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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마닐라

  • Editor. 채지형
  • 입력 2023.03.06 06:40
  • 수정 2023.03.09 09: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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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를 생각하면, 복잡한 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시내 한복판에 평화로움 가득한 곳이 있다. 바로 인트라무로스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인트라무로스는 과거 필리핀의 문화, 정치, 종교의 중심지였다. 마닐라의 옛 모습과 현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인트라무로스에서 마닐라 여행을 시작해 보자. 

분주한 마닐라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인트라무로스
분주한 마닐라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인트라무로스

●Intramuros 인트라무로스
필리핀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도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는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품은 문화유산이 적지 않다. 특히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꼽히는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는 마닐라 여행의 필수코스다. 높이 6~7m에 길이가 3.7km에 달하는 성벽으로 감싼 요새 안에는 마닐라 대성당을 비롯해 까사 마닐라, 산티아고 요새, 성 아구스틴 성당 등 유적이 가득하다.

인트라무로스 중심에 있는 까사 마닐라의 안뜰
인트라무로스 중심에 있는 까사 마닐라의 안뜰

‘성 안에서’라는 뜻의 인트라무로스는 1571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웠다. 1940년 태평양 전쟁으로 꽤 넓은 지역이 파괴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인트라무로스는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박물관과 대학이 있어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독립 영웅 호세 리잘의 혼이 어린 포트 산티아고
독립 영웅 호세 리잘의 혼이 어린 포트 산티아고

●역사 그 자체!  
인트라무로스 여행 스폿 4

여행의 출발은
까사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여행의 출발은 까사 마닐라. 스페인어로 ‘마닐라의 집’이라는 뜻으로, 16~19세기 스페인 상류층 주택을 보존한 박물관이다. 스페인 주택 특유의 분수가 있는 안뜰 ‘파티오’를 비롯해, 귀족들이 사용한 가구와 생활용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도하는 방이 별도로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물관은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누구나 둘러볼 수 있으나 귀족들의 생활을 재현해 놓은 2층과 3층은 유료다.

고풍스러운 석조성당
성 아구스틴 성당

까사 마닐라 건너편에는 마닐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성당인 성 아구스틴 성당(San Agustin Church)이 있다. 1571년에 지어졌으며,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웅장하고 화려하며, 인구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종교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나무와 야자나무로 지어졌다가, 화재와 지진으로 상처를 입고 여러 번 재건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점령할 때는 죄수들의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성당 자체가 마닐라의 역사다.

독립 영웅 호세 리잘의 혼이 어린
포트산티아고

마닐라의 명소로 꼽히는 포트산티아고(Fort Santiago)도 인트라무로스 안에 있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적으로부터 인트라무로스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요새로, 스페인 군대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요새 성벽을 따라 오르면, 파시그강과 마닐라 시내를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는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 호세 리잘이 스페인 군대에 체포돼 1896년 처형당하기 전까지 수감되었던 감옥도 있다. 현재는 그의 물건과 가구 등을 전시한 호세 리잘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픈 역사를 품은 공간이지만, 시민들의 산책공간이자 역사문화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데이트코스로도 인기다. 공원 안 안내센터에서 지도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아름답고 화려한
마닐라 대성당

성 아구스틴 성당과 함께 가 볼 만한 곳이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이다. 마닐라 대성당은 인트라무로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곳으로, 둥근 옥빛 돔 위에 첨탑이 우뚝 서 있어 뛰어난 균형미를 자랑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도 놓치지 말자.

 

●인트라무로스를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인트라무로스의 여행법은 세 가지다.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는 법, 스페인 시대의 ‘칼레사’라는 마차를 이용하는 법 그리고 천연 대나무로 골격을 만든 친환경 자전거 ‘뱀부바이크’를 타고 둘러보는 법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세 가지 방법 모두 이용해 인트라무로스를 여행할 것을 추천한다.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 먼저 관광용 우마차인 칼레사를 타고 인트라무로스의 지리를 익힌 후, 뱀부바이크로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더욱 자세히 보고 싶은 곳은 마지막으로 느긋하게 산책하며 찬찬히 들여다보면 된다. 

