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는 달랐던 라라랜드
영화와는 달랐던 라라랜드
  • 김예지 기자
  • 승인 2019.04.02 10: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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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아서 프레몬트 길모어(Arthur Fremont Gilmore)는 낙농장을 구입했고, 그의 아들 벨 길모어(Earl Bell Gilmore)는 가업을 이어 받아 마켓을 조성했다
1880년 아서 프레몬트 길모어(Arthur Fremont Gilmore)는 낙농장을 구입했고, 그의 아들 벨 길모어(Earl Bell Gilmore)는 가업을 이어 받아 마켓을 조성했다

●What a Gourmet City 
인생이라는 찬사를 땅콩에 붙일 줄은


인 앤 아웃 버거(In-N-Out Burger)라면 2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후 두 번째다. 아직 한국엔 없는 ‘미국 3대 버거’, 미 서부 여행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음식으로 꼽히는 집이다. 가장 기본인 더블더블(Double-Double)은 이미 먹어 봤으니, 이번엔 뭔가 색다른 걸로 시도해 보는 걸로. 메뉴판엔 없어 아는 사람만 시킨다는 ‘시크릿 메뉴(Secret Menu)’를 골랐다. 빵 대신 양상추로 패티를 덮은 ‘프로틴 스타일 버거(Protein Style Burger)’를 주문했는데, 음. 괜찮긴 하지만 자꾸만 다른 사람의 버거가 더 커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미국 여행 3일차, 빵이 굳이 당기진 않아도 버거는 빵이다. 오리지널이 답이다.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에서는 전 세계의 음식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에서는 전 세계의 음식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The Original Farmers Market)에 도착한 건 순전히 타이밍이었다. 가볍고 개운한 음식이 절실해질 때쯤. 1934년 오픈 당시만 해도 파머스 마켓에 갈 목적은 장을 보기 위해서였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레스토랑이 대세다. 아시안, 중동, 지중해, 아프리칸 등 세계 음식들이 거대한 푸드코트처럼 모여 있다. 농산물 판매자가 아닌 레스토랑으로 처음으로 입점한 사례는 매기스 키친(Magee’s Kitchen)이다. 블란체 매기(Blanche Magee)와 그의 남편 레이몬드(Raymond)가 파머스 마켓에 모인 농부들의 점심을 만든 게 시그니처 메뉴 콘비프 샌드위치의 시초다. 콘비프 샌드위치는 파머스 마켓을 넘어 로스앤젤레스에서 알아주는 음식이 됐다.

매기스 하우스 오브 넛츠에서 인생 땅콩 잼을 만났다
매기스 하우스 오브 넛츠에서 인생 땅콩 잼을 만났다

아무리 그래도 샌드위치는 무리일 것 같아서. 매콤한 메뉴를 탐색하던 중에 매기스의 또 다른 브랜드인 매기스 하우스 오브 넛츠(Magee’s House of Nuts)를 발견했다. 가게 앞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잼 기계를 유독 신기해하자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잼 한 숟가락을 내미신다. 그 대상이 땅콩이 될 줄은 몰랐어도 가히 ‘인생’이라는 형용사를 붙여야 할 맛이다. 아몬드, 피칸 등 다른 잼도 맛보고는 오리지널 땅콩 잼 한 통을 집어 들었다. “Good Choice!” 블란체 매기의 아들의 아들의 아내 정도 된다는 아주머니는 내 결정에 연신 확신을 얹었다. 단 맛이 전혀 없이도 맛있는 잼이 있다는 것은 알게 됐지만, 인생이라는 찬사를 붙일 만큼 귀한 물건은 하나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오리지널 파머스 마켓
주소: 6333 W 3rd St, Los Angeles, CA 90036
영업시간: 월~금요일 09:00~21:00, 토요일 09:00~20:00, 일요일 10:00~19:00
전화: +1 323 933 9211
홈페이지: www.farmersmarketla.com

이 자리를 빌려 또 하나 추천하는 그랜드 센트럴 마켓의 맛집, ‘G&B 커피’ 2
이 자리를 빌려 또 하나 추천하는 그랜드 센트럴 마켓의 맛집, ‘G&B 커피’

