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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홍콩의 삶에 깃든 예술

  • Editor. 강화송 기자, 이성균 기자
  • 입력 2023.04.04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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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예술은 보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누리며 감각하는 것이다.

●M+ Museum
삶과 밀접한 문화, 엠플러스 뮤지엄 

서구룡 문화지구(WKCD)의 꽃은 엠플러스 뮤지엄(M+ Museum)이다.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1년 11월 개관했다. 현대미술부터 근대미술, 시네마, 건축, 디자인까지 광범위한 예술을 다룬다.

전시공간만 무려 33곳, 영화관과 리서치 센터, 레스토랑, 카페 등 문화에 관련한 모든 공간이 들어서 있다. 전시 기획뿐만 아니라 디지털, 에디토리얼 콘텐츠 팀까지 약 250여 명의 다국적 큐레이터들이 뮤지엄을 이끈다. ‘엠플러스’라는 이름은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More than Museum)’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엠플러스 뮤지엄의 설계는 스위스의 건축 회사 ‘헤르조그(Herzog) & 드 뫼롱(de Meuron)’이 참여했다. 거대하고 반듯한 외관이다. 덜할 것도, 더할 것도 없이 포멀하다. ‘뮤지엄’이라는 공간은 결국 예술과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인 셈이다. 담아내는 곳으로서 존재감이 있어야 하지만, 그 속의 예술과 문화가 돋보일 수 있도록 단조로워야 한다. 침묵과 정숙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저녁이 되면 엠플러스 뮤지엄 자체가 작품이 된다. 건물 외벽 LED 파사드를 통해 비디오나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주변으론 대형 야외 공원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감상하고, 산책하고, 사유하고, 휴식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의 집합이다.


●Hong Kong Palace Museum

역사·예술·문화의 보고
홍콩 고궁박물관

침사추이와 센트럴을 오가는 페리를 타면 황금색 건축물이 눈에 띈다. 바로 홍콩의 신상 박물관 ‘홍콩 고궁박물관(HKPM)’이다. 서구룡 문화지구에 자리한 박물관은 2022년 7월부터 대중에 문을 열었다. 중국의 예술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꾸몄다. 동시에 국제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문명 간 대화를 진전시키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방면의 노력 덕분에 개관 4달 만에 5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약 1만3,000m2(약 3,933평) 규모의 박물관은 9개의 전시관을 비롯해 오디토리움, 기념품 상점, 식사 공간, 휴게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전시관의 경우, 박물관이 소장한 900개 이상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홍콩에서 처음으로 전시하거나 이전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이 다수다. 또 정기적으로 중국 예술과 문화, 세계 다른 지역의 예술과 작품을 다루는 특별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 부지런히 작품들을 감상하다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여행의 순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높은 층고가 선사하는 개방감은 물론 빅토리아 하버가 펼쳐진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별전시회는 일반 관람권 가격의 2배 이상이지만, 관람할 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Radiance’로, 박물관 자체 영구 소장품에서 큐레이팅한 첫 특별전시회다. 고대 중국과 인접 지역 간의 문화 교류에서 발생한 금의 진화를 들여다보며, 220개의 고대 금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대 중국의 문화 교류와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다. 해당 전시는 2023년 9월25일까지 진행된다.

홍콩 고궁박물관 관람 이후,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는 서구룡 아트 공원을 거닐어 보자. 이곳에서 감상하는 일몰이 꽤 근사하다. 박물관 관람, 공원 산책, 근처 쇼핑몰 또는 고급 호텔 레스토랑 방문 등으로 여행 일정을 구성하는 걸 추천한다.


●K11 MUSEA
쇼핑몰과 만난 크리에이티브
K11 뮤제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쇼핑몰을 뽑는다면 분명 ‘K11 뮤제아’도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외관부터 쇼핑몰 속까지 크리에이티브를 형상화했으니 말이다. 이스트 침사추이역 또는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를 걷다가 눈에 띄게 화려한 건축물이 있다면 그곳이 K11 뮤제아다.

이곳은 쇼핑뿐 아니라 홍콩의 예술,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약 250개의 상점과 약 70개의 레스토랑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MoMA(Museum of Modern Art) 디자인 스토어와 유명 홍차 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Fortnum & Mason)의 영국 외 지역 첫 매장도 입점해 있다.

딱 들어가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자연과 홍콩 도시 경관에서 영감을 얻은 실내 디자인은 근대 미술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쇼핑몰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창의적인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상점과 레스토랑만 구경하는 게 아니라 예술품까지 봐야 하니 이곳을 방문하려면 넉넉한 시간은 필수다. 또 5성급 레지던스 호텔인 K11 ARTUS도 쇼핑몰과 연결되어있다. 쇼핑몰은 접근성이 좋아 어디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MTR 이스트 침사추이역에서 도보 1분, 완차이 페리 터미널에서 도보 5분 등이며, 쇼핑몰 바로 앞에서 홍콩의 대표 풍경인 빅토리아 하버를 즐길 수 있다.

 

●Xiqu Centre

은은한 전통의 가치
시취센터


‘시취(戱曲, 희곡)’는 중국 전통극이다. 시취는 각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게 발전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배우 ‘장국영’ 주연의 <패왕별희>에서 등장하는 베이징 오페라, ‘경극(京劇)’이 있다. 홍콩이 속한 광둥 지방의 전통 오페라로는 ‘월극(粵劇)’이 있다. 월극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9년 1월20일 공식 개관한 시취센터는 월극을 포함한 다양한 시취 장르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다. 무려 1,000석 규모의 중국식 오페라 하우스인 셈이다. 8층 높이의 건물에는 대극장, 티하우스 극장, 세미나홀, 8개의 스튜디오와 각종 식음료 판매, 레저 시설이 들어섰다. 시취센터는 서구룡 문화지구에 들어선 10개의 문화시설 중 첫 번째로 문을 연 곳이기도 하다. 

시취센터의 외관은 중국 전통 등(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유려한 물결무늬 알루미늄 지붕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광택이 매력적이다. 공연장이지만 누구나 시취센터의 안마당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지나가다 들러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좋다. 설계 당시 ‘시취’에 대한 선입견을 낮추고자 극장과 도로 사이 별도의 출입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취센터의 외관만큼 은은하게 전통적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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