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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가면 꼭 챙겨야 하는 맛 5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2.10.21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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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 만에 일본 무비자 자유여행이 열렸다. 어디든 좋겠으나, ‘맛’에 방점을 둔다면 오사카로 향하길. 그리고 첫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오사카의 맛을 여기 모았다.     

오사카 여행은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 채워도 충분하다. 사진은 오코노미야끼&야끼소바 전문점 아지노야
오사카 여행은 먹고 마시는 것만으로 채워도 충분하다. 사진은 오코노미야끼&야끼소바 전문점 아지노야

●시작은 타코야끼
하나타코     

타코야끼는 오사카의 상징적인 음식이자 간식이다. 반구형 판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손가락 한 뼘 정도 되는 문어를 넣어 껍질은 바삭하게, 속은 부드럽게 익힌다. 단순한 조리 방식이지만 의외로 오사카를 벗어나면 이 맛이 나지 않는다. 마치 부산의 돼지국밥처럼 말이다. 

아삭한 파와 고소한 마요네즈가 올라간 타코야끼는 하나타코의 대표 메뉴다
아삭한 파와 고소한 마요네즈가 올라간 타코야끼는 하나타코의 대표 메뉴다

워낙 많은 타코야끼 점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메다역 근처에 있는 하나타코(はなだこ)를 감히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 오뎅을 먹듯이 서서 먹는 곳인데, 언제나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기본 타코야끼도 좋으나 여기에선 네기마요가 우선이다. 통통한 타코야끼 위에 시원한 맛만 있는 파를 듬뿍 올리고, 마요네즈를 뿌려 마무리한 메뉴다. 간장과 마요네즈, 파와 쫄깃하고 부드러운 타코야끼가 한데 어우러져 균형 잡힌 맛을 선사한다. 전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해 혼자서 20개도 거뜬하다. 또 센베이에 타코야끼를 끼워주는 타코센베이도 별미라 한 번 맛봐도 괜찮고, 맥주를 곁들이면 더 좋다.

         

●1일 1오코노미야끼
아지노야     

오사카에 얼마나 많은 오코노미야끼 가게가 있을까. 그중에서 어디를 가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적어도 난바에 있는 아지노야(味乃家 本店)를 방문하면 꽤 맛있게 먹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오사카에서 오코노미야끼로 열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니 말이다. 한국인을 포함해 워낙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니 메뉴판도 잘 준비돼 있다. 한국어로 잘 번역돼 있으니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반숙 계란프라이가 올라가 더 맛있게 보이는 야끼소바
반숙 계란프라이가 올라가 더 맛있게 보이는 야끼소바
 오코노미야끼와 생맥주 조합은 오사카 여행에서 절대 빠트릴 수 없는 맛이다
 오코노미야끼와 생맥주 조합은 오사카 여행에서 절대 빠트릴 수 없는 맛이다

기본적으로 믹스 오코노미야끼와 믹스 야끼소바를 주문하고, 네기야끼나 철판구이를 곁들여도 괜찮다. 믹스를 주문해야 돼지고기, 오징어, 낙지, 새우 등이 들어가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먹는 자리도 중요한데, 2명이면 철판 앞 카운터 자리가 딱이다. 조리되는 과정을 보면서 먹는 맛도 꽤 괜찮으니 말이다.

 

●푸근한 경양식
쥬테이     

오사카는 물론 일본 여행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빠트릴 수 없다. 오사카를 방문했다면 무조건 찾는 난바, 이곳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비롯해 오므라이스, 비프카츠, 민치카츠 등의 경양식을 맛보려면 쥬테이(欧風料理 重亭)도 괜찮은 선택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쥬테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쥬테이
 오래된 가게의 정겨운 함박스테이크
 오래된 가게의 정겨운 함박스테이크

1946년 창업해 80년 가까이 난바를 지키고 있는 쥬테이는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맛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해외여행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관광객까지 더해져 매번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부드럽고 촉촉한 함박스테이크의 곁을 정겨운 느낌의 양배추 샐러드와 케첩에 버무린 스파게티가 차지하고 있다. 선대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데미글라스 소스를 얹어 마무리한 함박스테이크는 최고의 밥반찬이기도 하다. 소박한 멋이 있고, 누가 와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어 여행의 첫 끼로 활용해도 좋다.      

 

●관서식 스키야끼
하리쥬  
   

1919년 정육점으로 시작한 하리쥬(はり重)는 100년 동안 오사카를 지켜온 브랜드다. 지금은 스키야끼, 샤브샤브, 가이세키를 판매하는 하리쥬와 함박스테이크, 비프산도 등 경양식을 파는 하리쥬 그릴, 카레를 파는 커리숍 3개를 도톤보리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사이바시 아메리카무라 사이에 있는 타이호지 숍에서는 스키야끼와 양식을 파는 공간도 있다. 규모가 상당한 정육식당인 셈인데, 도톤보리 매장에서 따로 고기만 구입할 수 있고, 간식으로 좋은 멘치까스 등도 판매 중이다. 

달콤 짭조름한 맛인 밴 소고기를 계란 노른자에 푹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 스키야끼
달콤 짭조름한 맛인 밴 소고기를 계란 노른자에 푹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 스키야끼
 다다미 방에서 즐기는 스키야끼
 다다미 방에서 즐기는 스키야끼

옛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리쥬에서 즐기는 스키야끼는 오사카 여행의 근사한 한 페이지가 될 것 같다. 한우처럼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대는 좀 있다. 런치 스키야끼가 5,500엔(한화 약 5만5,000원)이고, 스페셜 코스는 1만5,000엔을 훌쩍 넘긴다. 오사카에서 워낙 먹을 게 많다 보니 점심 정식을 활용하면 적당하다. 관서식은 우선 설탕을 그릴에 뿌려 녹인 뒤 고기를 굽고 소스를 붓는 방식이다. 달콤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극대화된다. 이어서 각종 채소와 두부 등을 예쁘게 차려준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먹는 방식을 알려주고 이후부터는 셀프로 즐기면 된다. 간장에 잘 조려진 고기와 채소들을 계란 노른자에 찍어 쌀밥과 먹으면 한 끼 뚝딱이다.     

 

●88년 된 커피와 핫케이크
마루후쿠 커피     

어쩌다 보니 하나타코를 제외하고 모든 가게가 난바와 도톤보리에 집중됐다. 오사카를 처음 가는 이들에게 오히려 좋을지도. 마지막 마루후쿠 커피(丸福珈琲店 千日前本店)도 지점이 여럿 있으나 본점은 도톤보리에 있다. 1934년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지금의 위치가 아녔고, 제2차세계대전 종전 직후 도톤보리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덧 8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맛으로 현지인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메뉴가 상당히 많지만 처음 왔다면 다크 로스팅한 원두로 진하게 뽑아낸 커피와 마루후쿠의 오리지널 레시피의 핫케이크의 조합이 딱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마루후쿠 커피 본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마루후쿠 커피 본점
 아침 식사로 좋은 마루후쿠 커피와 오리지널 레시피 핫케이크
 아침 식사로 좋은 마루후쿠 커피와 오리지널 레시피 핫케이크

특히, 마루후쿠 커피는 농후하고 깊은 맛이 나면서 깔끔한 뒷맛을 추구하는데 맛을 보면 딱 설명대로 느껴진다. 또 주문 후 한 장 한 장 구워주는 핫케이크도 아침 식사로 좋다. 따뜻한 핫케이크에 버터와 메이플 시럽 듬뿍 뿌리면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에 맴돈다. 오전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니 9~10시 조금 늦은 아침 난바와 도톤보리의 한가한 아침을 보고 들르면 여행을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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