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오빠 한종대 크리에이터 '오빠라고 불러다오'
반둥오빠 한종대 크리에이터 '오빠라고 불러다오'
  • 강화송 기자
  • 승인 2020.03.02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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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오작교.
45만 유튜버, ‘반둥오빠’가 떴다.

스포일러가 나쁜 줄 알고 있지만, 좀 해 보겠습니다. <트래비> 4월호에는 인도네시아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무려 3명의 에디터가 함께 취재를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취재에 동행했던 이들 중에는 특별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 다들 그를 보곤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건넵니다. 아마도 오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만, 그를 반둥오빠라고 부르더라고요. 어딜 가도 반둥오빠를 외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튜버로 활동 중인 반둥오빠, 한종대를 소개합니다. 인스타그램 Bandung_oppa 

아빠, 까바르(Apa Kabar), 맞나요?
준비가 철저하네요(웃음). ‘안녕하세요’를 인도네시아어로 하면 ‘아빠, 까바르’. 정확한 발음입니다.


다행이네요, 그래서 안녕한가요?
아, 네 안녕합니다. 좀 더 긴 소개를 원하는 눈빛이네요.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반둥오빠(Bandung Oppa), 한종대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반둥, 땅꾸반 프라후 화산 ©트래비
인도네시아 반둥, 땅꾸반 프라후 화산 ©트래비

반둥오빠, 무슨 뜻인가요?
반둥 지역을 좋아하는 오빠라는 뜻이에요. 제가 처음으로 떠났던 해외 여행지가 바로 반둥이에요. 반둥은 인도네시아 자와섬 서쪽(West Java)에 위치해 있고 인도네시아에서 3번째로 큰 도시예요. 해발 780m에 위치한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 날씨가 아주 매력적인 곳이죠. 연중 22도를 유지해요. 사방이 화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점도 쾌청한 날씨에 한몫하는 것 같아요. 토양도 비옥해서 20세기부터 네덜란드인들에 의해 피서지, 휴양지로 개발되었어요. 당시 유럽은 아르데코(Art deco) 시대였죠. 그 시대적 배경을 가득 머금은 탓에 반둥은 ‘자바의 파리’라고도 불려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고속도로를 달려 약 3시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어요. 덕분에 자카르타 사람들의 주말 여행지로 사랑받죠, 마치 강원도 대관령 같은 느낌이랄까.


반둥오빠 채널에는 어떤 콘텐츠가 업로드되나요?
한국인이 체험하는 인도네시아의 문화, 또는 한국 문화를 인도네시아에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모든 콘텐츠를 인도네시아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 시청자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열렬한 관심 덕분에 4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저와 인도네시아 구독자분들의 관계는 스타와 팬이 아니라, 그냥 친구 같은 사이에요. 조금 어벙하지만 인도네시아를 사랑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사랑해 주는 것 같아요.

푸르게 펼쳐진 반둥의 녹차밭 ©트래비
푸르게 펼쳐진 반둥의 녹차밭 ©트래비

인도네시아어는 어떻게 배웠나요?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어요. 저의 학교는 2중 전공이 필수인지라, 어떤 수업을 들을까 심히 고민했죠. 그렇게 고민을 가진 채로 군대에 가게 되었고, 군대에서 만난 후임에게 인도네시아어의 매력을 전파받게 되었어요. 어쩌면, 인도네시아어를 배울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운명이었을지도 몰라요.


지금의 반둥오빠를 있게 만든 군대 후임과는 연락을 하고 있나요?
아니요. 그러고 보니 연락을 안 한 지 정말 오래됐네요. 당장 내일 연락해 보겠습니다. 근데 왜 먼저 연락을 안 하지?(웃음)

자카르타에 위치한 뮤지엄 마칸
자카르타에 위치한 뮤지엄 마칸
인도네시아 삼보자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오랑우탄
인도네시아 삼보자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오랑우탄

인도네시아어, 엄청 어려울 것 같은데?
인도네시아어는 한국인이 가장 배우기 쉬운 언어라고 생각해요. 인도네시아어는 글자를 따로 배울 필요가 없어요. 영문 알파벳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죠. 배우지 않고도 언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에요. 베트남, 태국, 중국 등에 있는 성조도 없어요. 쉽게 읽을 수 있으니,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죠. 인도네시아어의 문법은 상당히 간단해요. 우선 시제에 따른 단어 변화가 없죠. 단지 ‘어제’와 같은 단어가 추가되면 과거 시제로 변하는 것이죠. 또 위치에 따른 단어 변화도 없어요. 예를 들면 영어로 ‘나’라는 단어는 ‘I, Me, My’ 등으로 변화하잖아요. 인도네시아어는 ‘Saya’만 사용하면 돼요. 배울 게 그리 많지 않으니, 단어만 외우면 됩니다. 제2외국어를 고민하고 있다면 인도네시아어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정말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혹시 각 섬마다 언어가 다르지는 않나요?
네, 물론 조금씩 다르죠. 인도네시아 표준어는 ‘바하사 인도네시아(Bahasa Indonesia)’에요. 바하사는 언어라는 뜻이죠. 이 언어를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어 조금씩은 다르지만 문법적, 어휘적으로 공통점이 있어 대화가 가능해요.

 

혹시 구독자들이 본인을 부르는 애칭이 있나요?
그냥 오빠 또는 반둥오빠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워낙 친구 같은 이미지라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는 편이에요. 그럴 때마다 너무 행복해요. 더 격하게 저를 반겨 줬으면 좋겠어요. 어깨가 으쓱거리게.


혹시 인도네시아 남성분들도 본인을 오빠라고 부르나요?
네, 보통은 그렇게 불러요. 행복합니다, 만인의 오빠라니.


