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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다낭, 낮과 밤의 기록

  • Editor. 나보영
  • 입력 2023.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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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파란 하늘이 바다에 닿았고, 
밤에는 까만 하늘에 불꽃이 번졌다. 
다낭 남동쪽 해변의 어느 리조트에서의 2박 3일. 

●다낭에서 날아온 소식

베트남의 대표적인 여행지 다낭으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남동쪽 해변의 한 리조트가 새 단장을 했다는 반가운 이야기였다. 빌라와 객실의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었고, 키즈 클럽이 새롭게 문을 열었으며, 해변의 레스토랑이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해 질 녘에 시작될 그랜드 오프닝 행사 때는 근사한 디너와 각종 라이브 공연에 이어 불꽃놀이까지 펼쳐질 거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산뜻한 모습의 리조트가 손짓하는 장면이 아른거려서 다낭으로 훌쩍 날아갔다.

푸른 바다가 배경으로 깔리는 호텔 전경
푸른 바다가 배경으로 깔리는 호텔 전경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다낭 국제공항에서 10km, 약 20분 만에 도착한 곳은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Hyatt Regency Danang Resort & Spa)’였다. 친절한 환대, 시원한 웰컴 드링크, 흰 모래가 눈부신 해변, 연둣빛 야자수들까지…. 2박 3일 여정의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넓은 통창이 매력적인 빌라 마스터 베드룸
넓은 통창이 매력적인 빌라 마스터 베드룸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객실에 짐을 푼 뒤, 리조트 지도를 들고 곳곳을 구경 다녔다.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논 누옥(Non Nuoc) 해변에서는 패들 보딩과 카약을 비롯한 해양 스포츠가 한창이었다. 야자수 사이에 걸린 해먹에 눕기도 하고, 비치 발리볼을 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해변 앞으로는 돌다리들이 예쁘게 연결된 메인 풀이 이어졌다. 그 외에도 조용한 성인 전용 풀에서부터 시원한 워터 슬라이드까지 다섯 개의 수영장들이 저마다 반짝반짝 빛났다. 풀 사이드 바에서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마신 뒤, 호젓한 풀과 선 데크가 있는 프라이빗 라운지를 지나, 키즈 클럽까지 걸어가 봤다. 장난감과 책이 가득한 키즈 클럽 옆으로 키즈 풀과 짚라인까지 함께 있어서 마치 자그마한 미니 테마파크 같았다.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워터 존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워터 존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저절로 힐링이 되는 스파 야외 욕조
저절로 힐링이 되는 스파 야외 욕조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다행히 어른들을 위한 최고의 놀이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스파였다. 이 리조트는 스파 룸들이 독립된 독채 형태라는 것이 남달랐다. 룸을 둘러싸고 마치 작은 정원 같은 숲, 야트막하게 물이 찰랑거리는 미니 풀, 데크와 선베드까지 있었다. 선호하는 마사지 타입, 취향에 따른 아로마 오일, 아프거나 불편한 곳 등을 이야기하고 베드에 눕자, 천국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서 부드러운 손길의 전문가에게 몸을 맡기고 누리는, 흔치 않은 호사였다. 나를 위한 작은 정원에서 시원한 차를 한 잔 마시며 마지막 시간까지 빈틈없이 누렸다.

 

●한나절의 친구, 호이안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하루는 차로 약 30분 걸리는 호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낭과 호이안은 매우 가깝지만 아주 다른 매력이 있어요. 다낭이 시원한 해변을 품은 리조트와 화려한 쇼핑 명소들이 있는 곳이라면, 호이안은 아기자기한 옛 모습을 간직한 정감 어린 도시죠. 언어까지 서로 다른 방언을 쓸 정도로 색깔이 다릅니다.” 투어에 나선 가이드가 말했다.  

자연광이 비치는 레한 갤러리
자연광이 비치는 레한 갤러리
레한 갤러리 입구
레한 갤러리 입구

호이안에 도착한 뒤, 먼저 클래식 카 형태의 버기에 올랐다. 다낭과는 다른 예스러운 풍경을 지나 도착한 곳은 자그마한 19세기 프랑스풍 주택으로 된 ‘레한 갤러리(Rehahn Gallery)’다.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인 사진작가 레한은 카메라를 들고 35개국 이상을 여행한 후 호이안에 정착했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갤러리 입구의 안내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다섯 개의 자그마한 전시실에는 레한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쿠바 등을 돌아다니며 포착한 강렬한 색채의 인물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다큐멘터리와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그만의 세계는 갤러리를 나와서도 긴 여운을 남길 만큼 짙은 인상을 주었다.  

