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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지수를 업그레이드 해줄, 구석구석 논산 탐방

  • Editor. 정은주
  • 입력 2022.03.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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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논산이 젓갈만 있는 줄, 입양 통지서를 든 청년들만 있는 줄 안다면 이젠 여행 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이다. 논산 구석구석에서 찾아낸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소 네 곳, 그리고 맛집 한 곳. 

 

●거대하고 심오한 은진미륵을 만나다
관촉사


관촉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을 모신 사찰이다. 논산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가 18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며 동양 최대의 석불로 꼽힌다. 또한 국보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 광종 18년에 혜명대사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는 은진미륵은 보통의 미륵불과는 다른 모습이다. 자애로운 표정보다는 엄숙하고 심오한 분위기가 흐른다. 머리와 손을 강조한 표현양식과 두상 부분에 높게 세운 보개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듯 독특하다.  

은진미륵과 관촉사의 이름에 얽힌 유래도 흥미롭다. 옛적 반야산에서 고사리를 캐던 여인이 어디선가 아이 울음소리 나서 따라갔는데 아이는 없고 큰 바위가 솟아 있었다고 한다. 혜명대사는 이 바위로 불상의 하반신을 만들고 상반신은 30리 밖 우두골에서 다른 바위를 옮겨와 36년 만에 웅장한 은진미륵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후 하늘에서 비가 내려 불상을 깨끗이 씻겨주었으며, 석불 미간의 옥호에서 발하는 빛을 쫓아 송나라 지안 스님이 찾아와 배례하고는 절 이름을 관촉사라 지어주었다고 한다. 관촉사는 조계종 제6교구인 마곡사의 말사로 여러 전각이 세워져 있으며 논산시가 훤히 보이는 전망을 품고 있다.

주소 : 충남 논산시 관촉로 1번길 25
입장 시간 : 08:00~20:00
입장료 : 2,000원
 

 

●이런 동굴 법당 본 적 있니?
반야사


반야사는 폐광 지역에 세워진 작은 절이다. 지난해 SNS에 이국적인 사진 명소로 인기를 얻으면서 많이 알려졌는데, 이색 포토존으로 알려진 장소는 절 내에 있는 석회광산의 절벽 지대로 지금은 낙석 위험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인생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반야사의 오묘한 분위기는 여전히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바위산 아래 너른 공터에 덩그러니 놓인 대웅전과 거대한 독수리상, 산 중턱에 세워진 불상이 영화 세트장마냥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웅전 뒤편에 조성된 동굴 법당은 비밀스러운 공간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석회를 채굴하던 지하 광산에 만든 법당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한가운데에 좌정한 부처상을 모셔 놓았다. 동굴 안은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외에 모든 소음이 차단된 것 같은 고요함이 흐른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다. 동굴 특성 상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스함이 느껴지는데, 침묵 속에서 홀로 기도하고 수련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어 보인다. 

주소 :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삼전길 104 

 

●특별한 사진, 특별한 교회
김종범 사진문화관

 

지난해에 문을 연 따끈한 신상 갤러리이다. 시 외곽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한 김종범 사진문화관은 작가가 여행을 다니며 순간을 포착하거나 마음에 담아둔 풍경을 사진으로 옮긴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액자 옆에는 작가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느낀 감정들을 적은 글도 함께 붙어 있다. 김종범 작가의 특색 있는 사진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자유롭게 관람하며 마음에 드는 작품은 구입도 가능하다.

사실 갤러리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건 뒤편 대나무 숲속에 있는 작은 교회이다. 전시관을 나서면 숲속 교회로 가는 길 이정표가 친절히 길 안내를 해준다.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들이 빽빽한 숲길 안쪽에 나무로 지은 아주 작은 교회가 있는데 초록색 대나무와 하얀색에 붉은 십자가를 매단 교회가 서로 어우러지며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종범 작가가 직접 만들었다는 작은 교회는 그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는 사진 핫플로 등극했다. 화창한 날씨보다 살짝 흐린 날이 사진이 더 잘 나온다. 

주소 : 충남 논산시 양촌면 대둔로351번길 48
개관시간 : 10:00~17:00
입장료 : 무료

 

●슬픈 선녀의 이름은 바로 ‘옥녀’
옥녀봉 

 

강경 젓갈거리 끝자락에 서 있는 옥녀봉은 주변이 공원처럼 꾸며져 주민들도 자주 찾는 쉼터이자 나들이 공간이다. 옥녀봉이 있는 언덕 중턱에 주차장이 있어 찾아가기도 편하다.

옥녀봉 앞에 서면 그 아래 펼쳐진 들판과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내려다보인다. 옛적엔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와 조약돌이 손에 잡힐 듯 보였다고 한다. 전설에 옥황상제의 딸이 이곳에 내려왔다 하늘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지상에 남게 되어 ‘옥녀’라는 이름으로 살았다고 전해진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녀가 죽은 자리에 봉우리가 생겼고 사람들은 옥녀의 이름을 붙여 불렀다고 한다.

옥녀봉과 이어진 골목에는 근대문화유산인 (구)강경교회가 자리한다. 한옥 형태의 예배당이 초기 기독교 건축 양식을 엿보게 한다. 1918년부터 40여 년간 성결교회 예배당으로 사용했으며 1956년에 자리를 옮겼다. 예배당 중간에 하얀 천을 걸쳐 남녀 신자의 좌석을 구분해둔 것이 눈에 띄는데, ‘남녀칠세부동석’을 철칙으로 삼았던 옛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옥녀봉
주소 :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바로 이 맛이 겉바속촉의 정석이지!
부여통닭

 

백종원의 삼대천왕에도 소개된 부여통닭을 논산에서도 만날 수 있다. 50년 가까이 통닭을 튀겨온 방순남 명인의 자부심이 빚어낸 시골통닭이 이집의 베스트 메뉴. 특제 소스와 조리법으로‘겉바속촉’의 정석을 맛볼 수 있다.

닭을 통째로 튀겨낸 시골통닭은 테이블에 내놓을 때는 먹기 좋게 조각조각 뜯어서 나온다. 통닭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바삭하고 부드러워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먹게 된다. 접시를 다 비울 때까지 입안에 촉촉함이 가시지 않는다. 한 입 맛보면 왜‘백숙통닭’이라는 별칭이 붙었는지 이해가 된다. 의외로 통닭과 단짝은 떡볶이이다. 매콤달콤한 떡볶이가 살짝 감도는 느끼함을 놓치지 않고 잡아준다.  

부여통닭
주소 : 충남 논산시 중앙로422번길 21
영업시간 : 15:00~새벽 2:00

 

글·사진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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