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단양을 아는 또 다른 방법, 단양의 산성 여행

온달산성과 적성산성 이야기

  • Editor. 장태동
  • 입력 2022.06.16 0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한강이 충청북도 단양군에 접어들어 군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흐른다. 단양군을 흐르는 남한강, 그 물줄기의 시작과 끝 지점에 삼국시대의 역사가 담긴 오래된 산성 두 개가 있으니, 북동쪽의 온달산성과 남서쪽의 적성산성이 그것이다. 그 두 산성에 서서 산하를 굽어보며 유장한 역사의 고동을 느껴본다.     

온달산성
온달산성

●온달산성


충북 단양군 북동쪽 영춘면에 있는 온달산성은 삼국시대에 신라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고구려가 쌓은 성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기록이 없어 이야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다만 단양군 자료에 삼국시대 한강 유역을 차지하기 위해 고구려와 신라가 각축을 벌이던 곳이며,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 온달 장군의 무용담이 전해지는 곳이라고 나와 있다.

온달산성. 온달산성은 고구려 온달장군이 신라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정확한 기록이나 증거물은 전해지지 않는다.
온달산성은 고구려 온달장군이 신라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정확한 기록이나 증거물은 전해지지 않는다.

문화재청 자료에는 조선시대 전기에는 성산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나온다. 성 안에서 삼국시대 유물과 우물터가 발견됐고, 성 바깥에 있는 배수구도 찾았다. 온달산성은 사적으로 지정된 문화재다.  

온달산성에서 본 소백산 산줄기의 봉우리들
온달산성에서 본 소백산 산줄기의 봉우리들

온달산성에 오르면 영춘면 일대와 남한강이 굽어보인다. 온달산성 동쪽으로 문필봉을 위시하여 소백산 줄기를 따라 우뚝 솟은 연봉들이 즐비하다. 683m의 성곽 둘레를 따라 걸으며 풍경을 볼 수 있다. 온달관광지에서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계속 되는 오르막길에 다리가 팍팍해지고 숨이 차오른다. 한줄기 땀을 쏟고 잠시 숨을 고른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니, 그곳으로 오르는 길이 산책길 같을 순 없는 게 옳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발걸음을 뗀다. 다시 걷는 발길에 숨이 트이고 몸도 등산에 최적화 된다. 

사진 오른쪽 아래 온달관광지 드라마세트장이 보인다.
사진 오른쪽 아래 온달관광지 드라마세트장이 보인다.

그렇게 도착한 온달산성과 그곳에서 보는 경치는 지금까지 올라온 수고를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온달산성에서 본 영춘면
온달산성에서 본 영춘면

영춘면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산굽이와 마을을 감싸고 휘돌아 흐르는 남한강 물줄기, 남한강을 감싸고 내달리는 먼 산줄기, 소백산 줄기를 따라 우뚝 솟은 연봉들은 고구려의 개마무사 철갑기병대가 진군하는 형국이다. 

 

●구봉팔문 


소백산 줄기가 흐르는 영춘면과 가곡면 일대 9개의 봉우리와 8개의 골짜기를 두고 구봉팔문이라고 한다. 


단양군 자료에 따르면, 구봉팔문에는 이곡, 밤실, 여의생, 뒤시랭이, 덕가락, 곰절, 배골, 귀기, 새밭 등 9개의 봉우리와 그 아래 9개의 마을, 그리고 8개의 골짜기가 형성됐다. 


높은 산 깊은 골, 그리고 그 품에 안긴 마을의 전설 같은 이야기는 수도승이 깨달음에 이르는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소백산 줄기는 가곡면을 지나 단양읍 천동리, 수촌리, 마조리 쪽으로 남진하는데, 그중 수촌리는 물이 많아 예로부터 물안리로 불리던 마을이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수촌리 남쪽이 마조리다. 


단양군 자료에 따르면 영춘면과 가곡면에 걸친 구봉팔문이 수촌리와 마조리까지 이어지면서 13통12문이 된다. 구봉팔문의 아홉 개 마을에 이어 마조리의 마생이과 세골, 수촌리의 미륵이와 감투가 더해지는 것이다.      


구봉팔문이든, 13통12문이든, 단양군에 걸쳐 흐르는 소백산 줄기의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골짜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옛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다.    

단양 신라 적성비를 지나 적성산성으로 가는 숲길
단양 신라 적성비를 지나 적성산성으로 가는 숲길

●적성산성


온달산성을 지난 남한강 물길이 단양의 남서쪽으로 흐르면서 단성면 하방리에서 적성산성을 만난다. 

적성산성을 중심으로 북쪽에 남한강, 동쪽에 죽령천, 서쪽에 단양천이 흐른다. 어찌 보면 적성산성은 세 물길이 해자역할을 하고 있는, 자연의 요새이기도 하다. 그곳에 국보로 지정된 단양 신라 적성비와 사적으로 지정된 단양 적성이 있는 것이다.

국보로 지정된 단양 신라 적성비
국보로 지정된 단양 신라 적성비

단양 적성은 신라시대 진흥왕 때 쌓은 산성이다. 단양 신라 적성비는 신라군이 소백산 죽령을 넘어 단양을 점령하고 있던 고구려군을 물리친 뒤 세운 비석이다. 


적성에 살던 야이차라는 사람이 신라의 국경 개척을 도왔기에 표창과 포상을 했다며, 앞으로 신라에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대접을 해주겠다는 내용이 비석의 내용을 풀이한 안내문에 적혔다.

적성산성
적성산성

신라 적성비를 지나 적성산성으로 향한다. 짧은 숲길을 지나 적성산성에 도착했다. 산성 둘레는 900m 정도였다는데, 지금은 북동쪽의 성곽 일부만 남아 있다. 성곽 끝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이 통쾌하다. 

적성산성에 오르면 멀리 만천하스카이워크가 보인다. 그 아래 절벽에 놓인 단양강 잔도도 보인다.
적성산성에 오르면 멀리 만천하스카이워크가 보인다. 그 아래 절벽에 놓인 단양강 잔도도 보인다.
적성산성에서 남한강 물줄기를 본다.
적성산성에서 남한강 물줄기를 본다.

단양읍을 지나온 남한강 물길을 굽어본다. 물길을 거슬러 먼 곳을 바라본다. 동쪽으로 그 옛날 신라군이 넘어왔던 소백산 줄기가 보인다. 서쪽에는 금수산 줄기가 있다. 멀리 겹겹이 쌓인 이름 모를 봉우리들이 밀려오는 풍경이 기운차다. 적성산성 아래를 지난 남한강 물길은 이제 구담봉을 지나 충북 제천시로 흘러들어 옥순봉과 비봉산의 절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적성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큰 나무
적성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큰 나무

 

글·사진 장태동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