칼레사와 뱀부바이크를 이용하려면 성 아구스틴 성당 근처로 가면 된다. 칼레사를 타고 싶다면, 노란색에 연두색 체크무늬 옷을 입은 마부를 찾자. 정부에서 인정한 공식 칼레사 가이드로, 정찰가에 마차를 탈 수 있다. 뱀부바이크는 성당 부근에 대여소가 있다. 인트라무로스 중심은 길이 울퉁불퉁하지만, 성벽을 따라 달리다 보면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환경을 생각하며 마닐라의 역사를 둘러보기 좋은 방법이다. 


●Sheraton Manila Hotel 쉐라톤 마닐라 호텔

누워서 비행기 뜨는 모습 좀 볼까요?

쉐라톤 마닐라 호텔은 공항 근처 호텔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 줬다. 보통 공항에 가까이 있는 호텔은 ‘숙박’에만 집중하는데, 쉐라톤 마닐라 호텔은 달랐다. 호텔 안에 즐길 거리가 많아 잠만 자기는 아까웠다. 또 다른 선입견은 호텔이 공항 근처에 있어도,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는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것 역시 틀렸다. 방에서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공간에서도 비행기가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정관념을 깨 주고 느낌표를 안겨 준 쉐라톤 마닐라 호텔의 8가지 포인트를 소개한다.

POINT 1
비행기 애호가라면 못 참을 전망

비행기는 설렘이다. 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즐겁다. 쉐라톤 마닐라 호텔 일부 객실에서는 비행기 활주로가 시원하게 보인다. 호텔이 니노이 아퀴노 국제공항 제3터미널에서 내리면 바로 보일 정도로 가깝게 위치한 덕분이다. 비행기 애호가라면 버킷리스트에 올릴 만한 전망이다. 공항 전망이 아닌 방에서는 넓은 수영장이 보인다. 객실이 수영장 뷰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얼마든지 비행기를 볼 수 있으니까. 일몰 때 비행기가 나는 모습도 장관이다.

POINT 2
동글동글 귀여운 버블 바

수영장 부근에 특별한 공간이 있다. 투명한 우주선처럼 생긴 공간 안에 깔끔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름하여 버블(Vubble) 바. 거품(bubble)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코로나 때문에 분리된 공간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자, 아이디어를 냈다. 개별적으로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건 어떨까 하고. 귀여운 외관에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다. 물론 내부에 에어컨이 있어 더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POINT 3
비빔밥부터 바비큐까지 있는 한식당

처음 ‘Oori’ 간판을 봤을 때, ‘오오리’라는 일식당인가 보다 싶었다. 알고 보니, ‘우리’라는 따스한 우리말을 영어 발음대로 표기한 간판이었다. 대부분 호텔에 가면 한식당보다 일식당이 많다. 그런데 쉐라톤 마닐라 호텔에는 일식당 대신 한식당이 있다. 비빔밥부터 한국식 바비큐까지 다양한 요리를 낸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요리한다. ‘한식 다르게 보기’라고나 할까. 한식을 재미있게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화룡점정은 식사 후에 제공되는 빙수다. 팥과 망고, 초콜릿, 여러 과일이 알차게 들어 있다.

POINT 4
전용통로를 이용해 순간이동

리조트 월드 마닐라는 카지노와 쇼핑, 영화관, 스파, 레스토랑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단지로, 마닐라 최초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전용통로를 이용하면 호텔에서 리조트 월드 마닐라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화려한 쇼핑가를 구경하다 보면 이곳이 라스베이거스인지, 마카오인지 마닐라인지 잠시 헷갈린다. 라이브음악을 즐기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도 인기다. 카지노는 24시간 운영되며, 화려한 공연도 펼쳐진다.

