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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습지대, 산중턱에 조성된 하이난 골프장 3

  • Editor. 김진
  • 입력 2023.10.30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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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들면, 골퍼들은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떠나는 새들처럼 새파란 골프장을 찾아 떠난다.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의 태평양처럼 넓은 페어웨이. 하지만 드라이버샷은 늘 긴장.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의 태평양처럼 넓은 페어웨이. 하지만 드라이버샷은 늘 긴장.

●화산 지대에 조성한 세계 최대 골프장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
Mission Hills Golf & Resort

중국 하이난섬 북쪽 도시 하이커우(海口)엔 이미 유명한 그리고 여전히 전세계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골프 클럽이 있다. 정확한 이름은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Mission Hills Golf & Resort). 골프장과 리조트, 온천 등의 부대시설을 겸비한 초대형 복합 리조트 단지다. 

우선 골프코스부터 살펴보자. 미션힐스CC는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10개의 코스, 무려 180홀을 보유해 세계에서 가장 큰 골프 클럽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있다. 정규홀은 8개, 2개 코스는 파 3홀이다. 미션힐스CC가 도전정신 넘치는 골퍼들의 로망이 된 데는 ‘골프 블록버스터 180’이라는 일명 골파톤(Golfathon, 골프+마라톤) 때문이다. 4일 이내에 모든 코스를 완전 정복한 골프 철인들에겐 180홀 완주인증서와 함께 기념상품으로 골프백 세트가 주어진다. 

새벽 어스름에 테라스로 나가니 운무가 가득한 몽환적인 풍경이 황홀하다
새벽 어스름에 테라스로 나가니 운무가 가득한 몽환적인 풍경이 황홀하다

미션힐스 리조트의 첫 날. 새벽 어스름에 테라스로 나가니 운무가 가득한 몽환적인 풍경이 황홀하다. 열대의 기운이 몸 속 가득 충전되는 기분이다. 태양이 서서히 운무를 밀어내니 리조트와 클럽하우스를 둘러싼 거대한 골프장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려 여의도 면적의 6배 크기다. 리조트에서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는 길인 ‘스타의 거리’엔 미션힐스CC에서 매치를 펼친 로리 맥길로이, 타이거 우즈 외에도 수많은 전세계 셀럽들의 핸드프린팅 조형물이 전시돼 있어서 이 곳의 유명세를 가늠하게 된다. 

로리 맥길로이와 타이거 우즈의 핸드프린트
로리 맥길로이와 타이거 우즈의 핸드프린트

월드 클래스 골프 코스 

랜드마크 코스인 1번 블랙스톤 코스(Black Stone, 파 73/전장 7808야드)는 미국 PGA 인증을 받은 중국 최초의 코스로, 미션힐스CC에서도 가장 난이도 높은 코스에 꼽힌다. 블랙스톤 코스에 또 한번 유명세를 더한 것은 2013년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의 빅매치였다. 우리에겐 2014년 박인비 선수, 2015년 유소연 선수가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쥔 영광의 코스로 기억돼있다. 

블랙스톤 1번 홀
블랙스톤 1번 홀
블랙스톤 코스의 풍경은 일단 검은 현무암이 지배한다
블랙스톤 코스의 풍경은 일단 검은 현무암이 지배한다

블랙스톤 코스의 풍경은 일단 검은 현무암이 지배한다. 현무암을 쌓아 카트 로드를 조성했고, 티잉 그라운드도 현무암으로 꾸몄다. 용암지형 위에 조성한 골프코스인 만큼 페어웨이는 평지가 거의 없이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된다. 밀도가 촘촘한 잔디는 모로코산 양모 카펫을 밟는 듯 부드럽고 폭신하다. 

멋진 플레이를 위해 필요한 완벽한 환경과 달리 코스 공략은 만만치가 않다. 거대한 호수와 습지 그리고 입을 떡 벌린 147개의 벙커, 특히 15, 16, 17, 18번 홀은 호수와 습지가 시선을 압도한다. 열대우림으로 이뤄진 러프는 생각보다 훨씬 깊어 페어웨이를 놓친 공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공을 찾기 위해 걸어가는 길도 꽤 낭만적이다. 현무암으로 조성한 징검다리를 건너며 습지를 가득 메운 열대 식물을 헤치는 순간엔, ‘골프의 맛이란 걸으면서 설계자가 의도한 자연을 즐기는 것’이라는 나만의 정의를 내리게 된다. 그러니 그 어렵다는 블랙스톤 코스에서는 아름다운 자연만 경험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라운드를 즐기면 그만이다. 

