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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산맥의 3가지 보물 

  • Editor. 허경은
  • 입력 2022.11.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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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따라 걷는 로키산맥 트레킹 코스 Top 3. 현지인들에게 일상이자 ‘Be 현실적’인 곳. 로키산맥의 보물, 카나나스키스, 캔모어, 밴프를 소개한다

베리에 레이크 주차장에 내리면 바로 탁 트인 호수의 전경이 펼쳐진다
베리에 레이크 주차장에 내리면 바로 탁 트인 호수의 전경이 펼쳐진다

호수로부터 시작된 로키의 아름다움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 했다. 만약 로키산맥에 물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로키산맥 중반부에 위치한 ‘밴프(Banff)’는 해외 관광객뿐 아니라 캐나다 현지인들로부터도 매년 최고의 휴가지로 손꼽힌다. 자동차로 달리다가 아무 곳에나 멈춰서도 그 절경에 압도될 정도의 높은 봉우리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끌어당기는 곳에는 어김없이 호수가 있다. 투박하게 깎아지른 듯한 산들 사이 사이를 고요하게 채우고 있는 영롱한 에메랄드빛 호수는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고 경건하게 다독인다. 물은 이처럼 로키산맥이 살아 숨 쉬도록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밴프에서, 더 나아가 로키에서 호수가 빠진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결국 로키의 아름다움은, 호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Kananaskis
로키산맥의 초입, 카나나스키스

캘거리에서 1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한시간만에 로키산맥의 초입에 자리한 ‘카나나스키스’에 닿을수 있다. 굽이굽이 휘어진 산맥의 내부 도로로 진입하기 꺼려진다면 카나나스키스만 둘러봐도 웅장한 로키의 자태들을 감상할 수 있다. 현지인들은 런치박스 하나 가볍게 준비해 이곳에서 트레킹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다시 1번 국도를 따라 줄곧 달리면 캔모어, 밴프까지도 닿을 수 있지만 카나나스키스는 캘거리 도심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산과 호수, 온천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트레킹 초보자나 가족 단위 휴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Kananaskis Best Spot 3

햇빛의 각도에 따라 에메랄드 빛의 농도가 달라지는 베리에 레이크
햇빛의 각도에 따라 에메랄드 빛의 농도가 달라지는 베리에 레이크

Barrier Lake
베리에 레이크 

‘카나나스키스’에서 가장 큰 호수인 ‘베리에 레이크’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 호수다. 규모가 워낙 커서 언뜻 봐서는 댐으로 인식할 수 없다. 호수 주변에는 하이킹 코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트레일이 조성돼 있어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수상 스키나 카누도 허용된다. 

 

Prairie View Trail
프레리 뷰 트레일 

베리에 레이크를 한눈에 보려면 역시 높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 프레리 뷰 트레일을 따라 두 시간 남짓 오르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전망대에 닿게 된다. 이 트레킹 코스는 왕복으로 세 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는 높이 420m의 중급 코스로 알려져있지만, 계단이 많고 굴곡이 많은 험난한 한국의 등산로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체감상 수월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낮은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프레리 뷰 트레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호수와 겹겹이 둘러 쌓인 로키산맥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어린 자녀 또는 반려견을 데리고 숲의 향기를 느끼며 걷고 싶다면 이보다 낮은 스토니 트레일(Stoney Trail)을 걷기를 추천한다. 

수력발전용 댐과 골프장, 하이킹 코스 등이 조화롭게 조성돼 있는 카나나스키스 빌리지의 전경
수력발전용 댐과 골프장, 하이킹 코스 등이 조화롭게 조성돼 있는 카나나스키스 빌리지의 전경

Kananaskis Village
카나나스키스 빌리지

베리에 레이크를 지나 40번 국도 서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면 다양한 편의시설로 구성된 카나나스키스 빌리지 리조트가 있다. 온천을 비롯해 스키, 승마, 산악 사이클링, 크로스컨트리 스키, 골프까지 즐길 수 있다. 포메로이 카나나스키스 마운틴 롯지(Pomeroy Kananaskis Maountain Lodge)는 결혼식,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최대 500명 규모의 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의 워크샵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한적한 캔모어 다운타운의 모습
한적한 캔모어 다운타운의 모습

●Canmore
명실상부 스포츠 관광 도시, 캔모어

1988년에 열린 서울 하계올림픽이 대한민국의 면모를 새롭게 탈바꿈시켰다면, 같은 해에 열린 캘거리 동계올림픽은 캔모어의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19세기에 탄광 산업으로 호황을 누렸던 캔모어의 경제가 악화될 즈음 캘거리 동계올림픽의 노르딕 경기가 캔모어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발판으로 스포츠 시설들이 빠르게 조성되며 스포츠 관광 도시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캔모어 다운타운 주변으로 국제대회 규모의 노르딕 센터, 71km에 달하는 하이킹 코스, 5개의 스키 리조트가 있으며 산악 자전거, 카약, 카누, 래프팅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기회가 제공된다. 

 

▷Canmore Best Spot 

Grassi Lakes
그라시 레이크

로키산맥의 호수들은 대부분 빙하의 영향으로 인해 에메랄드 빛을 띈다. 그중에서도 가장 청명하고 투명한 청록빛을 띄는 ‘그라시 레이크’는 캔모어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호수로 꼽힌다. 다른 호수들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신비한 빛을 뿜어내는 게 특징이다. 그라시 레이크 트레일(Grassi Lakes Trail)은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호수까지 약 1.7km에 달하는 짧은 구간이다. 길은 완만하게 오를 수 있는 쉬운 코스와 다소 가파르지만, 폭포와 캔모어 마을 전경을 구경할 수 있는 어려운 코스로 나뉘는데, 아이와 반려견을 동반했다면 쉬운 코스를 택하길 추천한다. 

