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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하루, 세이셸 콘스탄스 에필리아

  • Editor. 강화송
  • 입력 2019.02.08 14: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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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패밀리 빌라에 찾아온, 별이 빛나는 밤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패밀리 빌라에 찾아온, 별이 빛나는 밤

SEYCHELLES CONSTANCE EPHELIA RESORT
휴식, 꿈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매 순간이 꿈만 같았던 
콘스탄스 에필리아에서의 하루다. 

유스파 내부 전경, 이곳에도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유스파 내부 전경, 이곳에도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06:30AM 
디저트와 커피의 조합


피곤한 아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대로부터 열 발자국, ‘퐁당’ 수영장에 몸을 내던진 건 휴양객의 본능이었다. 오직 나만을 위한 정원과 수영장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침대에 머리 붙이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콘스탄스 에필리아 세이셸 리조트는 거대하다. 워낙 넓어 룸을 나선 후 리조트 로비까지 버기로 10분을 이동해야 한다. 42개의 트로피컬 가든 뷰 룸, 184개의 주니어 스위트룸, 40개의 시니어 스위트룸, 17개의 패밀리 빌라, 16개의 비치 빌라, 8개의 힐사이드 빌라, 5개의 스파 빌라, 프레지덴셜 빌라까지.

이중 내가 지낸 곳은 패밀리 빌라였다. 수영장의 온도는 놀라지 않을 만큼만 시원했다. 따뜻한 아침, 세이셸 햇살이 가득한 공간에서 물장구를 실컷 치곤, 거대한 타월을 몸에 둘렀다. 젖어 헝클어진 머리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당장 내게 필요한 건 ‘세이브루(Seybrew)’였다. 세이브루는 세이셸을 대표하는 맥주인데 한 모금 들이키면 씁쓸하게 입 안을 감도는 뒷맛이 일품이다. 달콤한 이 아침과 찰떡궁합이었다. 디저트와 커피의 조합처럼 말이다.

패밀리 빌라 1층에 위치한 공용 공간, 이른 아침 맥주를 들이켰다  

●10:00AM 
잃어버린 한 시간


선베드에 누워 읽지도 않는 책을 폈다. 그냥 그 느낌이 좋아서. 빌라를 벗어나기 싫어 아침 식사도 생략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마 온종일 식사를 거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순수한 즐거움은 식욕도 이길 수 없다. 어린 시절 놀이터를 누비던 시절처럼 말이다. 결국 동네방네 울렸던 엄마의 ‘밥 먹어야지’ 소리에 뿔뿔이 흩어졌었지만. 


빌라를 나선 것 역시 내 의지는 아니었다. 엄마의 잔소리 대신 11시 예약이 잡혔다는 스파의 전화를 받았다. 빌라 동을 수시로 돌아다니는 버기에 올라 유스파(U SPA)로 향했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세이셸 리조트 내에 위치한 유스파는 인도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무려 2,000평 규모의 열대 정원에는 44개의 싱글 트리트먼트 룸과 사우나, 자쿠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상태를 묻는 설문지를 간단히 작성하곤 그대로 한 시간을 잃어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곯아 떨어져 버렸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리조트 앞 바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리조트 앞 바다

●01:00PM 
오늘 잡은 생선이 실패할 확률


몸이 가벼워지니 입맛이 돈다. 먼저 빌라에 잠시 들러 차림새를 고쳤다. 빨간색 리넨 셔츠와 잘 다려진 검정 바지. 점심을 위한 매무새였다. 세이셸의 대부분 리조트에는 드레스 코드가 있다. 남성의 경우 가벼운 셔츠 차림, 여성인 경우 원피스 차림 정도. 사실 그리 엄격하진 않다. 본인이 상쾌할 정도의 차림을 갖추면 충분하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세이셸 리조트 내에는 5개의 레스토랑과 5개의 바가 있다. 점심식사를 즐기려 찾은 헬리오스 레스토랑 & 바(Helios Restaurant & Bar)는 지중해식의 산뜻한 메뉴들을 제공한다. 남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모로코 등에서 영향을 받은 퓨전 식사도 준비되어 있다. 만약 세이셸 어느 식당에서 메뉴를 몰라 고민하고 있다면, ‘오늘 잡은 생선’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신선한 생선이 맛없을 확률은 바다가 짜지 않을 확률과도 같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곧장 해변으로 향했다. 리조트 내에는 정말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준비되어 있다. 윈드서핑, 테니스, 카약, 무동력 보트 심지어 집라인까지,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지만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건 휴식. 슬며시 해변에 누웠다. 따사로운 햇볕에 온몸이 거뭇해진다.


●06:00PM 
노을 맛 샴페인


오랜만에 흰 셔츠를 꺼내 입었다. 힐사이드 빌라에서 즐길 다이닝 파티를 위해서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힐사이드 빌라에서는 폴로네 해상 국립공원(Port Launay Marine National Park)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하늘은 노랗고, 수영장에 비친 구름은 주황색이다. 마침 눈앞에 놓인 참치 카나페가 그런 색이다. “카나페에는 노을 맛 샴페인이 잘 어울려요.” 지나가던 직원이 내게 말했다. 노을 맛 샴페인은 무슨 맛이었던가. “그럼 노을 맛 샴페인 한 잔만 주시겠어요?” 직원은 곧장 내 눈앞에 잔을 가져다 댔다. 놀란 눈으로 잔을 들여다보니 노란빛 해가 담겨 있다.

샴페인을 들어 잔에 가득 붓는다. 무수한 거품들이 노을을 머금고 솟구친다. 그렇게 20초를 기다리니, 노을 맛 샴페인이 완성되었다. 그 맛은 금귤을 닮았다. 껍질의 쓴맛 그리고 텁텁함, 그 안에서 새어 나오는 신맛, 달콤한 여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한 잔을 다 비우고 나니 어느새 달이 떴다.

금귤의 맛을 닮은 노을 맛 샴페인
금귤의 맛을 닮은 노을 맛 샴페인

●08:00PM        
긴 꿈


마지막 밤, 화려하고 싶었다. 콘스탄스 에필리아에서 가장 고급스럽다는 시안 레스토랑(Cyann Restaurant)을 찾았다. 이곳은 와인 평론지인 <와인스펙테이터>로부터 2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와인에 조예가 깊다. 와인의 다양성은 물론, 주문한 음식에 착 붙는 와인을 완벽하게 추천해 준다.

주문을 받는 방식도 특이하다. 음식을 고른다기보다 재료를 고른다. 조리방법, 간의 세기 등 세부적인 사항을 함께 전달하면 셰프가 고객에게 맞게 요리를 내어준다. 물론 그 음식에 맞춰 추천 와인을 즐길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프랑스 요리를 지향하지만, 고객의 입맛에 따라 세이셸 현지 음식, 혹은 아시아 음식도 등장한다. 와인을 어찌나 열심히 음미했는지, 빌라로 돌아와 뻗어 버렸다. 유난히 긴긴 꿈을 꾸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부터 지금까지, 나는 이곳을 그리워하고 있다.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Constance Ephelia Resort
주소: Port Launay Road, Mahe Island, Seychelles
전화: +248 4 395 000 
홈페이지: www.epheliaresort.com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세이셸관광청 www.visitseychelles.co.kr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콘스탄스 에필리아 리조트 www.constanceho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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