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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산책하기 좋은 비엔나 스폿 3

AUTUMN MOOD VIENNA

  • Editor. 곽서희 기자
  • 입력 2023.09.2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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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미술관
알베르티나 The Albertina

단순히 ‘국립미술관’으로 뭉뚱그려 버리기엔 알베르티나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 비엔나 구시가지, 호프부르크 왕궁 곁. 미켈란젤로 같은 르네상스 작가부터 미국 현대 작가까지 무려 100만점에 이르는 작품이 알베르티나 미술관을 메우고 있다. 전시보단 야경에, 관람보단 사랑에 무게 추를 둔다면 늦은 가을밤에 방문해 볼 것. 미술관의 테라스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 속 두 남녀가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낭만을 속삭이던 그곳이다.

전망 좋은 정원에서
벨베데레 궁전  Belvedere Museum

비엔나에 가을이 왔다는 건 나무들이 제일 잘 안다. 먼저 알고 잎을 흔들고 가지를 털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 벨베데레 상궁 앞 벨베데레 호수, 그리고 상궁과 하궁 사이 프랑스식 정원엔 가을이 투영된 나무들이 농익는다. 예술 애호가라면 궁 내부 전시(상궁엔 그 유명한 클림트의 <키스> 작품이 있다)를 관람하는 게 1순위겠지만, 사실 하릴없이 슬렁슬렁 호숫가만 거닐어도 명화 속을 걷는 기분이다. 정원에 핀 튤립 한 송이마저 화가의 애정이 담긴 피사체 같다. 벨베데레, 이탈리아어로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가장 깊은 가을빛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 궁전  State Hall of the Austrian National Library

비엔나의 여름은 색이 발하고, 비엔나의 가을은 색이 바랜다. 온 도시의 톤이 낮고 차분해지는 계절.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은 비엔나에서 가장 깊은 가을빛을 간직한 곳이다. 서늘한 공기, 빛바랜 서적, 세월을 가늠하기 힘든 프레스코화에 대리석 기둥까지. 도서관에는 가을의 무드가 종일 흐른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든가, ‘유럽에서 가장 큰 바로크 양식의 도서관’과 같은 화려한 수식어들은 이 웅장하고 묵직한 공간 앞에선 하나같이 초라해질 뿐이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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