저도 오빠라고 불러야 하나요, 오빠?
사양하겠습니다.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둥오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둥오빠

반둥오빠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찾아도 매력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좋아하는 걸까?’라고 들리는데…(웃음) 맞나요? 저는 사실 ‘한국 오빠’를 떠올렸을 때 등장할 만한 얼굴은 아니죠. 


네….

너무 격하게 공감하진 말아 주세요(웃음). 아이돌처럼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고, 배우처럼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 주는 이유는 뭐랄까, 제가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연인처럼 대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인도네시아가 너무 궁금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해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 문화에 정말 관심이 많아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문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요. 일종의 짝사랑인 셈이죠. 그들이 열렬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어느 ‘오빠’가 인도네시아어로 인도네시아 문화를 경험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반둥오빠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오작교 같은 느낌이네요.
와, 그 말 너무 좋네요. 앞으로 제가 써먹어야겠어요. 제가 인도네시아와 한국을 연결해 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아, 저의 매력이 하나 더 생각났어요. 


매력이 넘치는 편인가 봐요.
제가 인도네시아에서 팬미팅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어느 이부(Ibu)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어요.


이부(Ibu)가 뭐죠?
이부는 한국어로 어머니, 부인, 아줌마라는 뜻이에요. 나이가 꽤 있으신 아주머니 한 분이 저를 보기 위해서 한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었죠. ‘제가 그렇게 좋으세요?’라고. 아주머니가 답했어요. 본인은 이민호의 팬이라고, 하지만 만질 수가 없다고. 이민호는 만질 수 없지만, 이민호 동생인 반둥오빠는 만질 수 있어 좋다고. 제가 이민호를 닮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류가 워낙 유행인지라, 한국인이 지나가면 가끔 ‘이민호 동생’이 지나간다고 표현하거든요.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몇 번 정도 여행했나요?
6번 정도 여행한 거 같아요. 횟수가 적은 대신 한 번 올 때마다 한 달씩 체류하는 편이에요. 틈새 상식으로 30일 이내 체류시에는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요. 30일부터 60일까지는 관광비자를 받고 체류할 수 있답니다.


한 달 동안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려면 돈이 많이 들겠어요.
사실 그렇게 많이 드는 편은 아니에요. 인도네시아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들의 집에서 머물 때도 있고, 식사는 현지식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덜 드는 것 같아요.

자카르타의 밤은 밝다
자카르타의 밤은 밝다

<트래비> 독자에게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추천한다면?
예상했겠지만 반둥이요. 반둥은 미식과 쇼핑, 관광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요. 반둥 시내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이동하면 등장하는 ‘렘방(Lembang)’도 아주 좋아요. 웅장한 산과 시원한 계곡을 만나 볼 수 있죠. 최근 예능 프로그램 <배틀트립>에 반둥이 등장해서 많이들 찾는 것 같아요. ‘브라가 거리’는 꼭 가 보세요. 이곳은 술집과 다양한 식당들이 즐비한 여행자 거리에요. 유럽 양식의 건물들이 눈에 띄게 많아 반둥이 왜 ‘자바섬의 파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트래비>와 함께 취재한 발릭파판도 정말 좋았어요. 발릭파판은 보르네오섬 동쪽에 위치한 도시예요. 자세한 이야기는 더 하지 않을게요. <트래비> 4월호를 기대해 주세요.


인도네시아 음식은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잘 맞을까요?
당연하죠. 인도네시아에는 천개의 맛이 있다고 표현해요. 그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음식이 가득하죠.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와룽(Warung)’에서 사 먹는 현지 음식들이에요. ‘와룽’은 인도네시아어로 레스토랑을 뜻해요. 음식을 시킬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슨독(Sendok)’을 달라고 하는 것이에요. 슨독은 숟가락을 뜻하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손을 이용해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꼭 염두에 두셔야 하죠. 사떼(Sate, 꼬치구이), 나시고렝(Nasi Goreng, 볶음밥), 른당(Rendang, 소고기 조림), 가도가도(Gado Gado, 땅콩소스 샐러드)는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인도네시아 대표 먹거리에요.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한국 음식 한 가지를 추천한다면?
‘마우 마깐 떡볶이 빠랑?(Mau Makan Tteok bokki bareng?)’


무슨 뜻인가요?
나랑 떡볶이 먹고 갈래?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콘텐츠 방향은?
첫 번째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을 더 자세히 알려 주고 싶어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 관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90%가 무슬림이에요. 무슬림 사람들이 한국을 여행하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당, 기도할 수 있는 사원 등 한국 내에 갖추고 있는 제반 시설을 콘텐츠로 소개해 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제공하고 싶어요. 인도네시아 쇼핑몰을 둘러보면 일본 식당이 대부분이에요. 아주 매콤하고 달콤한 분식집 떡볶이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45만 유튜버로서,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사실 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항상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는 말이 있어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주제 중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장 궁금해 할 법한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어 보세요.


인도네시아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어메이징(Amazing). 알면 알수록 놀라워요. 무려 1만7,504개의 섬. 하루마다 1개의 섬을 여행하면 47년이 넘게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곳에 약 2억6,0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살고 있어요. 어딜 가도 새로운 풍경이고, 어딜 가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죠.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몇 가지 단어를 꼭 기억하세요. 에낙(Enak)과 프다스(Pedas). 에낙은 ‘맛있다’라는 뜻이고 프다스는 ‘맵다’라는 뜻이에요. 현지 음식을 먹고 적절한 리액션을 해 주면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반둥오빠를 사랑해 주는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한마디?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여러분들의 친구, 그리고 웃긴 한국 오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강화송 기자  사진 이성균 기자  사진제공 한종대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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