POINT 5
호텔 구석구석에 있는 ‘필리핀다움’

상징을 찾는 재미가 있다. 로비 천장을 보면, 250여 개 조명이 반짝인다. 이 조명은 16세기 필리핀 마닐라와 멕시코 아카풀코를 연결한 스페인의 무역선 마닐라 갤리온(Galleon Trade)을 상징한다. 프론트데스크 벽을 수놓은 지도는 마닐라 갤리온이 항해한 군도를 의미한다. 레스토랑 S키친 천장에 달린 원뿔형 조명도 눈길을 끈다. 과거 낚시에 사용했던 도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POINT 6
인증숏 명소를 찾아라

놓치지 말아야 할 포토존이 있다. 로비와 S 키친 사이에 있는 계단이다. 그랜드 스테어케이스(Grand Staircase)라 불리는 이 계단에 서면, 배우가 된 듯 우아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을 찍은 후에는 천장도 살펴봐야 한다. 필리핀의 유명 디자이너 앤 파민투안(Anne Pamintuan)의 작품으로, 필리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둥근 부채 모양의 장식이 걸려 있다.

POINT 7
시트의 변신은 무죄

쉐라톤 마닐라 호텔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재치 있게 보여 준다. 기념품 코너에서 만난 에코백을 보며 무릎을 쳤다. 시트가 이렇게도 변신할 수 있구나 하고. 호텔 침구 중 쓸 만한 부분을 재활용, 염색을 통해 에코백을 만들었다. 원한다면 염색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고, 에코백만 구입할 수도 있다. 수영장에도 친환경 기술을 사용한다. 냉방 시스템에서 발산되는 열로 수영장을 가열해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어메니티도 일회용 용기 세트가 아닌, 대용량 용기에 샴푸와 린스를 채우는 방식이다.

POINT8
일도 숙면도 다 잡았다

호텔은 기대하는 것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헬스클럽, 곡선 디자인의 리조트식 수영장, 아이들을 위한 키즈클럽, 필리핀 호텔 최초로 오픈한 코워킹 공간 콜랩(The ColLab)까지. 객실은 또 어떤가. 포근한 침구와 아늑한 분위기에 숙면에 빠지는 건 순간이다. 침대를 통째로 우리 집으로 옮겨 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Travel info
 
AIRLINE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세부퍼시픽, 필리핀항공, 한에어 등이 인천-마닐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약 4시간 20분. 

IMMIGRATION PROCESS 
필리핀 입국을 위해서는 이트래블(eTravel)과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 이트래블은 2022년 12월2일부터 적용된 새로운 필리핀 입국 검역신고서로, 작성하면 QR코드를 발급해 준다. 항공권 탑승 시각 기준 72시간 이내에 등록해야 한다.

TIME GAP 
필리핀이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필리핀 오전 9시는 한국 오전 10시. 

WEATHER 
필리핀은 열대계절풍기후 지대로 우기와 건기의 차이가 크다. 건기는 12월부터 5월이며, 나머지는 우기라고 할 수 있다. 연평균기온은 대부분 26.6도. 언제나 여행하기 좋지만, 그중에서도 12월~2월 날씨가 여행에 가장 적합하다. 

LANGUAGE 
따갈로그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TRANSPORTATION 
그랩(Grab)을 이용하면 편하다. 지프를 개조한 지프니를 타 보는 것도 좋다. 기본 11페소(약 250원)부터 시작한다. 어떤 지프니를 타야 할 지 모를 때는 현지인에게 물어 보자. 

CURRENCY  
화폐단위는 페소(PHP)로, 100페소는 약 2,332원이다(2월 초 기준). 

RELIGION 
가톨릭 83%, 개신교 9%, 이슬람교 5%로, 가톨릭을 믿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다. 

 

▶RESTAURANT 

바바라스 레스토랑 Barbaras Restaurant
인트라무로스 중심에 있는 고풍스러운 레스토랑. 스페인풍 고택에서 필리핀 요리를 맛보며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탈라 바에서 까사 마닐라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여행자
바탈라 바에서 까사 마닐라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여행자

바탈라 바 Batala BAR
까사 마닐라 옆에 있는 바로,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 커피 등을 판매한다. 필리핀 로컬 맥주도 맛볼 수 있으며, 2층에서 내려다본 뷰가 훌륭하다.

라 까떼드랄 카페 La Cathedral Cafe 
마닐라 대성당 부근에 있는 카페로, 루프톱 전만망이 멋지다.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쉐라톤 마닐라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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