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영화 같아,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현실이 영화 같아,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 김예지 기자
  • 승인 2019.04.02 10: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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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Scene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


애초에 오후를 싹 비웠다. 골프장이 딸린 리조트에 있을 법한 이 카트를 타기 위해서.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투어는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프렌즈> 등 수많은 영화와 TV 쇼를 제작한 워너 브로스(Warner Bros.)의 세트장을 둘러보는 투어다. 카트 드라이버 겸 가이드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시동을 걸었고, 그녀의 폭로는 2시간이 넘게 계속됐다.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투어에서는 영화나 쇼에 등장한배경과 소품을 볼 수 있다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투어에서는 영화나 쇼에 등장한 배경과 소품을 볼 수 있다

보이고 들리는 대로 믿었으니 얼마나 순진했던가. <겨울왕국>에서 크리스토프가 설산을 오르던 소리는 누군가가 다리에 얼음을 달고 달리는 소리, <워킹데드>의 좀비가 내는 소리는 사실 크리스피 치킨을 먹는 소리였다니. <프렌즈>의 현실이 더 압권이었다. 주인공들이 종종 갔던 뉴욕 센트럴파크는 실제로 보니 삼각형 모양의 조그마한 잔디밭에 불과했다. “배우들이 이 잔디밭에 앉아 있는 클로즈업 샷과 실제 뉴욕 센트럴파크를 찍은 전체 샷을 이어 붙이는 거죠. 삼각형은 공간 활용의 문제인데, 촬영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화면에서는 사각형으로 비칠 수 있어요.” 몇 시즌을 속았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사용된 의상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서 사용된 의상들

두터웠던 환상들이 한 겹씩 뜯어져 나가는 기분이었지만, 낱낱이 드러나는 실상들이 오히려 영화처럼 느껴졌다. 사운드 스테이지(Sound Stage, 철벽 방음 시스템 덕에 붙여진 이름)라고 불리는 독립된 건물 안에 들어섰을 땐 영락없는 경찰서의 모습이었다.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디텍티브스(The Detectives)> 촬영이 진행 중이라 사무실뿐만 아니라 취조실, 부검실까지 꾸려져 있었다. “40분 분량의 에피소드를 한 편 만드는 데 8~10일이 걸려요. 보는 사람의 단 한 장면을 위해 찍는 사람은 같은 장면을 다른 각도로 반복해 찍어야 하니까요.” 카메라 빛 반사를 막으려 창문을 특수 제작하고 벽을 세우고 허무는 일은 스테이지에서 일도 아니다. 

'그렘린'의 디글부인의 집
'그렘린'의 디글부인의 집
'프렌즈'의 센트럴 퍼크 카페
'프렌즈'의 센트럴 퍼크 카페

카트를 타고 시작점으로 되돌아가는 길. “세트로 쓰이는 건물은 대부분 본래의 기능을 해요. 박물관 안 여자 화장실까지도(웃음).” 소방서를 지나는 이 시점에 호접지몽(胡蝶之夢)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영화와 현실의 차이에 있어 아주 뜬금없는 개념도 아니거니와 꿈에서 헤어 나오기까지가 고됐던 것이다. 아주 잠깐 졸았다. 


워너 브로스 스튜디오 투어
주소: 3400 W Warner Drive, Burbank, CA 91505
운영시간: 매일 08:30~15:30(30분 간격)
요금: 성인 69USD, 어린이(만 8~12세) 59USD
전화: +1 818 977 8687
홈페이지:  www.wbstudiotour.com

 

●becoming A Star
할리우드 스타를 향한 길


로스앤젤레스에서 등산을 한 이유는 단순하다. ‘HOLLYWOOD’ 사인에 가까워지고 싶어서. 할리우드에 입성하는 일은 녹록치가 않았다.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의 한 구역인 마운틴 할리우드 트레일(Mt. Hollywood Trail)은 가파르지 않은 듯하면서도 가팔랐다. 흐리한 하늘에 안개까지 자옥한 오후는 장르로 치면 멜랑꼴리한 멜로에 가까웠다. 곁에 있지만 곁에 있지 않은 듯. 로스앤젤레스 도시의 전경은 산등성이에 폭 숨었다가도 가끔은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줄 것처럼 굴었다. 

그리피스 천문대에 가실 땐 부디 하늘이 맑기를, 두꺼운 자켓을 꼭 챙기시기를
그리피스 천문대에 가실 땐 부디 하늘이 맑기를, 두꺼운 자켓을 꼭 챙기시기를

2시간의 하이킹 끝에 도착한 곳은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천문학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핑크빛 노을을 보기 위한 마무리 일정이었다. 그리피스(Griffith J. Griffith)라는 분께는 좀 죄송한 말이긴 하다. 세상 모든 이들이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는 로스앤젤레스시에 사유지를 기부했고, 천문대는 1935년 오픈 이후 지금까지 무료로 열려 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해가 질 때까지는 15분 정도 남았다. 천문대 안에 있는 ‘푸코의 추(Foucault Pendulum)’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천장에서부터 매달린 추가 왔다 갔다 움직임을 반복하며 지구의 자전을 증명한다는 원리는 여전히 어렵지만 7분마다 쓰러지는 핀을 보고 있는 시간은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기다리던 7분이 됐는데 어라? 핀이 넘어지다 말았다. 도통 이런 일이 없다는데. 

