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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날 수 없다면 여행책방으로

  • Editor. 장세희 기자
  • 입력 2022.10.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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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여행하는 것보다 떠나기 전의 설렘이 더 크다는 모순이 있다.  
귀차니즘이 심각한 당신도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여행책방 5.

●충무로에서 스페인 여행하기
스페인책방

충무로는 스페인과 이어져 있다. 충무로에 위치한 ‘스페인책방’에 들어서면 흥겨운 스페인어 노래가 울려 퍼지고 스페인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함께 수많은 스페인 관련 책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역사, 문화, 건축 등을 담은 스페인·중남미 서적부터 스페인어로 된 그림책, 동화, 독립출판물까지 큐레이션이 확고하다. 특히 책방 주인장이 신혼여행 대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쓴 에세이 <행여혼신: 허니문 말고 까미노>가 인상적이다. 스페인 반년살이나 프리다 칼로 동네에서 한달살이처럼 생생한 체류형 여행기를 읽다 보면 당장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언젠가 떠날 스페인 여행을 위해 먼저 책방에서 진행하는 스페인어 원서 읽기 모임부터 참여해 봐야겠다.

●독립출판물과 캠핑용품의 조합
여행마을

미로 같은 망원동 골목을 헤매다 한 줄기의 빛처럼 환한 책방 ‘여행마을’을 발견했다. 책방은 여행과 관련된 독립출판물과 에세이를 집중적으로 취급한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우리의 남극일기>, <덴마크 우핑 일기>, <부모님을 위한 나들이 안내서 부산편>, <망한 여행 사진집> 등 개성 넘치는 국내외 여행 이야기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책 표지에 붙어 있는 책방지기의 정성스러운 책 소개와 추천 메모를 읽는 것도 이곳의 묘미다. 또 다른 공간에는 여러 종류의 캠핑용품이 풍성하게 펼쳐져 있는데 실제 캠핑장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행책과 캠핑용품을 동시에 둘러봐서인지 방금 막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만원으로 떠나는 여행
사이에

흑석역에서 내려 능소화가 핀 담장을 따라가 보니 ‘사이에’라는 여행책방에 다다르게 되었다. 이곳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서점 겸 북카페다. 전화로 예약한 뒤 1만원의 비용으로 음료 한 잔과 함께 3시간 동안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서가는 나라별, 도시별 인문 교양서와 여행 에세이를 비롯해 로컬 잡지, 세계 각국의 요리책 등 여행 특화 큐레이션으로 이루어져, 가고 싶은 곳으로 편안하게 랜선 여행을 즐기면 된다. 책방은 ‘엉덩이로 글 쓰고 책 만들기’ 모임도 운영 중이다. 모임에서 제작한 여행 에세이 시리즈 <여행 사이에>를 읽다 보면 지난 여행의 추억들이 밀려와 기분 좋은 사색에 잠기게 된다.

●서울숲에서 북크닉을 즐기다
트립북앤스페이스

서울숲에서 피크닉 말고 북크닉은 어떤가. 서울숲역 코앞에 위치한 ‘트립북앤스페이스’는 관광학 전공자들이 운영하는 여행·관광 전문 서점으로, 책과 함께하는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준다. 피크닉을 할 수 있는 테라스와 루프톱을 갖춘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서점이 건네주는 책이 특별하다. 작가를 따라가는 여행,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여행, 환경을 지키는 여행, 로컬을 살리는 여행 등 10개의 테마로 나뉜 서가에서 트립북앤스페이스만의 가치관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소비 위주의 여행보다 지속 가능한 여행,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여행을 격려하고 있어 지금까지 나는 어떤 여행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여행과 사진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 
이라선

‘여행’ 하면 ‘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경복궁 돌담길을 걷다가 통의동의 어느 고즈넉한 골목길에 들어서면 사진책방 ‘이라선’이 등장한다.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으로 둘러싸인 이라선은 LP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를 들으며 사진 전문 서적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에세이부터 이론서, 잡지, 필름 사진집, 흑백 사진집, 아카이브 등 장르가 다양하다. 특히 ‘여행’, ‘도시’, ‘풍경’ 코너에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사진집이 잔뜩 자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자연경관이나 일상을 포착한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마치 여행지에 와 있는 듯하다. 사진과 함께 지난 여행을 회상해도 좋고 앞으로의 여행을 꿈꿔도 좋다. 
 

글·사진 장세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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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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