호이안의 명물 버기들
호이안의 명물 버기들

“호이안에 왔으니 릭샤를 타고 호이안 올드타운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투본(Thubon) 강가의 한 거리에 도착해서 가이드가 말했다. 일종의 베트남식 인력거인 릭샤에 올라 달리니,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느껴졌다. 투본강을 끼고 달리던 릭샤는 올드타운 구석구석을 누볐다.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회관, 사원, 공방들과 거리마다 매달린 등불이 아스라이 잊힐 듯 남아 있는 옛 거리의 정취를 자아냈다. 

호이안 올드타운 풍경
호이안 올드타운 풍경

촉촉하게 맺힌 땀도 식히고, 유명한 코코넛 커피도 맛볼 겸 ‘콩 카페 호이안(Cong Cafe Hoi An)’으로 들어섰다. 시원한 에어컨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후덥지근했다. 탈탈거리는 옛날 선풍기 앞에 앉아 달콤한 코코넛 커피를 맛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이것이 베트남식 휴식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랜턴 만들기 체험을 하는 사람들
랜턴 만들기 체험을 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직접 랜턴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이 모여 있는 ‘비엣타운 핸디 크래프트 빌리지(Viettown Handicraft Village)’였다. 각양각색의 등불이 걸려 있는 공방에 앉아 직접 풀칠을 하고, 천을 붙이고, 끈을 매달았다. 각자 만든 랜턴을 손에 들고 기뻐하는 여행자들도 카메라에 찰칵 담았다. 동그란 랜턴을 고이 끌어 앉고 차에 올라 다낭으로 돌아오는 길. 까무룩 잠이 들었다. 

 

●불꽃이 수놓은 마지막 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매 끼니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체중이 과하게 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였다. 새로 문 연 해변의 레스토랑 ‘비브 오세안(Vive Oceane)’의 각종 해산물 구이들, 이탈리아 출신의 셰프가 진두지휘하는 ‘오스테리아 알 마레(Osteria Al Mare)’의 신선한 파스타, 탁 트인 메인 수영장 옆 ‘풀 하우스(Pool House)’의 베트남 정통 쌀국수까지…. 미식 여행이라도 온 사람처럼 다양한 요리를 즐겼다.

해변의 레스토랑, 비브 오세안
해변의 레스토랑, 비브 오세안

특히 비브 오세안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는 마치 작은 영화제 같았다. 해변 앞의 메인 무대에서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인사가 이어졌다. 자그마한 테이블에는 프랑스에서 온 샴페인이 연신 올랐다. 하늘과 조명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블루 아워’가 되자, 테이프 커팅과 함께 폭죽이 터졌다. 레스토랑을 향해 깔린 레드 카펫을 밟고 걸어가 테라스의 디너 테이블에 앉았을 때는 멋진 라이브 연주가 흘렀다. 해산물 구이를 비롯한 온갖 요리들이 모던하고 창의적인 담음새의 코스 요리로 차례차례 나왔다. 

메인 수영장 앞의 레스토랑, 풀 하우스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메인 수영장 앞의 레스토랑, 풀 하우스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알 마레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알 마레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와인, 칵테일, 맥주를 곁들이며 다 함께 웃고 있던 그때. 서프라이즈 파티처럼 불 쇼가 시작됐다. 모두 벌떡 일어섰다. 유연하게 리듬을 타는 몸동작만으로도 대단한데,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게 놀라워서 전부 탄성과 박수를 쉼 없이 보냈다. 이윽고 바닷가의 밤하늘을 향해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일제히 해안 가까이 다가가 오래도록 불꽃놀이를 바라봤다. 불티의 자취가 모두 사라지고, 까만 밤하늘만 남았는데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며 밤늦도록 자리를 지켰다.  

비브 오세안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비브 오세안에서 열리는 불꽃놀이

글·사진 나보영  에디터 곽서희 기자  취재협조 하얏트 리젠시 다낭 리조트 &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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