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아주 예쁜 당신께
[EDITOR΄S LETTER] 아주 예쁜 당신께
  • 천소현
  • 승인 2018.12.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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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기자
천소현 기자

 

“그거 알아? 넌, 서 있을 때, 앉았을 때, 누워 있을 때 얼굴이 다 다른 거?” 그렇다고 합니다. 거울의 방에 살지 않는 한, 아니 그런 방에 산다고 해도 모를 일을 여행 친구가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 어떤데?” “누워 있을 때가 제일 좋아!” 160cm와 30cm의 표고차가 제게 무슨 짓을 한 것은 아닐 테고, 아마도 누워 있을 때의 저는 아무 긴장 없이 가장 편안한가 봅니다. “아! 평생 뒹굴뒹굴 놀고먹고 해야 예뻐지는 팔잔가 보다!” 


제가 가장 예뻤던 시절은, 아마도 긴 여행을 할 때였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화장은커녕 미용실 한 번 가지 못해 늘어진 장발, 그을린 피부, 깡마른 몸이었지만, 그때 품었던 환한 미소 몇 장만큼은 낯설게도 예쁘답니다. 남은 셀카는 드물고 스페인, 캐나다, 인도의 친구들은 모두 연락 두절이니 증거도 증인도 댈 수 없지만 말입니다. 


시간이 고개를 넘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예쁨을 좀 쌓으셨나요? 여행을 준비하며 새 옷을 입고, 비싼 가방을 메고, 명품 쇼핑을 해서 채워진 모습이 아니라, 세상의 경이에 감탄하고, 소박한 밥상에 행복해하고, 작은 도움에 감사할 때마다 탱글탱글 재생됐던 가장 나다운 모습들을요. 그것은 여행이었으니까요. 


10년, 20년을 함께 일했지만, 제가 모르는 얼굴로 스위스를, 미국을 여행했을 옆자리 기자들의 얼굴을 상상해 봅니다. 좋았다는 말 대신 ‘페이지를 더 달라’고 했었죠. 한 해 동안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셨던 트래비스트 5기 분들의 얼굴도 하나씩 떠올려 봅니다. <트래비>에게만 보여 주셨던 뜨거움과 진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연재라는 인내심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 주신 홍자연 작가, 강한나 작가와 창간 이래 변함없는 동지애를 보여 주는 객원기자들의 얼굴도 그려 봅니다. 다 환하고 예쁘답니다. 
아주 예쁜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 경이로운 삶과 여행입니다. 
해 고개를 넘어 또 활짝 웃으며 뵙겠습니다. 


<트래비> 팀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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