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형의 캐나다 배낭여행 일기 1
채지형의 캐나다 배낭여행 일기 1
  • 트래비
  • 승인 2006.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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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세계일주의 장도에 오른 travie writer 채지형 씨가 아프리카와 유럽, 지중해 연안 도시들을 돌아 아메리카 대륙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 여행의 시작으로 캐나다를 선택,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2주에 걸쳐 캐나다를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트래비 독자들을 위해 글을 보내왔습니다. 그의 캐나다 배낭여행 일기를 6회에 걸쳐 들춰봅니다. 그는 물론 지금도 여행 중이랍니다. 최근에 나눈 소식에 의하면 허리케인이 불던 마이애미를 지나 중미 여행길에 접어들었답니다.


밴쿠버 상. 커피 향 가득한 도시, 밴쿠버  

밴쿠버의 가을은 쓸쓸했다. 아니, 쓸쓸함을 넘어서 허전함으로 가득했다. 오랫동안 바랬던 마음의 투명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밴쿠버의 가을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 6개월을 통과하는 날. 아프리카 대륙의 마지막 여행지인 카이로를 출발, 밴쿠버에 사뿐 발을 내렸다. 향긋한 커피 향과 멀리서 들리는 잔잔한 음악이 다른 세계에 진입함을 일깨워줬다. 그저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공간을 약간 옮겨왔을 뿐인데 마음은 여전히 아프리카에 있는 지, 한동안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기만 했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사방에서 밀려드는 차들 때문에 길 한번 건너려면 수십 번 움찔거려야 했는데, 이곳에서는 무려 10미터 전에 차를 세우고 지나가라고 손짓하는 것이 아닌가. 사람을 우선시하는 차들을 보며 촌닭처럼 어찌할 바 몰라 하며 여전히 서 있는 나. 관성의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밴쿠버 가을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따뜻한 옷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가방에는 여전히 섭씨 40도를 오르내릴 때 입던 민소매 옷들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밴쿠버의 명동으로 불리는 랍슨 스트리트(Robson Street). 쇼핑 일번가답게 화려한 옷들이 즐비했지만, 옷 가게보다도 커피 숍이 더 많아 보였다. 카이로에서 만났던 독일 친구 피터 말대로 랍슨은 커피 애호가들의 천국이었다. 

한동안 커피숍에서 흘러나오는 은근한 향을 맡으며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반가운 한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여행사와 음식점, 슈퍼마켓이 줄지어 있는 것이 아닌가. 최근 이민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밴쿠버라더니, 그 말이 실감났다.

두툼한 점퍼를 장만하고 나니 마음을 데우고 싶었다. 밴쿠버에 둥지를 틀고 있는 선배와 후배를 불러내, 오랜만에 한국 식당에 가서 감자탕에 수다를 한판 나누고 나니, 6개월간 저 세포 구석에 처박아 뒀던 소주 한잔의 흥겨움이 되살아났다. 

준비 끝. 이제 지구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는 환상의 도시 밴쿠버를 제대로 만날 차례였다. 시내 어디에서든 10분만 나가면 울창한 산림이 나타나고 낚시며 카누를 즐길 수 있으며, 밤에는 도시의 화려함을 가지고 있다는 매력적인 도시. 

밴쿠버를 느끼기 위해 발길을 옮긴 곳은 밴쿠버 고고학 박물관이었다.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대표적인 대학인 UBC(University of British Colombia) 부근에 자리한 고고학 박물관은 밴쿠버의 뿌리를 만나기 좋은 곳이었다. 

캐나다의 원주민인 퍼스트 내이션들이 남긴 문화와 예술품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었다. 때마침 15미터의 유리벽으로 만들었다는 홀에서는 퍼스트 내이션들의 전통 춤이 공연되고 있었다. 그들의 마스크는 우리의 하회탈을 생각나게 했다. 

퍼스트 내이션들의 토템 기둥에는 새나 곰 등 캐나다에 있는 동물들을 위주로 한 기둥에 여러 개의 그림이 조각돼 있는데, 그 이유는 토템 기둥을 책처럼 생각하고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템 기둥 하나 하나에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옛날 우리나라에서처럼 토템이 기원이나 숭상의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 책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빌 레이드(Bill Reid)의 ‘까마귀와 첫 사람들’(The raven and the first man) 앞에는 꼬마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엄마는 그저 아이들이 하는 대로 지켜보다가 가끔 칭찬을 해 주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박물관에 가서도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가며 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교육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이들의 선조들을 만난 후, 밴쿠버의 젊은이들을 보기 위해 UBC의 학생회관에 들렀다. 여느 나라 학생회관처럼 UBC의 학생회관은 생기로 가득하다. 그들과 오랜만에 흥겨움을 나누며 떠들다 보니,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의 쓸쓸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캐나다 여행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부풀어 올라왔다.  

캐나다 서부, 배낭여행 OK

세계에서 가장 큰 땅덩이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 개별 배낭여행으로 광활한 캐나다를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캐나다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이들이 일반 패키지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저 눈을 즐겁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연과 마음을 통하고 진정한 캐나다 여행을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스스로 여행을 계획하는 개별 배낭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캐나다는 배낭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숙박과 교통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 도시간 이동은 무스 트래블 네트워크(www.moosenetwork.com)나 그레이하운드(www.greyhound.co.kr)와 같은 버스나 비아 레일(www.viarail.ca)과 같은 기차를 이용하면 되고 숙박은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면 된다. 유스호스텔은 하루 20달러~30달러 수준으로 직접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캐나다 = Travie Writer 채지형 pinkpuc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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