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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휴양, 라구나 푸껫

  • Editor. 이은지 기자
  • 입력 2023.07.04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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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단 하나로 충분하다.

라구나 골프 푸껫

●라군을 둘러싼 동맹 

태국 대표 휴양지, 안다만의 진주, 태국에서 가장 큰 섬, 신혼여행 성지…. 모두 푸껫을 설명하는 화려한 수식어다. 푸른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빛나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하지만 그게 푸껫의 전부는 아니다. 산과 언덕을 의미하는 말레이어 ‘부킷(Bukit)’에서 이름이 유래했을 정도로 정글과 호수까지 다이내믹한 자연경관을 선사하니까. 즉,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양하기에 훌륭한 선택지라는 얘기다. 숙소는 휴식의 질을 결정한다. 짧은 일정에 푹 쉬어 가려면 한곳에 진득하니 머물러야 할 텐데, 왜 그럴 때 있지 않나. 괜히 근처 다른 숙소가 궁금해지고 더 좋아 보이는,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심보. 그 사소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라구나 푸껫으로 향했다. 

반얀트리 푸껫
반얀트리 푸껫

라구나 푸껫은 안다만해를 배경으로 두고, 라군(Lagoon)을 품은 약 403만여 평방미터 규모의 복합 리조트 단지다. 7개의 호텔·리조트와 18홀 골프 코스, 럭셔리 스파, 레스토랑·바를 갖췄다. 우리에게는 반얀트리, 두짓타니와 같은 개별 브랜드가 더 친숙한데, 쉽게 설명하자면 경주 보문관광단지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단지 리조트의 ‘집합’이라 보면 서운하다. 라구나 푸껫의 특별함은 ‘연결’로 완성되니까. 라구나 푸껫 내 리조트에 투숙하면 단지 안에 있는 모든 호텔의 시설 이용과 체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반얀트리 푸껫에 머물면서 앙사나 라구나 푸껫의 워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어디에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투숙 중인 객실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 단지 내 셔틀버스와 라군 셔틀보트를 무료로 제공하니 망설일 이유는 더더욱 없다. 


●ACTIVITY & WELLNESS
휴일의 시간표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었다. 쉬러 와서 이 무슨 역설적인 소리인가 싶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인천공항에서 출발 직전까지 노트북을 두드리던 직장인이 풀빌라에서의 꿀 같은 휴식을 자발적으로 박차고 나왔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1시간이 10분 같은 반얀트리 스파
1시간이 10분 같은 반얀트리 스파

일단은 피로부터 풀었다. 반얀트리 스파는 자체 아카데미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테라피스트의 손길을 자랑한다. 특히 건식인 ‘전통 타이 마사지’와 강한 압력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오일 마사지 ‘딥티슈’가 인기다. 삐거덕대는 몸의 조각을 맞추듯 부드럽고 시원한 손길에 순간이 영원하기를 빌었건만,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이 야속하다. 치유는 마음에도 필요하다. 반얀트리의 웰니스 특화 브랜드 ‘베야’에서는 50개 이상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중 소리 나는 금속 재질의 그릇을 활용한 싱잉볼 명상은 두드릴 때 발생하는 파장이 몸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 편히 누워 싱잉볼 소리를 듣다 잠에 빠져들기 직전 찌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귀 바로 옆에서 울린 싱잉볼의 진동이 말 그대로 온몸을 관통했다. 기묘하다. 털이 쭈뼛 섰다.

온몸이 찌릿, 싱잉볼 명상 3
온몸이 찌릿, 싱잉볼 명상

생애 첫 도전의 연속이었다. 요즘 아무리 골프 ‘붐’이라지만 그동안 내겐 여러모로 진입장벽이 높았다. 든든하게도(?) 일행 모두 초심자였던 터라 라구나 골프 푸껫에서 나란히 레슨을 받았다. 아무리 못해도 공을 맞힐 수는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 방향과 거리를 계산하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었다. 엉터리 스윙을 보다 못한 선생님의 일대일 눈높이 지도에 공이 맞아 들어갔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꽤 멀리 날아가는 순간 쾌감이 인다. 다들 골프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아직은 살짝 맛을 본 수준에 불과하지만. 

골프 레슨. 공을 맞히기가 이렇게 어려웠던가
골프 레슨. 공을 맞히기가 이렇게 어려웠던가
첫 도전을 응원하듯 맑은 하늘의 라구나 골프 푸껫
첫 도전을 응원하듯 맑은 하늘의 라구나 골프 푸껫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주짓수와 유도를 배우고 싶어 알아보던 중에 격투기에 대한 로망이 실현됐다. 그것도 머나먼 태국에서. 무에타이 수업을 앞둔 K-직장인들의 눈빛이 빛났다. 마음속 응어리진 스트레스를 불태울 기회가 필요했다. 가르침을 따라 원투 펀치를 날릴 때마다 슉슉 바람 소리가 난다.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여”는 아니고. 규칙적으로 호흡하기 위해서라도 입으로 소리를 내야 한단다.

