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케언즈 - 달에서도 보이는 신비한 바다세상
호주 케언즈 - 달에서도 보이는 신비한 바다세상
  • 트래비
  • 승인 2006.0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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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가 떴다. 손끝으로 긴장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이내 연신 카메라 셔터만 누른다. 그린섬을 중심으로 바다는 예전에 알고 있던 옥빛이나 청빛이 아닌 오묘한 빛깔과 그림으로 넋을 빼놓고 있었다. 바다가 그런 표정을 지을 줄은 예전에 미쳐 몰랐다. 

 

 호주 케언즈에서 잘 노는 세 가지 방법  

첫째, 대보초 안팎으로 샅샅이 즐기기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다. 이곳은 산호초가 장장 2,000km에 걸쳐 군을 이루고 있어 세계적인 명소가 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대보초). 시드니 하버와 에어즈락과 함께 호주를 상징하는 3대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파푸아뉴기니 남부 플라니강 어귀에서 호주 시드니 위쪽까지 면적 20만7,000km2. 길이 약 2,000km. 너비 약 500~2,000m에 이르는 거대한 산호초 밭을 일컫는다. 숫자로 나열된 이 규모가 이해가 안 간다면 호주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시드니와 북동부 해안에 위치한 케언즈까지 걸리는 편도 비행시간만 3시간. 인천국제공항에서 대만까지의 거리이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달에서 지구를 볼 때 보이는 유일한 인간이 만든 조형물이라면 리프는 유일하게 보이는 자연물이라고 한다.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 유산의 하나로 지정하기도 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그 규모를 대강 짐작해 볼 뿐이다. 산호초밭들은 대부분이 바다에 잠겨 있는데 호주 북동부의 케언즈 부근에서는 물 위로 돌출해 있는 얕은 산호초군이 많아 관광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헬기 등을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바다와는 또 다른 표정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일상적인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산호와 바닷물, 그리고 빛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추상화는 할말을 잊게 만든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가 현실에

물속에서 만나는 대보초 또한 형언하기 힘든 풍광을 보여준다. 동남아에서와는 다른 남반구만의 다양한 어족들을 만날 수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더 잘 알려진 오렌지색 크라운 피쉬 ‘니모’나 바다 거북을 만나는 일은 이곳에서는 일상적이지만 우리에게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린섬(Green Island)은 케언즈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리프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섬이다. 빠른 유람선으로 케언즈부두에서 45분 정도 걸리는데 이곳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만나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수면에서 1m 내외의 깊이에 다양한 산호초들이 꽃밭처럼 펼쳐져 있다.
수영이나 스노클링은 가장 기본적인 체험거리다. 수영을 하지 못하더라도 구명조끼 입고 오리발과 물안경을 끼면 준비 끝. 섬 주변을 이리저리 헤엄쳐 다니다 보면 물속 구경에 하루가 금방 간다.

글래스보텀(Glass Bottom) 보우트나 반 잠수함을 타 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거리다. 글래스보텀 보우트는 배 밑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한 것이고 반 잠수함은 배의 선창을 깊게 해 배 바닥이 물이 잠긴 상태에서 창을 통해 바닷 속을 보는 것이다. 허가받은 선장이 배 주변으로 먹이를 뿌리기도 하는데(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대보초에서는 먹이 주기나 낚시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형형색색 달려드는 물고기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섬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배가 운항하니 스노클링보다는 더 다양한 어군들을 볼 수 있다.

 대보초 향연의 절정, 스쿠버 다이빙과 헬기투어

좀더 적극적으로 대보초를 만나고 싶다면 스쿠버 다이빙이나 헬맷을 쓰고 바닷속을 걸어 보는 ´오션 워커(Ocean Walker)´만큼 제격인 활동이 없다. 그린섬에서 10km 떨어진 리프안까지 나가는 만큼 더욱 깨끗하고 환상적인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능숙한 강사가 동행하니 초보자라도 체험 다이빙을 할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긴 하지만 대보초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기에는 헬기투어가 제격이다. 그린섬에서 출발해 약 10분 정도 섬 주변을 크게 한바퀴 도는데 짧은 시간이 아쉽고 숨이 막힐 정도다.

