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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BACK] 여행기자들의 2023년 5월호 뒷이야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23.05.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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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 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사랑의 시작

사랑이 당황스러운 이유는 언제나 예고 없이 등장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기 때문이다. 요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평생 동물이라곤 오로지 펭귄 하나만 좋아하며 살아왔는데, 새로운 ‘최애’가 생겼다. 이번 호 뉴사우스웨일스주 기사를 읽은 독자님이라면 짐작하셨을지도. 바로 코알라다. 코알라 다큐멘터리, 본 적 있으신지? 아직이라면 넷플릭스 <이지의 코알라 월드>를 추천한다. 호주 마그네틱섬에 살며 다친 아기 코알라들을 구조하는 소녀 이지의 얘기인데, 매 에피소드가 힐링이다. 스톰보이의 잎 먹방, 첨피의 첫 나무 클라이밍, 산불에서 살아남은 플레임,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 머핀…. 세상에 이렇게 무해한 존재들이 있나 싶다. 만사 걱정이 그 작은 코알라의 손짓 하나에 전부 사라진다. 다친 곳도 없건만 치료받는 기분이다. 돌아서면 보고 싶고, 눈 감으면 생각난다. 사랑인가 보다.

곽서희 기자

 

길바닥 무한 대기    

까맣게 잊고 있었다, 방콕의 교통체증을. 택시 앱인 볼트와 그랩을 번갈아 불러 봐도 응답은 제로,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은 무한 증식. 도로변에 늘어선 툭툭으로 다가갔더니 7분 거리에 1만원을 부른다. 혹시 이마에 호구라고 쓰여 있는 건지. 자칭 타칭 호구 인생 오기가 생겨 기약 없는 앱 호출을 이어 간다. 문득 한여름에 호기롭게 에어컨 없는 빨간 버스를 탔다가 꼼짝없이 도로에 갇혔던 날이 떠오른다. 찜통 속 김치만두 신세가 되어 푹푹 익어 가다 결국 뛰어내렸던 그날…. 귀국하는 날엔 호텔에 택시를 요청했다. 송끄란 시즌이라 4시간 전에는 출발하는 게 낫겠단다. 부랴부랴 팟타이와 땡모반을 털어 넣고 차에 올랐다. 야속하게도(?) 차는 전혀 막히지 않고, 태어나 처음으로 공항에 3시간 전에 도착했다. 아, 딱 한입만 더 먹을걸. 그래도 뭐, 모든 게 예측대로만 흘러가면 그게 여행인가.

이은지 기자

 

30대의 따분함

도통 웃을 일이 없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건 아니다. 생활도 괜찮고, 건강도 나쁘지 않다. 모든 게 무난한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 ‘더 이상 새로운 게 없다’는 오만한 생각마저 든다. 가장 가 보고 싶은 레스토랑을 다녀온 이후로 음식 맛도 거기서 거기, 반짝반짝한 호텔도 몇 번 가 보니 이만하면 됐다 싶기도 하다. 예능도 드라마도, 영화도 고만고만하다. 1만2,000일 조금 넘는 기간에 축적한 취향이 바닥난 느낌이다. 새로운 취미나 기호를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래도 이렇게 살기에는 팍팍한 감이 있어 ‘타인의 취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전혀 눈길을 주지 않을 것들을 주변의 추천을 받아 억지로라도 해 본다. 명상도 해 보고, 새로운 노래도 듣고, 비연예인의 유튜브 콘텐츠도 본다. 하나는 걸리지 않을까? 이번 주는 요가가 기다리고 있다.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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