●Happened in La La Land
라라랜드에서 부려 본 호기


“여기, 바로 여기요! 주인공들이 앉았던 그 자리에요.” 영화 <라라랜드>를 10번은 더 봤다는 일행에 의하면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역)과 미아(엠마 스톤 역)의 데이트코스로 등장했다. 로컬 식재료, 레스토랑, 이벤트까지 한데 모인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다운타운에 사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친숙한 장소다. 로스앤젤레스 그 어느 곳보다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로 꼽히기도 하는데, 에그슬럿(Eggslut, 미국), 차이니즈 카페(Chinese Cafe, 중국), 스티키 라이스(Sticky Rice, 태국), 라 토스타데리아(La Tostaderia, 페루). 맛집 리스트만 봐도 그렇다. 후에 영화를 다시 돌려 본 바, 미아와 세바스찬은 사리타스 푸푸세리아(Sarita’s Pupuseria, 엘살바도르)에서 저녁을 먹었다. 

앤젤스 플라이트는 후불 시스템이다. 일단 타고 오르면 매표소가 등장한다
앤젤스 플라이트는 후불 시스템이다. 일단 타고 오르면 매표소가 등장한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1917년 개장 당시만 해도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는 인종차별이 심했단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맞은편에 있는 부촌, 벙커 힐(Bunker Hill)에 사는 백인들만의 장소였고 상인들마저 백인에만 국한됐다고. 양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낑낑대는 부자의 모습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쇼핑을 마친 벙커 힐 주민들이 언덕 위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용했던 교통수단이 앤젤스 플라이트(Angels Flight)다. 마켓 데이트 장면은 희미하지만 <라라랜드>의 그 장면만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오렌지색 기차 안에서 세바스찬과 미아가 키스를 하는 장면.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90m)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기차는 너무도 금방 도착해 버렸다. 게다가 이렇게 덜컹거리기까지 하는데. 영화는 영화다. 


Where are we(우리 지금 어디쯤 있는 거지)?
I don’t know. We are just gonna wait and see(몰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거야).
-영화 <라라랜드> 中

또 타고 싶은 OUE 스카이스페이스의 미끄럼틀
또 타고 싶은 OUE 스카이스페이스의 미끄럼틀

미아가 그날 치마만 입지 않았어도. 앤젤스 플라이트에서 내린 두 사람은 10분 정도 더 걸어 이곳에 올랐을 것이다. 전망대도 전망대지만 투명 미끄럼틀(Sky Slide)로 유명한 OUE 스카이스페이스(OUE Skyspace)는 로스앤젤레스에 왔다면 한 번쯤 부려 봐야 할 호기다. ‘띵’. 엘리베이터가 막상 70층에 다다르자 일행들이 머뭇대기 시작했다. “저요!”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당차게 손을 들었다. 한 층을 시원하게 미끄러져 내려온 것도 모자라 너무 짧은 게 아니냐며 또 한 번 도시 위를 호탕하게 탔다. 미끄럼틀에 미세한 금이 가 있다는 둥 지인의 짓궂은 농담에 마음이 콩닥댔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인 것을. 내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은 몰랐다는 후담을 들은 건 나중 일이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
주소: 317 S Broadway, Los Angeles, CA 90013  
영업시간: 매일 08:00~22:00
전화: +1 213 624 2378
홈페이지:  www.grandcentralmarket.com

OUE Skyspace
주소: 633 W 5th St #840, Los Angeles, CA 90071
운영시간: 매일 10:00~21:00
전화: +1 213 894 9000
홈페이지: oue-skyspace.com

▶HOTEL in Hollywood
드림 할리우드(Dream Hollywood)

로스앤젤레스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부티크 호텔 중 하나. 2016년 오픈해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에 룸, 서비스, 음식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할리우드라는 위치의 특성상 톱 셀러브리티들의 출입이 잦다. 할리우드 사인이 내다보이는 10층 루프톱에 있는 수많은 스타들의 사인이 그 증거다. 최근 2층 미팅룸에서는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이 인터뷰를 했고, 카디비(Cardi B)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화보를 찍기도 했다고. 호텔 옆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큰 중식당인 ‘타오(TAO)’가 있다.

주소: 6417 Selma Ave, Hollywood, CA 90028
전화: +1 323 844 6417
홈페이지: www.dreamhotels.com/hollywood

 

글·사진 김예지 기자 
취재협조 로스앤젤레스관광청 kr.discoverlosange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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