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100년의 이야기] 2018 바르샤바, 미래를 향한 스케치
[폴란드 100년의 이야기] 2018 바르샤바, 미래를 향한 스케치
  • 천소현
  • 승인 2018.11.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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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 빛나는 바르샤바의 미래 


바르샤바는 비스와강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처럼 서쪽 다운타운은 상업과 행정기능을 수행하고, 산업혁명 시절 바르샤바에 편입된 동쪽은 철공소, 안경 공장 등이 있던 산업지대에서 주거지역으로 변화 중이다. 동쪽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다 깜짝 놀랐다. 드러난 모래등 위에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 <바르샤바 1944>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돈이 있어도 물자가 부족해 퍽퍽했던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삶의 여유를 놓치지 않았다. 게토에서도, 봉기 중에도,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러시아 치하에 산업혁명이 활발했던 카묘네크(Kamionek) 지역에 위치한 공산주의박물관(Muzeum Czar PRL)에 그 시절의 추억이 만화, 스푼, 불량식품, 공중전화 부스 등으로 모아져 있다. 동네 가게에 두루마리 휴지가 입고되는 날이면 온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줄을 서던 시절은 이제 향수로 남았다. 

비스와강의 동쪽 사스카 켐파 지역의 모래등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바르샤바에는 이런 강변 비치가 6곳이나 있다
비스와강의 동쪽 사스카 켐파 지역의 모래등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바르샤바에는 이런 강변 비치가 6곳이나 있다

전쟁 중에 철저하게 파괴된 강의 서쪽과 달리 낙후된 지역이었던 동쪽은 폭격조차 피해 갔다. 사스카 켐파(Saska Kępa) 지역의 경우 1930년대 지은 주택들이 많이 남은 고급 주택가여서 각국의 대사관들도 많고, 바르샤바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지역이다. 3개였던 다리는 9개로 늘어났지만 퇴근 시간에는 교통체증이 심하다. 일부 지역은 한때 슬럼화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동시에 도시 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티스트들에 의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창출하는 사업이 의욕적으로 진행 중이다.

프라가(Praga) 지역의 소호 팩토리(Soho Factory) 프로젝트는 8년 동안, 세련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벽돌 파사드가 인상적인 공동주택 레벨 원(Rebel One), 옛 기차역을 개조한 레스토랑, 공공미술을 품고 있는 공원 등을 채워 나가며 그 완성도를 높여 가는 중이다. 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공장도 유치할 계획이다. 앤디 워홀의 정신과 뉴욕의 소호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이름으로도 명백하다. 

러시아까지 연결되었던 옛 철도 인근은 세련된 주거 지역으로 개발 중이다
러시아까지 연결되었던 옛 철도 인근은 세련된 주거 지역으로 개발 중이다
낡은 건물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래피티가 바르샤바의 새로운 트렌드다
낡은 건물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래피티가 바르샤바의 새로운 트렌드다
화물 철도 역사를 개조한 레스토랑
화물 철도 역사를 개조한 레스토랑

바르샤바 사람들은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위해 프라가를 찾지만, 여행자들에게 가장 흥미로울 장소는 네온 박물관(Neon Museum)이다.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가로막혀 있던 사회주의 시절에 네온사인은 드물게 창작의 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산업의 부산물이었다. 90년대 말까지 운영됐던 프라가의 영화관 간판처럼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뻔했던 네온사인들은 두 명의 아티스트에 의해 구출되어 네온박물관 안에서 반짝이는 중이다.

프라가 지구가 그래피티 작가들의 주 활동무대라는 점도 뉴욕과 닮았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투어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식성이 극도로 절제된 소비에트 양식의 단조로운 건물들은 아주 좋은 캔버스라서 완성도 높은 대형 그래피티들이 도시에 새로운 옷을 입히고 있다. 

소호 팩토리  www.sohofactory.pl
네온 박물관  www.neonmuzeum.org 

 

글 천소현 기자  사진 이승무
취재협조 폴란드대사관 www.seul.msz.gov.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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