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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창간 18주년 '트래비'는 여전히 촬영 중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3.05.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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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 소개하겠습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작품, <보이후드(Boyhood)>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메이슨’의 성장기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메이슨과 출연 배우들은 1년에 한 번, 일주일씩 만나 하루 15분씩, 무려 12년에 걸쳐 촬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촬영 시작 당시 6살이었던 메이슨은 18살이 돼서야 이 영화를 완성케 됩니다. 영화 내용은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가끔 삶이 그야말로 영화 같은 장면들로 채워질 거란 환상을 갖지만, 글쎄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간은 오늘도, 내일도 속절없이 흘러가는 것이고, 도중에 자잘한 일들이 겹쳐서 일어날 뿐입니다. 큰 사건이 없이, 하지만 많은 사건과 함께 알 듯 말 듯 성장해 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래비>는 주간지로 시작했습니다. 지금보다 판형은 컸고 두께는 얇았습니다. 수많은 꼭지가 생겼다가 사라졌고, 다시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트래비>를 거쳐 간 기자들의 수만큼 다양한 여행기로 지면을 채워왔습니다. 월간 여행잡지로 어엿하게 자리를 잡고, 뭐…, 이런 일 저런 일이 많았습니다. 표지가 무광에서 유광이 되었다가, 제호에 에폭시를 넣었다가 뺐다가. 변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우리가 지금껏 해왔던 그리고 해야 하는 일뿐입니다. <트래비>의 한 달은 보통 넷째 주를 기준으로 시작합니다. 넷째 주에 마감을 끝내고 다섯째 주에 지면 회의를 진행합니다. 첫째 주에 출장을 다녀와 내용을 정리하고, 둘째, 셋째 주에는 기사 작성과 에디팅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다시 4주에 마감이 끝나면 5주에 지면 회의를…. 

이게 18년간 촬영해온 <트래비>라는 영화 내용의 일부입니다. <보이후드>와 차이점이라면 <트래비>는 여전히 촬영 중이라는 것입니다. 언제 촬영을 마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긴, 그 순간이 뭐가 중요할까요. 순간은 오로지 지금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알 듯 말 듯 성장해 가는 삶처럼 꾸준히 여행할 뿐입니다. 그래서 뿌듯한 18주년입니다. 칭찬해 주세요. 늘 <트래비>의 여행에 동행해 주시는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아, 잡지를 받고 너무 놀라지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18주년 기념, 파격적인 변신을 결심해 봤습니다. 원래의 <트래비>는 6월호에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반응이 좋다면, 혹시 또 모릅니다.
 

<트래비> 강화송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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