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데 멀리 갈 필요가 있나.
호캉스, 먹캉스, 풀캉스, 뷰캉스
그리고 펫캉스까지 가능한
소노캄 고양이 있는데.
이번엔 정말, 쉬러 갔다.
대충 쉬고 싶었다면 아마 집에 있는 침대를 택했을 것이다. 남이 치워준 방에서 쉬고, 남이 차려준 음식에 숟가락질만 하다가 온종일 남의 배려를 받으며 제대로 쉬고 싶었다. 쉬러 가는데 굳이 멀리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딘가로 떠난다는 느낌은 내고 싶었고. 소노캄 고양을 선택한 이유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경기 북부에서는 유일한 5성급 호텔, 소노캄 고양이 있다. 굳이 더 설명하자면 킨텍스와 일산 호수공원 중간 즈음이다. 조금 더 덧붙이면 고양시와 파주시,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출발하면 30분~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심리적 거리는 떠나는 듯 떠나지 않는 듯, 대단하게 짐을 꾸리지 않아도 괜찮다 싶은 정도랄까.
이스트 타워와 웨스트 타워, 2개 동으로 구성된 호텔은 총 847개 객실을 갖췄다. 이중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노펫 클럽 앤 리조트 고양은 웨스트 타워에 있다. 도심 속 위치한 호텔인 만큼 모든 객실이 시원시원한 시티뷰를 자랑한다는데, 조금 더 개방감을 더하고 싶은 마음에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을 선택했다. 잘한 일이었다. 55.6㎡의 넉넉한 객실은 두 개의 벽면이 전면 유리로 구성돼 압도적인 시티뷰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살고 싶다’는 욕심을 말로 뱉었으니 이미 끝난 게임이다.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만해도 충분했지만 먹캉스(먹다, Eat+바캉스)를 포기할 순 없었다. 소노캄 고양이 먹는 것에 진심인 호텔이라는 소문을 따랐다. 시작은 로비 라운지 카페 일라고부터. 여름 빙수가 없는 호텔은 ‘찐’이라고 할 수 없다. 일라고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빙수는 체리 빙수다. 올해 첫 출시한 빙수지만 테이블 곳곳에 체리 빙수가 오른 걸 보니 벌써 입소문이 난 모양이다. 부드럽게 소복소복 갈아낸 우유얼음 위에 당도 18브릭스의 달콤한 미국 워싱턴 생체리를 가득 쌓았다. 하나하나 먹기 좋게 손질한 체리를 이렇게 쌓아두고 먹어본 적이 있었던가. 3~4인이 먹어도 좋을 푸짐한 인심에 둘이서 빙수로 배를 채웠다. 빙수 하나를 만드는 데 30~40분이 걸릴 정도로 정성을 쏟는다니 최소 하루 전 사전 예약은 필수다. 나오는 길에는 들어갈 때부터 눈에 밟혔던 빵을 결국 정신없이 담아왔다.
사실 소노캄 고양은 가성비 높은 뷔페 레스토랑 ‘셰프스 키친’으로도 유명하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한식과 세계 각국의 음식은 물론 LA갈비와 랍스터, 전복구이, 양갈비 등 고급 음식까지 넉넉하게 준비해서다. 워낙 가성비가 좋은 뷔페 레스토랑으로 소문나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뷔페를 즐기러 오는 손님이 많다. 시티뷰를 곁에 둔 창가 자리를 차지하려면 오픈 시간에 맞춰 서두르길 권한다. 음식과 즐길 맥주와 와인도 판매하는데 개인적으로 원하는 와인을 챙겨가도 좋다. 콜키지는 1병당 3만원. 일라고 카페에서 판매하는 와인 리스트도 합리적이니 참고해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팁을 전하자면 디저트를 위한 공간은 넉넉히 남겨두자. 여기 디저트 라인이 꽤 훌륭하다.
여름 호캉스엔 당연히 수영장이 따라온다. 뜨거운 태양 아래 어푸어푸 시원하게 물장구를 쳐야 여름 호캉스를 다녀왔다고 인정하지 않나.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보란 듯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다. 좀 더 느긋한 힐링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사우나를 택해도 좋다. 이열치열이다. 건식과 습식 사우나를 번갈아가며 땀을 빼고 찬물로 한바탕 샤워를 하고나니 오히려 더 산뜻해졌다. 이럴 땐 냉장고 속 맥주를 열 수밖에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온종일 충전했더니 말똥말똥해지는 여름밤이다.
▶About 소노캄 고양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고품격 다이닝과 루프톱 야외수영장, 카페 등 여름 호캉스를 위한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스트 타워에는 로비 라운지 바와 레스토랑, 야외수영장과 사우나 등이 위치해 있고, 웨스트 타워에는 펫카페, 플레이그라운드, 펫 동반 전용 객실 등 소노펫클럽앤리조트 고양의 주요 시설이 자리해 있다.
글·사진=손고은 기자 취재협조=소노캄 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