마운틴 할리우드 트레일 위에서. ‘할리우드’가 점점 다가온다

다음 핀은 납작 엎드렸으므로. 찜찜함은 여운이라는 더 괜찮은 감정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왔을 때 해는 이미 별과의 교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핑크는 아니고 새빨갛게. 아쉬운 맘인지 뭔지, 산불이 난 것 같다며 그만 실없는 농담을 내뱉고야 말았다. 온 반나절을 함께했으니 이제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나. 지금 생각하면 할리우드식 유머였다.  

그리피스 천문대
주소: 2800 East Observatory Road, Los Angeles, CA 90027
운영시간: 화~금요일 12:00~22:00, 토~일요일 10:00~22:00(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전화: +1 213 473 0800  
홈페이지: griffithobservatory.org

 

▶travel  info

AIRLINE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이 인천-로스앤젤레스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1시간. 

TRANSPORTATION
렌트를 하지 않는다면 우버(Uber)가 유용하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된 도시인 만큼 자전거나 전기스쿠터도 자유롭게 탈 수 있는데 전기스쿠터 앱으로는 라임(Lime)이나 버드(Bird)가 대표적이다. 앱을 다운받아 거리에 주차돼 있는 스쿠터의 QR 코드를 찍으면 주행거리만큼 가격이 책정되는 식이다. 잠자는(Lock) 스쿠터를 깨우면(Unlock) 1USD를 기본으로 1분당 0.15USD씩 붙고 주차 후 등록된 카드로 정산된다. 

TOUR
다저스 스태디움 투어(Dodgers Stadium Tours)

LA 다저스의 경기장부터 뒤편에 숨은 시설까지 둘러볼 수 있는 가이드 투어. VIP 관중석과 전설의 중계 아나운서 빈 스컬리(Vin Scully)의 프레스 박스, 트로피 갤러리 등이 코스에 포함된다. 군데군데 류현진 선수의 흔적을 찾는 일과 기념품 숍 방문은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주소: 1000 Vin Scully Avenue, Los Angeles, CA90012
운영시간: 매일 10:00, 11:30(80~90분 소요)
요금: 성인 20USD, 청소년 및 어린이(만 14세 이하) 15USD 
홈페이지: www.dodgers.com/tours


무비 로케이션 투어(Movie Locations Tour)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던 장소를 되짚는 버스 투어다. 다운타운을 지나 유니온스테이션에 잠시 정차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2시간 코스로 진행된다. 버스 안 화면을 통해 지나가는 장소가 등장했던 영화를 보여 주며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투어인 만큼 할리우드, 특히 고전영화에 친숙한 여행자에게 추천.

운영시간: 4~9월 수~일요일, 10~3월 수·금·일요일 09:30 또는 12:30(시간 및 픽업 가능 호텔 홈페이지 확인)
요금: 성인 55USD, 어린이(만 3~11세) 40USD
전화: +1 800 959 3131
홈페이지: www.starlinetours.com

SHOPPING
웨스트필드 센츄리 시티(Westfield Century City)

식사, 커피, 쇼핑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한 오픈형 복합쇼핑몰. 천장이 뻥 뚫려 있으니 오래 머물러도 답답하지 않다. 노드스트롬(Nordstrom), 블루밍데일(Bloomingdale),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을 포함해 200여 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아웃렛 가격과 비하겠냐마는 백화점 한 귀퉁이에는 늘 기회가 있다. 블루 보틀도 찾을 수 있다.

주소: 10250 Santa Monica  Boulevard, Los Angeles, CA 90067
운영시간: 월~목요일 11:00~21:00, 금~토요일 10:00~22:00
홈페이지: www.westfield.com/centurycity

BOOKSTORE
더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중고서점인 것을 가장 오래됐다고 오해할 뻔했다. 2005년에 생겼고, 중고서적이 아닌 새 책도 판매한다. 한쪽 벽을 빼곡하게 채운 오랜 액자들과 소파, 앤티크 소품에 나무와 책이 뒤섞인 냄새까지. 미국 내 각종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평을 받기도 할 만큼 독특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전에 가 본 적이 있다면,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영감을 얻었다는 포르투갈 포르투의 렐루 서점(Livraria Lello)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주소: 453 S Spring Steet, Los Angeles, CA 90013
운영시간: 일~목요일 10:00~22:00, 금~토요일 10:00~23:00
전화: +1 213 488 0599
홈페이지: lastbookstorela.com

 

글·사진 김예지 기자 
취재협조 로스앤젤레스관광청 kr.discoverlosange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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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리 2019-04-11 10:51:47
와우~ 정말 영화같은 현실이네요 ^^ 티라운지에는 이 지역이 없어서 아쉬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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