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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이 사이에서 이가 빠진 채, 2022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2.01.03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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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강화송 팀장
트래비 강화송 팀장

새해 첫날부터 머릿속이 펄펄 끓는 사골 떡국 같습니다. 뿌옇고 하얗고 뜨겁습니다. 김도 납니다. 당분간 천소현 부편집장의 뒤를 이어 레터를 채우게 됐습니다. 첫 줄부터 현기증이 나는데 이 페이지를 무르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오늘, 저희 마감날입니다. 먼저 <트래비>의 독자님들,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한 살이 늘었고 새해입니다. 이 지면은 일종의 ‘예고편’ 아니겠습니까. 2022년에 대한 <트래비>의 기대와 방향을 가득 적어야 마땅하겠지만, 저는 생각보다 철저하고 꼼꼼하고 세심하고, 뭐 대충 그런 종류 비스름한 사람입니다. 선행학습 이전에는 복습이 필수입니다. 
 
지난해는 여행과 거리가 멀었지만, 처음으로 삶이 여행 같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2021의 조각을 꼽아 보자면, 1월에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등장했고, 3월에는 인도네시아로 출장을 갔다 장염에 걸려 한동안 코로나 포비아로 떨어야 했습니다. 6월에는 결혼을 했습니다. 와이프와 고양이를 획득했습니다. 결혼하는 시점으로부터 코로나는 점점 더 악화되었고, 재택근무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신혼생활 내내 하루 종일 붙어 있으니 참 좋았습니다. 매일 설거지와 걸레질을 했고 고양이 화장실에서 감자를 캐야 했습니다. 기뻤습니다. 제가 신입 때부터 함께했던 Y선배는 이직을 했고(최근에는 결혼까지, 축하축하), 12월에는 C부편집장이 <트래비>를 (잠시) 떠나게 되었습니다(잠시이길 바람). 화살이 쏟아지는데 방패가 걷혔습니다. 후배 K기자는 고슴도치가 되었습니다. 매콤달콤한 2021년이 지났고 이제 2022년입니다. 이 사이에서 이가 빠진 채, 잇몸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새해 첫 <트래비>는 예전과 특별히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틈새의 시간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백신 접종과 오미크론의 틈을 비집고 체코와 괌을 다녀왔습니다. 고슴도치 K기자의 강화도 여행기는 석모도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마포 마을여행 이야기는 천소현 기자가 ‘트래비 부편집장’으로서 지면에 담은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새해답게 ‘마지막’을 가득 긁어모았습니다. 아시죠, 마지막 볶음밥 싹싹 긁어먹을 때가 가장 맛있는 거. 마지막이 많아 새롭게 시작할 것 가득한 2022년 
<트래비>의 첫인사는 여기까지. 

 

<트래비> 강화송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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