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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BACK] 여행기자들의 2023년 7월호 뒷이야기

  • Editor. 이은지 기자
  • 입력 2023.07.02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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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
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신이시여

‘차라리 울면서 겨자를 먹고 싶다.’ 최근 온라인에서 보고 꽂힌 표현이다. 당면한 난관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이겨 내는 게 아니라 ‘진짜로’ 먹고 퉁치고 싶다는 일종의 회피형(?) 해법이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섬너 비치에서 탁 트인 풍경을 찍으려던 찰나 카메라가 말을 듣지 않았다. 전원이 나갔다 들어왔다 오락가락하며 타이밍이 한 박자씩 어긋났다. 출장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자유시간이라 다행이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찔했다. 그럼에도 절경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게 아쉬워 차라리 겨자 한 바가지를 퍼먹을 테니 어떤 신이든 와서 고쳐 달라 떼를 쓰고 싶었다. 원인은 외부 충격, 수리비는 50만원. 사건의 발단은 출장 이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꿈치와 무릎이 다 까질 정도로 넘어졌는데 가방에 있던 카메라는 이상하게 멀쩡했다. 운이 좋다 여겼건만 슬프게도 업보는 반드시 돌아오는 법인지.

이은지 기자

 

안산하세요    

친구들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 벌써 등산의 참맛을 알아버린 나이(?)가 된 걸까. 고등학생 때만 해도 부모님 따라서 툴툴거리며 동네 산도 겨우 갔는데 이제는 등산 버스 예매 시간에 맞춰 알람을 켜 놓고 기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말은 ‘안산하세요’다. 안전하게 산행하라는 뜻이다. ‘등산 고인물’ 친구들을 따라 헉헉거리며 산행하다 듣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불끈 힘이 솟기도 한다. 산행 중간중간 절경을 보며 친구들과 먹는 꿀맛 같은 주전부리가 계속해서 산을 오르게 만든다. 이쯤에서 산행지를 한 곳 추천해 보자면 동해에 두타산이 있다. 베틀바위가 유명한데, 눈에 담기는 모든 풍경은 중국 명산이 부럽지 않다. 12산성 폭포 암반에 앉아 능선을 볼 때는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하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쌍폭포와 용추폭포도 있으니 꼭 한 번 가 보시길. 참, 길이 험해서 강인한 체력과 스틱은 필수!

김다미 기자

 

가성비 좋은 직원

나의 여행은 늘 ‘필요 최소주의’였다. 눈만 붙이면 되는 곳, 움직일 수 있는 두 다리, 적당한 식사로 이뤄진 여행. 소위 말하는 미니멀리즘 말이다. 얼마 전 강릉으로 첫 출장을 다녀왔다. 오션뷰 호텔 방에서 묵고 잘 차려진 코스요리를 맛봤다. 그런데 마냥 마음 놓고 누리지는 못했다. 고기도 먹어 본 자가 잘 먹는다 했던가. 마치 움직임이 불편한 고급 드레스를 입은 기분이었다. 여행기자의 출장이란 받은 만큼 뱉어야 하는 법.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신입으로서 오션뷰 호텔은 거대한 부담으로 파도쳤고, 적게 받고 적게 뱉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출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선은 나의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되 좋은 기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다. 가성비 좋은 직원, 그게 지금 나의 목표다.

송요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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