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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추운 겨울의 시작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2.11.01 05:25
  • 수정 2022.11.2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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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제 제게 남은 휴가 따윈 없습니다. 평일은 오직 출근과 퇴근만을 위한 하루일 뿐입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남은 휴가를 탈탈 털어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무려 3년 만이었습니다. 방콕을 들렀다 몰디브로 향했습니다. 1박당 수백만원하는 리조트에 틀어박혀 딱히 할 것도 없이 있다 왔습니다. 자다가 먹다가 수영도 하고, 뭐 그랬습니다.

재수 없는 조언인 줄 알면서도 굳이 해야겠습니다. 몰디브는 부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글로 풀자면 한없이 오그라들 그런 미세한 감정을, 경험이 대신해 주기 때문입니다. 쌓여 있던 여행욕을 완벽히 해소했습니다.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과정인 줄만 알았던 여행이 케케묵은 과거를 청산하는 시간인 줄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생이 한층 가벼워진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몰디브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순간부터, 인생이 전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출근과 퇴근만 존재하는 평일을, 몰디브에 누워 보낼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여행의 끝에는 언제나 미련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있나요. 여행하고, 돌아오고, 갈구하는 일련의 루틴에서 또 하나를 배웁니다.

삶은 이따금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 시점이 바로 여행인 것입니다. 채운 것을 덜어 내는, 바로 그곳의 시작점에 항상 <트래비>가 있겠습니다. 11월은 참 바빴습니다. 전부 직접 다녀와 기사를 적었기 때문입니다. 수리남은 예외입니다. 하지만 진짜 수리남을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곽서희 기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저는 몰디브와 방콕에서 지갑을 덜어 냈습니다. 춥습니다. <트래비> 독자님들만이라도 올겨울 가스비 걱정 없이 뜨끈한 삶을 영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트래비> 강화송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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