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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평범을 위한 담담함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2.12.0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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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렇게 마지막이 왔습니다. 하던 걸 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그리 되었습니다. 준비하고 마감하고, 다시 준비하고 마감했던 한 해였습니다. 하다못해 삼재까지도 익숙해졌는데, 이젠 또 그렇게 지나가려나 봅니다. 작년처럼, 재작년처럼 헌것이 될 새것이 찾아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이죠.

저는 이 지면을 채울 때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실렸던 <트래비>의 모든 레터를 뒤져 봅니다. 쓸거리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시선에 대한 고민 때문입니다. 2010년부터 2018년 12월호에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주제였고, 2019년 12월호부터 지금까진 ‘버티는 것에 대한 독려’가 주제였습니다. 예외로 2014년 4월과 5월 레터는 ‘먹먹한 위로’가 주제였습니다. 시기상 이번 주제 역시 그래야만 하겠지만, 습관이 되어 버린 위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2022년의 마지막 레터는 ‘평범을 위한 담담함’이 주제입니다.

우리 담담하게 새해를 기다립시다.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요즘이라서, 모두 별일 없이 한 해가 지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다 할 고민 없이 딱히 좋은 일도, 그렇다고 나쁜 일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반복되는 하루를 소소히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힘들 때는 간간이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진탕 취하기도 하는, 그래도 되는 평범한 세상을 기대합니다.

<트래비>의 평범한 일상은 역시나 여행이라서 준비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쇼핑 로드와 발리 그리고 푸꾸옥의 신상 리조트에 대하여. 인천의 섬 이야기와 행주가 만드는 고양의 특별함에 대하여. 939일간의 기다림 끝에 만난 타이완과 아직은 이르지만, 여행의 재개를 축하하는 선언에 대하여. 이렇게라도 <트래비>의 여행이 여러분의 담담한 한 해의 끝에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또 마지막이 지나갑니다.
 

<트래비> 강화송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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