무시무시한 벙커
무시무시한 벙커

미션힐스CC가 문을 연 지 20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나 명성 때문은 아니다.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스마일 마케팅의 권순환 대표는, “미션힐스의 진정한 매력은 마치 다른 대륙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듯 각각 다른 개성과 수준을 가진 10개의 코스”라고 설명했다. 

미션힐스 블랙스톤
미션힐스 블랙스톤

블랙스톤과 함께 또 다른 PGA 코스인 5번 코스 라바필드(Lava Fields) 코스, 중국을 대표하는 판다와 대나무 모양으로 벙커를 조성한 6번 코스 메도우 링크스(Meadow Links), 옛 광산 지형과 수송 철로를 활용해 조성한 7번 코스 스톤 쿼리(Stone Quarry), 사막 지형을 그대로 옮겨온 10번 코스 섀도우 듄스(Shadow Dunes) 등도 새로운 코스에 목마른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메도우 링크스(Meadow Links) ⓒ미션힐스 골프&리조트
메도우 링크스(Meadow Links) ⓒ미션힐스 골프&리조트

▶미션힐스 리조트 이모저모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광천수 온천 

골프 라운드 후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미션힐스의 천연 온천인 미네랄 스프링스 하이커우는 무려 168개의 온천탕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대의 광천수 온천으로 기네스에 등재돼 있다. 지하 800m에서 추출한 온천은 미네랄을 대량 함유하고 있어 치료용으로도 적합한 수준이라고 한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 대륙별 테마로 구분돼 각 대륙의 치료철학을 경험할 수 있다. 

라바 라군(Lava Lagoon)
라바 라군(Lava Lagoon)

휴양지 해변을 닮은 수영장

라바 라군(Lava Lagoon)은 초대형 야외 수영장으로 미션힐스의 또 다른 랜드마크다. 야자수로 둘러싼 인공 해변엔 작은 인공섬과 수많은 선베드, 어린이를 위한 에어바운스가 구비되어 있어서 골프를 즐기지 않는 가족 동반자도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실내 수영장 역시 미네랄 온천수로 채워져 있다. 

미션힐스 리조트 디럭스 트윈룸
미션힐스 리조트 디럭스 트윈룸

대륙 스케일의 호캉스 

미션힐스 리조트는 디럭스룸을 포함, 그랜드 디럭스룸, 프리미어룸, 패밀리룸, 프리미어스파룸, 스파빌라, 프리미어 스위트 등 각기 다른 매력의 룸이 무려 539개나 있다. 그 중 가장 작은 디럭스룸도 결코 작지 않다. 발코니가 딸린 넓은 룸(50㎡)엔 침대와 소파, 책상이 널찍하게 놓여있다. 욕실은 2개의 미닫이 문으로 침실과 분리돼 있어 또 다른 방처럼 보인다. 욕실 안으로 들어가면 욕조와 샤워실, 양변기가 모두 분리되어 있다. 세면대는 2인용이라 북적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비스트로 온 더 락
비스트로 온 더 락

편안하고 익숙한 맛 

워낙 넓어 리조트 밖으로 나갈 일이 없는 아시아 여행자들을 배려했다는 것이 레스토랑에서 느껴진다. 조식 겸 저녁 뷔페 레스토랑인 ‘비스트로 온 더 락(Bistro on the Rock)’에서는 한중일 음식과 서양음식을 고루 맛볼 수 있다. 중식 레스토랑인 ‘블랙스톤(Black Stone)’, 광동요리와 하이난 특선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실버 문(Silver Moon)’에선 특유의 중국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일식 레스토랑 유키요(Ukiyo)도 있다.

무비타운 하이커우
무비타운 하이커우

옛 중국의 거리 

미션힐스에서 셔틀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무비타운 하이커우(Movie Town Haikou)가 있다. 미션힐스가 영화감독 펑샤오강과 합작해 만든 영화 세트장으로 옛 중국의 거리를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았다. 

 

●eco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골프장
맹그로브 베이 골프 클럽 
Manglove Bay Golf Club

하이커우 시에서 고속도로로 30분 정도 달리면 하이난에서 장수촌으로 유명한 청마이(澄迈, Chengmai)가 나온다. 청마이 육지로 깊게 파고 들어온 만(bay)에는 맹그로브숲 보호구역이 있고, 바로 그 옆에 맹그로브 베이 골프 클럽(이하 맹그로브CC)이 자리한다. 

