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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몰랐던 광주 '광산구' 이야기

  • Editor. 이기석
  • 입력 2022.10.1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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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광산구. 그럼에도 잘 몰랐던 미지의 땅.
어등산 자락에 숨겨진 보물 광산구를 마음은 차분하게, 발걸음은 바쁘게 돌아다녔다

평화로운 광산구의 오후, 그리고 송산근린공원의 잔디광장.
평화로운 광산구의 오후, 그리고 송산근린공원의 잔디광장.

광주광역시는 5개 자치구로 구성돼 있는데, 광산구(222.9 ㎢)는 광주 면적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전남 함평, 장성, 나주시와 접하고 있어 광주의 문호 같은 지역이며, 광주송정역과 공항이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광주송정역 바로 앞 1913 송정역시장을 중심으로 여행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물론, 광주송정역 너머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광산구도 가득하다. 

광산구 보물섬과 어등산 풍경
광산구 보물섬과 어등산 풍경

●광산구 보물섬
송산근린공원

광주송정역과 첨단지구를 벗어나면 광산구도 제법 농촌의 느낌이 난다. 최근 신세계가 스타필드 부지로 점찍은 어등산 일대는 자연과 마을이 조화를 이룬 한적한 공간이다. 송산근린공원은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특별한 곳이자 아는 사람만 아는 보물섬이다. 

주말 오후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송산근린공원을 찾는다
주말 오후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송산근린공원을 찾는다

밖에 나가고 싶은 주말 오후면 이곳에도 사람이 몰린다. 특히 마음껏 뛰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축구장만한 잔디광장과 놀이터, 플라타너스 숲, 작은 호수를 둘러싼 산책길 등이 섬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공원으로 들어오는 다리와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황룡강도 제법 운치 있다. 고요한 강의 물결을 보는 것 자체로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다. 캠핑용 의자에 앉아 숲과 강이 주는 건강한 기운을 가득 채워가는 건 어떨까.

공원 양 옆으로 흐르는 황룡강
공원 양 옆으로 흐르는 황룡강

공원에서는 물고기가 오른 산, 또는 물고기 모양의 산이라고 불리는 어등산도 감상할 수 있다. 어등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나 얽힌 이야기는 엄청나다. 구한말 1907~1908년, 어등산은 호남의병의 치열한 전장으로 수많은 사람이 일본군에 맞서 싸웠다. 지금도 산 곳곳에서 의병전적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박산마을을 지키고 있는 양씨삼강문
 박산마을을 지키고 있는 양씨삼강문

●나홀로, 그럼에도 굳건하게
양씨삼강문

보물섬 탐방을 마치고 좀 더 북쪽으로 가면 한적한 농촌 풍경을 만난다. 박산마을과 양씨삼강문 또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박산마을은 현재 '고요하고, 평화로운'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좀 더 파고들면 충·효·열의 전통을 이어온 유서 깊은 마을임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때는 양응정 선생의 아들 양산숙은 진주성을 사수하다 순절했고, 정유재란 땐 양응정의 부인과 아들, 딸, 며느리 등 일가족이 왜적에게 굽히지 않고 자결했다. 

 양씨삼강문은 정면 5칸, 측면 1칸이며, 현판은 1803년(순조3) 이현중이 만들었다
 양씨삼강문은 정면 5칸, 측면 1칸이며, 현판은 1803년(순조3) 이현중이 만들었다

이러한 제주 양씨 일가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635년(인조 13) 양씨삼강문이 세워졌다. 삼강문은 충신 효자, 열녀를 기리기 위해 세운 정려다.  양씨삼강문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잘 가꿔진 나무와 어울려 박산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첨단지구를 걷다 문득 만난 무양서원
첨단지구를 걷다 문득 만난 무양서원

●그저 걷다가 문득
무양서원

아파트와 빌라가 가득한 동네에 서원 하나가 있다면 제법 근사하지 않을까. 광산구 첨단지구에서는 무양서원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 둥지를 트고 있어 제법 생경한 풍경이지만, 서원을 중심으로 한 공원을 걷다 보면 이만한 휴식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도심 속 문화재인 무양서원
도심 속 문화재인 무양서원

무양서원이 있는 무양공원에 발을 들이면 엄청난 높이의 느티나무가 먼저 보인다. 마치 서원을 오랫동안 지키는 보호수 같다. 무양서원은 개화기 이후(1927년) 탐진 최씨 문중이 세원 서원으로 고려 인종 때의 어의 장경공 최사전을 비롯해 그의 후손 손암 최윤덕, 금남 최부와 문절공 유희춘, 충렬공 나덕헌 총 다섯 명을 배향(학덕이 있는 사람의 신주를 문묘나 사당, 서원 등에 모시는 일)한 서원이다. 특히, 서원은 광주의 옛 이름 '무진의 볕'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또 탐진 최씨 문중은 서원의 교육기능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1945년 광산구 쌍암동에 무양중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무양서원 옆에 우뚝 솟은 느티나무, 마치 보호수처럼 느껴진다
무양서원 옆에 우뚝 솟은 느티나무, 마치 보호수처럼 느껴진다

문화재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다. 무양서원 배향인물 탐색시리즈 - 무양에서 만난 어의, 무양 청년선비가 있으며, 도심 속 체험 축제 '무양사랑방 들락날락'도 무양서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최근 오픈한 보이저 첨단, 다양한 가게가 모인 복합쇼핑몰이다
최근 오픈한 보이저 첨단, 다양한 가게가 모인 복합쇼핑몰이다

●골고루 담아봤어
보이저 첨단

감각적인 공간이 돋보이는 복합쇼핑몰이다. 식당가와 패션 및 카페, 음주, 뷰티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16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완비돼 있다. 그중에서도 휴양지처럼 꾸며진 S층(For Table)이 가장 눈에 띈다. 짧은 길이지만 양옆에 수로와 나무, 등, 미니 폭포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보이저 첨단 방문 인증샷 명소다. 

 보이저 첨단에 왔다면 이곳에서 인증샷은 필수
 보이저 첨단에 왔다면 이곳에서 인증샷은 필수

콘타이, 양산도, 기요항, 고쿠텐 등 이미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입점해 있어 광주 외식 여건을 한층 높였다. 1층(For Style)은 외부에서 가장 먼저 접근하는 공간인데, 의류 매장과 카페, 피자집 등의 타이포그래피 덕분에 사진이 잘 나오고, 제법 이국적인 인상을 준다. 오픈 초기(9월 중순 기준)라 공실이 좀 있지만 S층에서 사진 한 장 남기고, 한 끼 식사하는 것에 부족함은 없다.

1층에는 원색과 영어를 활용한 간판이 많아 제법 이국적이다
1층에는 원색과 영어를 활용한 간판이 많아 제법 이국적이다

 

글·사진 이기석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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