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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 시선을 두는 곳마다 먹을 것 천지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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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두는 곳마다 먹을 것 천지 

외국인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항상 먹고 있어요!”라고 불평한다. 아니면 기뻐하는 것일까? 사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많이 먹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만 적은 양을 자주 먹을 뿐이다. 말레이시아의 거리 도처에는 음식이 널려 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수많은 음식점들을 절대 지나치지 못한다고 한다. 

길거리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갖가지 종류의 음료수가 있다. 무더운 말레이시아의 기후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적이다. 빨대를 꽂은 팩과 병에 담긴 음료수는 어디서든 살 수 있다. 병을 가져가고 싶다면 병 가격을 지불해야 하며, 음료만 비닐 백에 담아 갈 수도 있다. 시원한 빙수를 파는 노점도 있다. ‘첸돌(chendol)’이나 ‘ABC’는 삶은 팥을 넣어 우리네 팥빙수와 비슷하지만, 깍지콩, 콩가루로 벌레처럼 만든 젤리, 옥수수, 해초로 만든 젤리, 은행 등 그 위에 얹는 고물의 종류가 조금 다르다. 사용하는 재료와 빙수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마지막에 설탕 시럽과 연유, 코코넛 크림을 끼얹어 달콤하게 만들면 빙수는 완성된다. 먹음직스럽겠지만, 이 나라의 세균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은 몇 주 동안 참는 것이 좋다. 

‘케이크’라 불리는 음식은 대부분 튀긴 것으로, 짭짤한 맛이 특징이며 고기를 넣기도 한다. 가장 인기 있는 코니시 파스티(cornish pasty)는 카레 퍼프(curry puff)라고도 불리는데, 튀김만두와 비슷하다. 안에는 감자와 계란, 닭고기를 카레에 버무린 속이 들어 있다. 이외에도 향신료를 첨가한 머핀, 다양한 맛의 스프링롤, 튀긴 고추와 양파, 향신료를 얹은 밥과 뿌리음식인 얌(yam)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말레이시아의 전통 떡은 찹쌀가루를 쪄서 만든다. 넓은 쟁반 위에 떡 반죽을 펼쳐 놓고 그 위에 코코넛 크림을 얹은 것, 쌀가루를 야자 설탕이나 콩고물과 섞어 바나나 잎으로 싼 다음 쪄낸 것, 향기 나는 잎으로 만든 작은 틀에 넣은 것, 쫄깃쫄깃한 연녹색의 떡에 하얀 코코넛 가루를 묻힌 것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 다양한 색깔의 떡은 마치 진열장에 보석을 올려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길거리 음식 중에는 ‘미(mee)’라고 불리는 다양한 형태의 국수도 흔하다. 쌀이나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건조하거나 튀긴 것 등이 있다. 여기에 카레 소스를 끼얹고 고기나 채소를 올리거나 육수를 붓는다. 국수와 비슷한 인도 음식 중에는 핫케이크처럼 생긴 로티가 있다. 로티는 얇은 것과 두꺼운 것, 속을 채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등이 있다. 이것은 과자처럼 카레에 찍어 먹을 수도 있고, 주식으로 먹기도 한다. 말레이시아의 인도인은 로티를 쌀밥보다 좋아하며 매일 먹는다. 

구운 고기를 꼬치에 끼운 사테(sate)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특산품이다. 마을에는 사테를 파는 상인이 꼭 있다. 자전거 뒤에 숯불을 올리고 돌아다니다가 손님이 부르면 어디서든지 좌판을 펼치고 숙달된 솜씨로 연기를 피우며 꼬치를 굽는다. 이때 풍기는 냄새는 건너편에 앉은 사람까지 침을 흘리게 할 정도로 유혹적이다.

혹시 안 먹는 음식 있으세요?

이슬람교에는 금지된 음식인 하람(haram)이 있다.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오직 특별한 방법으로 도살된 할랄(halal)뿐이다. 이들은 가축을 도살할 때 날카로운 칼로 단숨에 목을 베어 죽이고, 동물의 피는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여 동맥에서 완전히 빼낸 다음 고기를 발라낸다. 말레이시아의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고기는 수입된 것이라 할지라도 할랄이다. 어떤 주부는 정말 신선한 고기를 쓰기 위해 시장에서 살아있는 닭을 사와 직접 잡기도 한다. 

힌두교도나 시크교도는 소고기를 먹을 수 없다. 힌두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을 수는 있지만, 먹는 사람은 드물다. 엄격한 불교도는 계란을 먹지 않고, 치즈나 유제품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은 콩이나 밀가루의 글루텐으로 단백질을 섭취한다. 

사람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할 때는 “혹시 안 먹는 음식 있어요?”라고 확실하게 물어봐야 한다. 이 방식이 너무 노골적인 것 같으면 “양고기 다리 구이를 하려고 하는데 혹시 더 좋아하는 것 있으세요?”라고 묻는다. 만약 손님이 채식주의자라면 이때 주인에게 말해 줄 것이다. 채식주의자를 초대하기 전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 특별 요리를 대접받고 행복해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고기를 먹는 광경을 보는 것조차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사실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보통 초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높은 카스트의 보수적인 힌두교도는 순수한 놋쇠 그릇에서 조리된 음식만을 먹으므로 역시 초대에 응하지 않는다.


* 큐리어스 시리즈는 도서출판 휘슬러에서 출간한 '큐리어스 시리즈'에서 발췌,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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