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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마음으로 SNS 속 강화도 카페 투어

  • Editor. 곽서희 기자
  • 입력 2022.02.24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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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기엔 쌀쌀하고,
겨울도 아닌 애매한 계절.
이러나저러나, 아무렴 어때.
느슨해진 마음으로 찾은 SNS 속 강화도 카페들.

●대화를 위한 공간
토크라피

101동이냐, 103동이냐. 첫 방문이라면 막막한 게 당연하다. 본관을 포함, 101동부터 104동까지 총 5채의 건물이 모두 카페다.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으려면 여기저기 문을 열어 보고 다녀야 한다는 뜻. 바다가 보이는 자리라면 아무리 똥손일지언정 인생숏 건지기에 실패란 없다.

시그니처 음료는 저온숙성된 쑥 베이스에 은은한 단맛을 더한 ‘쑥 라떼’. 디저트류에선 스콘에 강세가 찍힌다. 플레인 스콘, 얼그레이 스콘, 크랜베리 아몬드 스콘까지. 한입 베어 물자마자 퍼지는 고소함에 머리 위로 느낌표가 떠오른다(!). 늦은 오후, 차 한 잔에 스콘을 두고 오래도록 이야기하며 천천히 하루를 닫고 싶은 곳. 참, 토크라피(Talk+Graphy)는 ‘대화와 관계의 목적을 탐구하며 향유하는 장소’란 뜻이다.


주소: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1691번길 43-12
영업시간:  10:00~21:00
가격: 쑥 라떼 7,000원, 플레인 스콘 4,000원

●일출과 함께 족욕을
꼬리별 베이커리 카페 & 풋스파

매력은 곧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런 의미에서 꼬리별 베이커리는 매력적이다. 서해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시켰기 때문. 바다 쪽으로 뚫린 통창과 테라스 좌석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바다를 보며 족욕할 수 있는 풋스파존을 조성한 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매력이 한층 배가된다. 아침 7시에 매장을 오픈하는 ‘일출 이벤트’가 열린다. 사전 예약을 통해 오픈 첫 타임으로 풋스파를 이용하면 떠오르는 해를 보며 따끈한 족욕을 즐길 수 있다.

공간의 매력에 묻히기엔 베이커리 라인업이 막강하다. 콩고물이 듬뿍 뿌려진 ‘강화사자발쑥인절미’부터 쌀가루로 만든 ‘강화 속노랑 고구마 깜빠뉴’까지. 강화도 특산물로 만든 메뉴들을 고르면 적어도 후회는 없다.

주소: 강화군 길상면 해안남로 138  
영업시간: 월·수~금요일 10:00~20:30, 토~일요일 07:00~20:30(화요일 휴무)
가격: 아메리카노 5,500원, 풋스파 1인 1만원

●사방으로 펼쳐지는 서해
숲길따라

오로지 위치만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 카페들이 있다. 숲길따라가 그렇다. 바다 바로 앞에 세워진 덕에 아무 좌석이나 골라잡고 앉아도 서해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바다를 통창 너머로 보고 싶다면 1층 창가로, 동검도와 영종대교까지 넓은 화각으로 보고 싶다면 2층 루프톱으로 향하자.

경치만 봐도 일단 90점인데, 나머지 10점은 커피 맛이 채운다. 원두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의 신선한 커피만을 제공하기에 신맛 제로, 고소함 가득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곁들여 먹을 디저트는 ‘흑임자 생크림 케이크’나 ‘얼그레이 생크림 케이크’ 정도면 충분하다.

주소: 강화군 길상면 해안남로 309-12  
영업시간: 월~금요일 11:00~22:00, 토~일요일 10:30~22:00
가격: 아메리카노 5,000원, 흑임자 생크림 케이크 7,000원

●동화책을 펼치듯
카페 다루지

동화책 한 권을 펼친 듯하다. 배경은 영국의 한 시골마을, 등장인물은 귀여운 동물 친구들. 꽃, 나무, 돌로 올망졸망 꾸며진 정원이 그렇고, 토끼와 고양이(이름이 ‘살구씨’다)가 헐렁한 오후를 보내는 풍경이 그렇다. 그중 가장 동화 같은 공간은 푹신한 라탄 의자가 놓인 실내 화원 자리. 정성 들여 가꿔진 식물들을 앉아서 구경할 수 있고, 일부 화분은 구매할 수도 있다. 비 오는 날이라면 오히려 좋다. 운치가 배로 더해지니까.

직접 매장에서 반죽해 구운 제과류에 따뜻한 차 한 잔을 곁들인다면 정말 동화 속 한 장면이 완성된다. 책갈피를 끼워 두고, 다시 읽고 싶은 곳. 이왕이면 나뭇잎에 초록빛이 더 돌게 되는 계절에.


