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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도 수량이 풍부한 '순창 강천산 강천사 계곡'

  • Editor. 이진경
  • 입력 2022.06.2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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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순창 강천산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름 여행지로도 인기다. 강천(剛泉)이라는 이름 그대로 단단한 암반 위로 깨끗하고 맑은 물이 샘처럼 솟아 흐르는 강천산으로 떠나보자. 

순창 강천산 강천사 계곡. 물 맑고 늘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계곡이다. 강천산은 ‘호남의 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고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강천사 계곡을 따라 산책을 즐기고 계곡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힐링된다. 강천산은 1981년 전국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강천산의 자랑인 강천사 계곡은 강천사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펼쳐진다. 해발 400~500m 강천산과 광덕산, 산성산, 옥호봉, 신성봉의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강천사 계곡으로 모여 요즘 같은 가뭄에도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맑다. 강천사 계곡을 잘 아는 동네 주민들은 위로 올라갈 생각은 아예 않고, 입구에 돗자리를 펼치고 나들이를 즐긴다. 계곡의 하류라고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하류의 계곡은 동글동글한 자갈이 많고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도 적합하다. 

계곡을 따라 발길을 옮긴다. 곧이어 나타나는 병풍바위는 강천사 계곡의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다. 목을 빼고 있는 거북과 닮았다고 해 거북바위라고도 불리는 병풍바위에는 두 줄기의 인공폭포가 설치돼 있다. 큰 폭포는 높이 40m, 폭 15m, 작은 폭포는 높이 30m, 폭 5m이며, 분당 5톤의 물을 뿜어낸다고 한다. 감히 자연의 그것과 비교할 정도로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낸 인공폭포다. 

강천산에는 유달리 단풍나무가 많다. 여러 종류의 단풍나무 중에서도 갓난아기의 손처럼 자그마한 잎을 지닌 아기단풍이 주를 이룬다. 햇살이 투영한 아기단풍의 잎사귀는 가을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답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강천산은 한층 아름답게 물든다. 아기단풍을 비롯한 각종 단풍과 메타세쿼이아의 잎이 붉어질 때면 상추객(爽秋客)의 발길이 이어진다. 

강천산에는 아기단풍만큼 다람쥐도 많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다람쥐들은 제 구역에서 각자의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다. 산책로에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그곳에는 여지없이 다람쥐가 있다고 보면 된다. 

강천사 계곡은 맨발로 올라도 좋다. 계곡 입구부터 약 2.25km 구간에 모래로 이뤄진 ‘맨발 산책로’를 마련해 놓았다. 계곡 전 구간에 발을 담글 수 있는 데다가 발 씻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어 맨발 산책의 부담을 덜어준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강천사다. 매표소에서 1.7㎞, 약 20분 거리다. 강천사는 신라 진성여왕 때인 887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고려 충숙왕 때에는 12개의 암자를 거느릴 정도로 번창했으나 한국전쟁 당시 오층석탑 하나만 남고 전소됐다고 한다. 지금의 강천사는 비구니승 몇이 지키는 작은 절로 남았다. 


"우리 태민이 그만 속 썩이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길"
"엄마가 공부 안 시키고 뭐라고 안 하고 개 행동 전문가가 되게 해 주세요“


태민이 가족의 소망을 담은 기와불사에 한바탕 웃음이 났다. 엄마 속은 썩일지언정 태민이는 꿈이 확실한 아이로 보인다. 


강천산을 산책 정도로 가볍게 즐기려면 강천사에서 발길을 되돌리거나 강천사에서 500m 떨어진 현수교까지만 가는 게 좋다. 강천산 현수교는 1980년에 높이 50m, 길이 75m 규모로 세워진 다리. 현수교를 건너면 5개의 강천산 등산코스 중 가장 짧은 신선봉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선봉 코스는 왕복 2시간가량 소요된다. 

강천산 제1공영주차장과 도보 1분 거리인 산솔(전북 순창군 팔덕면 강천산길 86)은 맑은 계곡의 물줄기 등 강천산의 풍경을 끌어다 놓은 카페다. 강천산에 다녀오기 전이라면 기대를 품기에 좋고, 강천산에 다녀온 후라면 여운을 곱씹기에 적합한 장소다. 야외 테라스 너머의 계곡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다슬기가 가득하다. 카페에서는 커피, 수제 에이드와 차,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밀가루를 전혀 쓰지 않은 100% 쌀빵을 판매한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하는 작은 코너도 있다. 진열해 놓은 농산물을 싹 쓸어오지 않은 걸 두고두고 후회할 정도로,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순창 메타세쿼이아길을 강천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순창의 명소다. 순창 시내와 강천산을 잇는 792번 지방도(강천로) 3.1km 구간에는 4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식재돼 있다. 나무는 약 40년 전인 1978~1982년 순창농고(현 순창제일고) 학생들이 심은 것. 울울창창하게 자란 메타세쿼이아는 도로와 하늘을 감싸 안았다. 

강천산군립공원
주소: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산263-1
입장료: 어른 3,000원

 

글·사진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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