어린 자녀와 반려견을 동반한 등산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린 자녀와 반려견을 동반한 등산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청록의 물 빛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청록의 물 빛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올라온 길의 왼쪽편 절벽 아래로 한눈에 들어오는 런들 포어베이(Rundle Forebay)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그리고 이 런들포어베이를 카메라에 담는 도중 등 뒤편에서 탄성 소리가 들린다면 그곳이 바로 그라시 레이크이다.

호수 바닥이 모두 보일 정도로 투명한 그라시 레이크
호수 바닥이 모두 보일 정도로 투명한 그라시 레이크

그라시 레이크는 2개의 작은 호수로 이뤄져 있다. 하늘로 길게 뻗은 침엽수들 사이 사이로 보이는 반짝이는 청록빛을 따라 가까이 다가가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속에 놓인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선명한 푸른 색은 빙하가 녹을 때 함께 마모되며 부서진 암석 가루들이 흘러들어와 햇빛을 반사하며 생긴 것이다. 미네랄이 많고 산소가 풍부해 청정호수에서만 볼 수 있다는 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기도 하다.

터널 마운틴 정상에 도착한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다운타운을 내려다보고 있다
터널 마운틴 정상에 도착한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다운타운을 내려다보고 있다

●Banff
로키의 마무리, 밴프


로키에 왔다면 그래도 밴프를 보고 가야 마무리가 된 기분이랄까. 여행 시간이 짧고 단 한 곳만 보고 갈 수 있다면 누구라도 밴프로 향하게 될 것이다. 밴프는 캔모어에서 1번 국도를 따라 약 30분 정도 산맥 내부로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밴프국립공원에 속한 도시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다운타운이라서 많은 기념품 숍과 레스토랑, 숙박시설, 갤러리 등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다운타운 인근에 자리한 터널 마운틴에 오르면 시내 전경과 웅장한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데 왕복 2시간 정도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 아침 산책으로 다녀오기에 손색이 없다.

 

▷Banff Best Spot 3

터널 마운틴 정상에서 다운타운 반대편으로 펼쳐지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전경. 깍아지른 절벽 아래로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골프 코스가 있다
터널 마운틴 정상에서 다운타운 반대편으로 펼쳐지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전경. 깍아지른 절벽 아래로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골프 코스가 있다

Tunnel Mountain Trail
터널 마운틴 트레일

계단이 거의 없고 비탈진 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코스라서 어린 자녀나 반려견을 이끌고 가는 등산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단 로키 지역에 처음 방문한 여행자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 산의 높이는 267m에 불과하지만, 해발고도가 1684m이기 때문에 고지대에 익숙지 않은 외지 여행객들은 쉽게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걷고 산의 측면을 따라 등산로가 나 있어 그늘이 적으니 모자를 챙길 것을 권한다. 하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오를 가치가 있음을 충분히 깨닫게 될 것이다.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
레이크 루이스의 전경

Lake Louise
레이크 루이스

밴프 다운타운에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이곳까지 와서 레이크 루이스를 놓치고 간다면 그야말로 앙꼬 빠진 찐빵이 될지도 모른다. 다운타운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정도 걸리며 성수기인 6월부터 10월 초까지 방문할 계획이라면 개인 차량보다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길 권한다. 레이크 루이스는 올해 들어 유료 주차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간은 2022년 5월13일부터 10월10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무료 주차 공간도 폐쇄되니 밴프 다운타운에서 레이크 루이스행 익스프레스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레이크 루이스 주변에는 곰을 비롯한 많은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므로 주변을 산책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레이크 루이스 주변에는 곰을 비롯한 많은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므로 주변을 산책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호수의 서쪽 부근에 있는 보트하우스에서 카누를 대여할 수 있다
호수의 서쪽 부근에 있는 보트하우스에서 카누를 대여할 수 있다

이러한 불편함에도 레이크 루이스에 갈 가치가 있을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 겨울의 로키도 멋있긴 하지만, 역시 여름의 로키는 더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거대한 산에 둘러싸인 에메랄드 빛 호수 위에서 카누의 노를 저으며 주변을 둘러보면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공간에 놓인 듯한 신비로운 기억을 갖게 될 것이다. 레이크 루이스의 유명한 페어몬트 샤토 호텔과 호수를 한 앵글에 담고 싶다면 인근 전망대인 페어뷰 룩아웃(Fairview Lookout)만한 곳이 없다.

 

Fairmont Chateau Lake Louise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레이크 루이스 주차장은 야간 주차를 불허하고 있지만, 만약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면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고 스파로 피로를 풀고 싶다면 단연 레이크 루이스와 맞닿아 있는 페어몬트 샤토가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어려워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1890년 작은 통나무집에서 시작해 점차 증축과 개조를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는 130년의 역사만큼이나 고풍스럽고 오랜 전통이 호텔 내부에서도 느껴진다. 레이크 루이스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환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은 유일한 호텔이기에 숙박 비용이 다소 높은 편인 데다 예약도 쉽지 않아 많은 방문객들은 호텔 내부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한다. 올해 여행을 계획했다면 비수기인 겨울에는 투숙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여름 풍경을 고집한다면 내년을 위해 미리 예약해 둘 것을 추천한다. 

 

글·사진 Travie Writer 허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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