라운지 바)이다. 한 시간 정도 천천히 식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창밖 풍경이 바뀌어 있다. 식사 대신 칵테일을 마시면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니 여행 중 한 번쯤 꼭 들러 볼 만한 곳이다. 특히 가만히 야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반짝반짝 빛나게 될 터. 창가 테이블을 원한다면 예약은 필수.
주소: 1225 Cours du General de Montcalm, Ville de Quebec, Canada
 
오필리아(OPHELIA)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즐겁게 대화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던 곳. 혼자라서 외로울까 했지만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직원들이 있고, 옆자리 손님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분위기라 이곳에 반하게 됐다. 신선한 해산물과 로브스터가 유명하지만 저렴하지는 않다. 
주소: 634 Grande Allee E, Ville de Quebec, Canada
 
라 부쉬(La Buche)
문을 여는 순간 들려오는 연주자들의 음악이 몸을 들썩거리게 했다. 흥겨운 분위기, 신나는 이 밤!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밝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곳이다. 음식이 조금 짜긴 해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라면 뭐, 다 좋지 아니한가. 정말 추천하는 곳이다. 
주소: 49 Rue Saint Louis, Ville de Quebec, Canada
 
캐나다 끝발원정대_민들레 
혼자 여행할 때만큼은 게으르고 느리게 시간을 보내는 여행자. 계속 인생에 여행이란 색을 입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장면들을 찾아 나서려 한다.
dandelion621.blog.me
 
글·사진 민들레 에디터 강화송 인턴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keepexploring.kr  퀘벡관광청 www.quebecreg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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