바다와 더 친하다고 생각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그린 섬이 아닌 아우터 리프(Outer Reef) 크루즈 회사에서 설치한 폰튼(바지선)까지 나아가 대보초를 탐험할 수도 있다. 그린섬이 대보초의 입구라면 보다 안쪽에 세워진 이곳은 가려면 편도 1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본격적으로 대보초를 느껴보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매우 드물지만 바람이 세게 부는 등 기상조건이 나쁠 때면 뱃길이 고역이 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그린섬 외에도 피쵸리 섬(Fitzory Island) 등으로 나갈 수도 있다. 그린섬 안에서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 식당이 있고 소규모의 악어공원까지 있어 쉬엄쉬엄 구경할 수 있다.

 둘째, 울창한 열대 우림에 흠뻑 빠지기

1억5,000만 년 전 지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북부 퀸즈랜드주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원시 지구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북부 퀸즈랜드에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아마존과 함께 지구촌 산소를 책임지는 열대우림지역이다.

호주 퀸즈랜드주 북부의 열대우림지역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1억5,000만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트리핀(일종의 고사리) 같은 원시 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울창한 수림이 지붕을 이루어 햇빛을 차단하고 그 아래로 또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여러 층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함께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자연 유산이기도 하다.

케언즈와 이웃해 있는 쿠란다(Kurranda)는 열대우림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케언즈에서 북서쪽으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19세기 열대우림을 개발해 열대 과일 농사를 짓고 금을 비롯한 각종 자원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심도시이기도 하다. 이제 이곳은 관광객들이 주로 드나드는 케언즈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발전했다. 열대 우림을 배경으로 한 각종 관광 프로그램과 관광객을 위한 시장이 형성돼 있고 그 옛날 금이나 각종 자원을 실어 나르던 기차는 관광객들에게 추억의 향수를 선사하고 있다. 

레인 포레스테이션(Rain Forestation)은 관광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북부 퀸즈랜드의 열대 우림과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테마 공원이다.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북부 퀸즈랜드 애보리진(호주 원주민)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과 수륙양용차 아미덕(Army Duck)을 타고 열대 우림 지역을 둘러보는 것, 북부 퀸즈랜드 고유의 동물들을 직접 보는 야생동물 공원 프로그램 등이다.

원주민 문화체험을 주도하고 있는 파미기리 문화센터에는 애보리진의 댄스를 공연하고 원주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념품인 부메랑 그리기와 던지기 시범, 창던지기 시범 등을 보여준다. 전통 악기 디지리두를 부는 시범을 해보이기도 한다. 북부 퀸즈랜드의 여러 부족들로부터 유래된 공연은 간결하게 애보리진 댄스의 다양함을 보여주어 인기가 높다.

수륙양용차 아미덕 투어는 이름처럼 땅과 물 위를 함께 갈 수 있도록 개조된 트럭으로 아미덕을 타고 약 30여 분 동안 열대 우림 지역을 돌아보는 것이다. 6개 바퀴로 험한 도로와 수중 운전이 가능하다.

200년 이상된 야자수와 식물들, 독성이 있는 각종 식물들에서 원주민들의 생활에 유용하게 쓰였던 각종 나무들까지 돌아본다. 때론 열대 우림에서 볼 수 있는 곤충이나 동물도 볼 수 있다. 땅으로 때론 물 위로 다니는 코스가 매우 흥미롭다.

야생동물 공원에서는 호주를 대표하는 야생동물인 코알라와 캥거루, 월러비, 움바트, 악어, 딩고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동물에 따라 위험하지 않은 것은 직접 만져 보고 먹이도 줄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도 좋다.

레인 포레스테이션에서는 아시안 음식까지 갖춘 대형 뷔페 식당 등을 갖추고 있어 식사를 포함한 반나절 관광 코스로 제격이다. (www.rainforest.com.au)

쿠란다에서는 호주에서 가장 큰 나비농장으로 꼽히는 ‘오스트렐리안 버터플라이 생츄어리(Australian Butterfly Santuary)’도 들러 볼 만하다. 전세계 2만여 종의 나비종류 중 382종이 호주에 서식하고 있어 호주 나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을 포함한 쿠란다 나비 보호 구역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나비 보호 구역의 하나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비 공원 이웃에는 쿠란다 헤리티지 마켓과 새공원 등이 위치하고 있다. 호주를 상징하는 각종 기념품 등을 판매하며 에뮤 가죽, 캥가루나 악어 가죽 등으로 된 물건도 살 수 있다. 각종 바(Bar)와 식당이 있어 쉬어 갈 수도 있다. 레인 포레스테이션에서 차로 10여 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쿠란다 기차역까지는 5분 거리.  