주소: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254-36
영업시간: 09:00~19:00
가격: 아메리카노 6,000원, 캐모마일 블렌딩 6,000원

●한옥카페의 정석
드리우니

첫째, 옛 한옥의 형태를 갖출 것. 둘째, 넓은 마당이 있을 것. 셋째, 전통 다과를 판매할 것. 이 정도가 한옥카페가 지닌 공통점이라면, 드리우니는 정석 중의 정석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고즈넉한 한옥과 널찍한 마당, 호젓한 누마루, 그 뒤로 펼쳐지는 정족산 뷰가 시야를 메운다.

음료와 디저트류도 예스럽다. 국산 대추와 생강으로 끓인 수제 전통차는 맛이 꽤 진해서 찹쌀가루로 직접 빚어 만든 찹쌀경단과 궁합이 좋다. 프랑스산 고메버터, 달달한 팥 앙금, 쫀득한 인절미가 합쳐진 ‘인절미-앙버터모나카’는 ‘할매 입맛’의 소유자라면 100% 만족할 것. 해가 진 후에 방문하더라도 아쉬움은 넣어 두자. 드리우니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때가 밤이든 낮이든, 아무래도 좋을 뿐이다.  

주소: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106
영업시간:  11:00~20:00
가격: 대추차 8,000원, 인절미-앙버터모나카 3,500원

●지키려는 마음으로
매화마름

상호에 담긴 뜻이 감동적이다. 매화마름은 멸종위기에 처한 다년생 식물이다.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의 논에 매화마름 군락지가 있는데, 현재 논습지 람사르 사이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고. 이런 매화마름을 알리고자 주인장은 식물의 이름을 딴 카페를 차렸다. 사라져 가는 한 떨기 식물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만든 빵이 맛없을 리가.

©강화군
©강화군

매일 아침 매장에서 따끈한 빵이 구워지는데, 냄새만으로도 군침이 왕창 돈다. 성분도 착하다. 유기농 밀가루와 우유버터,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하고 방부제와 첨가제는 넣지 않는다. 한정된 수량만 판매하기에 맛보고 싶은 빵이 있다면 미리 예약하는 게 안전하겠다. 강화도 속노랑 고구마가 잘근잘근 씹히는 고구마 라떼와 케이크의 맛도, 딱 매화마름처럼 투박하고 순수하다.

주소: 강화군 길상면 길상로25번길 28 
영업시간: 10:00~19:00
가격: 아몬드크림라떼 7,500원, 고구마 케이크 6,500원

오밀조밀 한 접시의 기쁨
강화도 브런치 맛집

●숲속의 참나무 정원
핀오크

핀오크는 선두자다. 30여 년 전, 대왕참나무(Pinoak)를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와 전국으로 퍼트린 곳이 바로 이곳, 핀오크가 있는 자리다. 카페 정원에 우뚝 선 거대한 참나무들은 핀오크의 자랑이자 정체성인 셈. 음료 아래에 코스터로 깔리는 잎사귀조차 너무나 ‘핀오크’답다. 끼니를 놓쳤다면 더더욱 웰컴. 브런치류가 짱짱하다. 햄과 토마토, 치즈를 넣은 달걀 오븐구이, 토마토소스 미트볼, 감자튀김 등으로 구성된 ‘브런치 A세트’는 비주얼이 어느 호텔의 조식을 닮았다. 음료는 강화도의 석양을 주제로 만든 ‘빨간사과유자차’로. 적당히 달고, 적당히 붉은 맛이라, 음식 맛을 더할지언정 결코 해치진 않는다.

주소: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 185-9 
영업시간: 월·화·목·금요일 11:00~18:00, 토~일요일 10:30~18:00(수요일 휴무)
가격: 빨간사과유자차 7,000원, 브런치 A세트 1만6,800원

●푸근한 브런치 한 접시
2번창고

주소지가 어쩐지 ‘제주도 서귀포시’로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데. 2번창고의 첫 인상이다. 외관부터 내부까지, 눈 닿는 곳마다 따뜻한 목재 인테리어다. 네모난 창문으로 흩뿌려지는 햇살과 화장실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작은 소품들마저 소박한 온기를 머금고 있다. 2번창고가 풍기는 푸근함은 ‘2번창고브런치’에서 정점에 달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바질 페스토와 상콤달콤한 토마토 마리네이드가 얹어진 호밀 빵, 바삭한 감자튀김, 아보카도 한가득에 슈가자몽까지 더해지니 접시 하나가 빽빽하다. 어떻게 먹든 맛있지만, 경험상 감자튀김→호밀 빵→슈가자몽 순으로 먹는 게 제일 뒷맛이 깔끔하다.  

주소: 강화군 은면 강화동로 680 
영업시간: 10:00~21:00(화요일 휴무)
가격: 2번창고브런치 1만5,000원, 수플레팬케이크 1만2,000원

 

글·사진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공동기획 강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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