격투기에 흥미가 생긴 무에타이 체험
격투기에 흥미가 생긴 무에타이 체험
셰프 덕에 무사히 한 상 차림
셰프 덕에 무사히 한 상 차림

누추한 요리 솜씨에 로브스터가 황송했다. 미쉐린 가이드 태국판에 선정된 두짓타니 라구나 푸껫의 레스토랑 ‘벤자롱’에서의 쿠킹클래스였다. 이름이 박힌 앞치마 특별 선물에 1차, 분에 넘치는 귀한 재료에 2차. 연타로 감동했다. 집에서 기껏해야 라면이나 끓여 먹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무색하게도 셰프가 단계별로 이끌어준다. 얌꿍, 레드 커리, 망고 스티키 라이스, 로브스터 튀김까지 한 상 가득 푸짐하다.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황송한 한 끼다.

 

●DINING & STAY
낭만과 건강의 교집합 

매일 저녁이 로맨틱했다. 반얀트리 푸껫에서의 선셋크루즈가 시작이었다. 포근한 쿠션과 아기자기한 테이블 장식까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알고 보니 총지배인의 아들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꾸민 작품이란다. 해가 질 무렵 열 명 남짓 탑승 가능한 아늑한 배에 몸을 실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붉게 물들어가는 라군을 떠다니며 일행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해산물 코스요리에 와인 한 잔, 참 낭만적이다. 

영화 속 한 장면, 로맨틱 선셋 크루즈
영화 속 한 장면, 로맨틱 선셋 크루즈

완전히 어둠이 내린 밤, 별이 하나둘 나타나더니 금세 하늘이 번쩍인다. 몇 차례 번개의 예고 끝에 와르르 비가 쏟아졌다. 방금 전까지 넓은 하늘을 마음껏 눈으로 담을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지붕이 없으니 폭우가 온몸으로 고스란히 쏟아진다. 비에 흠뻑 젖은 게 얼마 만인지. 모두가 물에 빠진 생쥐 꼴인데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호텔 직원이 다음에 오면 지붕이 생길 수도 있다며 미안한 내색을 했지만, 글쎄. 그렇다면 왠지 조금 아쉬울 것도 같다. 과장 조금 보태서 영화 <어바웃타임>의 포스터 같은 순간이었으니.

전 객실 풀빌라로 운영되는 반얀트리 푸껫
전 객실 풀빌라로 운영되는 반얀트리 푸껫
전통적이고 우아한 인테리어의 반얀트리 푸껫 로비
전통적이고 우아한 인테리어의 반얀트리 푸껫 로비

낭만적인 밤을 꿈꾼다면 반얀트리 푸껫 풀빌라 객실로 프라이빗 바비큐를 신청하거나 해변을 마주한 사이 라구나 푸껫에서 해변 바비큐를 즐겨도 좋다. 혹은 앙사나 라구나 푸껫의 ‘아톨(Atoll)’에서 칵테일 한 잔은 어떠신지. 라군 위에 둥둥 떠 있는 레스토랑 겸 바(Bar)로, 야자수 너머 바다로 잠기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뷰 포인트다. 

플로팅 조식은 언제나 낭만적
플로팅 조식은 언제나 낭만적
반얀트리 푸껫에서는 자전거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반얀트리 푸껫에서는 자전거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건강은 먹거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라구나 푸껫 단지 내 레스토랑인 ‘오픈 키친(Open Kitchen)’은 신선한 로컬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식사를 대접한다. 모두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온 재료들이니 더욱 믿음이 간다. 방문객이라면 식당 바로 옆에 위치한 농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바나나와 가지, 각종 허브까지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반얀트리 베야에서는 리조트 내 농장에서 재배한 싱싱한 채소로 ‘로우 쿠킹(Raw Cooking)’ 클래스를 진행하며, 반얀트리 푸껫의 ‘샤프론(Saffron)’에서는 현대와 정통 태국의 맛이 어우러진다.  

반얀트리 푸껫, 빌라마다 투숙객 이름을 표기하는 섬세함
반얀트리 푸껫, 빌라마다 투숙객 이름을 표기하는 섬세함

▶라구나 푸껫을 이루는 7개의 원소

①앙사나 라구나 푸껫  Angsana Laguna Phuket
푸껫섬 내의 라군 위에 떠 있어 ‘섬 안의 섬’이라 불린다. 300m 길이의 수영장과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갖췄다. 

②반얀트리 푸껫  Banyan Tree Phuket
반얀트리 1호로 전 객실 풀빌라로 운영된다. 훌륭한 스파와 파인 다이닝이 강점. 오감에 쉼을 주는 휴양 리조트. 

③반얀트리 베야 푸껫  Banyan Tree Veya Phuket
웰니스 특화 브랜드. 여행 이후의 삶에서도 ‘웰빙’을 중시할 수 있도록 건강한 음식과 명상 등의 경험을 제공한다. 

④카시아 푸껫  Cassia Phuket 
전 객실 주방을 갖춘 레지던스형 호텔로 가족여행객에게 추천. 반려동물 친화적이며 알록달록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⑤두짓타니 라구나 푸껫  Dusit Thani Laguna Phuket 
1987년에 오픈한 라구나 푸껫의 첫 번째 호텔. 럭셔리 해변 리조트로 우아한 태국의 전통 건축미가 상징적이다. 

⑥라구나 홀리데이 클럽 리조트  Laguna Holiday Club Resort
라구나 푸껫 골프 클럽까지 도보 10분. 18홀 골프 코스 전망의 넓은 스위트룸으로 장기 투숙에 적합하다. 

⑦사이 라구나 푸껫  Saii Laguna Phuket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라군을 품었다. 오션뷰 스위트룸을 갖췄으며 수영장에서 바로 해변으로 연결된다.


글·사진 이은지 기자  취재협조 Laguna Phu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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