셋째, 하늘에서 바다까지 모두 내 놀이동산, 열기구

사위가 밝아질 무렵 열을 한껏 머금은 기구는 대지를 사뿐히 박차 올랐다. 열댓 명을 태웠다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가벼운 몸놀림이다. 그리고는 이내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아침 공기를 가른다. 저 멀리 구름 사이로 막 고개를 든 태양빛이 온누리를 밝힌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온 세상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대기에서 맞이한 일출 잊지 못할 추억

새벽 6시경 벌판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리바(Mareeba). 출발 장소다. 출발과 도착 장소를 꼭 집어 어디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은 매일 아침 바람의 세기나 방향에 따라 장소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출발도, 도착도 마리바다.
드문드문 언덕이나 작은 산이 보이긴 하지만 마리바는 케언즈 서쪽에 위치한 평원이다. 일찍부터 열기구가 운영돼 열기구의 메카로도 꼽히는 곳이다.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은 바람의 세기가 가장 열기구 타기에 좋기도 하고 덥기 전이어서 비행에 쾌적하기 때문이다.

 벌판에서는 이미 축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트레일러에서 풍선과 바구니가 내려지기 무섭게 선풍기와 가열기를 동원해 풍선 안에 바람을 넣기 시작한다. 한 바구니 당 파일럿을 제외하고 16명까지 탈 수 있다. 다른 도우미는 안전 수칙 등을 얘기해 준다. 그 벌판에는 저마다 색다른 모습을 뽐내며 여러 대의 열기구가 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준비가 되는 대로 비행을 시작한다. 하나, 두울, 세엣, 서너 대가 줄지어 출발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도 장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졸음을 느낄 새가 없다.

드디어 차례가 왔다. 3~4명씩 몸무게를 고려해 바구니에 나누어 탄다. 한쪽 방향으로 탑승객 전원이 몸을 틀고 무릎을 굽혀 손으로 안전줄을 잡으면 이륙 및 하강 자세다. 잠시 긴장을 느끼는 순간 기구가 떠오른다. 달라지는 고도, 시시각각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기구에 탑승해서 맞이하는 일출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긴다.

 열기구는 마리바 평원을 2회 나눠 운항한다. 한번 운항시간은 30여 분. 열기구 하나를 두 개 조로 나눠 한 조가 하늘을 날면 다른 한조는 차를 타고 쫓아가며 열기구의 움직임을 보게 된다. 물론 1시간 코스를 예약했다면 중간에서 내리지 않아도 된다.

마리바 평원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열대기후에 어울리는 사탕수수 등의 플랜테이션 작물들이 재배되고 광활하게 펼쳐진 평원의 모습은 우리와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띄엄띄엄 집들이 들어서 있고 숲속에는 캥거루가 뛰어다닌다. 흐르는 냇물과 색깔이 다른 밭들이 예쁘다.

잘 훈련된 배테랑 파일럿은 줄을 당겼다 놨다 하며 높낮이를 조절한다. 마을 위에서는 높이 올리고 숲이나 벌판에서는 아래로 낮춰 달라지는 시각 대로 즐기게 해준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보면 30분은 너무 짧기만 하다. 기구는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골고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파일럿이 가이드를 겸해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평원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 주기도 한다. 

두 번에 걸친 비행이 끝나고 어느 벌판에선가 내렸다. 이때부터는 참가자 모두가 열기구 스탭이 된다. 힘을 모아 같이 풍선의 바람도 빼고 바람 빠진 풍선을 잘 접어 정리하기도 한다. 정리된 풍선을 든 모습은 흡사 거대한 아나콘다를 안은 듯하다. 얼핏 일 같지만 즐거운 놀이처럼 구성해 전혀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더욱 재밌고 즐겁다. 서먹하던 다른 여행자들과도 친구가 되는 순간이다. 기구들을 트레일러에 싣고 모두 모여 기념 사진 한 장 찍으면 비행은 끝! 쿠란다에 위치한 차푸카이(Tjapukai) 애보리진 문화센터에서 샴페인을 곁들인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아침부터 ‘웬 샴페인’이냐고? 모두 일원이 돼 무사히 비행을 마쳤으니 이 아니 기쁠쏘냐. 건배라도 해야지. 샴페인 건배에 웃음꽃이 만발이다. 건배 후 나누는 아침식사는 평소보다 두 배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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