평탄하게 쭉 뻗은 페어웨이
평탄하게 쭉 뻗은 페어웨이

맹그로브CC는 원래 습지대였던 곳이라 평탄한 편이고 언듈레이션도 거의 없어서 마음껏 샷을 날릴 수 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지루할 것 같지만, 73,897 m2 (약 22,300평)에 이르는 워터해저드가 초보 골퍼에겐 엄청난 두려움을 주었다. 티잉 그라운드 바로 앞에 거대한 호수가 버티고 있는 홀도 여럿이다. 사실 물이 없다고 생각만 하면(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다지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라고들 했다). 

맹그로브CC에서는 워터해저드를 이기는 것이 관건이다
맹그로브CC에서는 워터해저드를 이기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힘이 잔뜩 들어간 채 휘두른 드라이버는 공보다 땅을 먼저 때리거나 공의 윗부분을 때렸다. 힘없이 날아간 공은 호수에 그대로 처박히곤 했다. 이렇게 공을 많이 잃어버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퐁당샷’이 많이 나왔다. 맹그로브 CC에서 초보골퍼는 생각보다 공을 훨씬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 

티잉 그라운드 앞에 무시무시한 호수가 가로막고 있다
티잉 그라운드 앞에 무시무시한 호수가 가로막고 있다

맹그로브CC는 개발 당시 지형과 식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습지대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러프엔 식물 뿌리가 얽히고 설켜 있어 공이 빠지면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렇지만 대다수 홀이 일자로 쭉쭉 뻗은 편이라, 장타자가 거리 조절만 잘 한다면 인생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할 수도 있다. 굿샷에 대한 보상이 확실히 따라온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매력적인 코스라고 말했다. 맹그로브CC는 18홀, 표준 파72, 페어웨이 총길이는 7107야드다.

 

●일곱 신선들이 갤러리가 되는 골프장
칠선령 온천 골프 클럽 
Qixianling Golf & Spa

칠선령 온천 골프 클럽(이하 칠선령CC)은 해안가에 있는 골프장과는 달리 오지산 중턱에 있다. 그래서 칠선령CC의 첫인상은 “시원하다!”였다. 해안가 골프장보다 기온이 2~3도 정도 낮아 상대적으로 선선하다고 느껴진다. 

중급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칠선령CC는 풍광 하나만큼은 짜릿하다. 칠선령은 일곱의 신선이 봉우리가 되었다는 하이난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일곱 신선들은 마치 갤러리처럼 플레이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니 잔디밭 아래로 마을과 호텔이 밀림 속에 조용히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상당히 이국적이었다. 

18홀 중 12개 홀에 호수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는데 모두 자연호수다. 호수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면서도 긴장감을 조성한다. 산중턱에 조성된 골프 코스이다보니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고저 차가 큰 홀이 많아서 심한 내리막 샷이나 오르막 샷을 해야 한다. 카트 운전도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캐디는 여성 골퍼에게 운전대를 잡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아일랜드 홀’인 15번 홀
'아일랜드 홀’인 15번 홀

그린이 호수 속에 섬처럼 떠있는 ‘아일랜드 홀’인 15번 홀은 칠선령CC의 명물이다. ‘저 섬에 안착시킬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이겨내고 어찌어찌 온그린에 성공하니 불안감은 이내 감탄으로 변했다. 그제서야 오지산의 그림같은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칠선령의 일곱 갤러리가 박수를 쳤다.  

넓게 뻗은 페어웨이
넓게 뻗은 페어웨이

워낙 공기가 맑은 하이난이지만 칠선령CC의 산소 함량은 하이난의 다른 곳보다 60배나 많다. 게다가 리조트 숙소엔 미네랄을 다량 함유한 온천이 있으니 ‘공기 좋고~ 물 좋고~’라는 말은 바로 칠선령CC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칠선령CC는 18홀, 표준 파72, 페어웨이 총길이는 7148야드에 이른다. 

 

▶Information 하이난

하이난은 중국 최남단의 섬이다. ‘동양의 하와이’ 혹은 ‘중국의 제주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하이난엔 초호화 리조트와 호텔, 골프장이 많이 들어서있고 지금도 건설 중이다. 하이난 면적은 대한민국의 1/3정도로 매우 크며, 섬의 북쪽도시 하이커우에서 남쪽도시 싼야까지 차로 5시간 정도 걸린다. 

하이난 해변
하이난 해변

DISTANCE  
인천국제공항에서 하이커우 메이란 국제공항까지 비행 소요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다. 하이커우 국제공항에서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까지는 약 19km, 차로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HEALTH DECLARATION
중국에 입국하려면 온라인 건강진단서가 필요하다(2023년 10월 기준). 출국 24시간 이내 웹이나 위챗을 통해 자가 건강진단서를 작성하고 QR코드를 받아 비행기에 오르기 전 그리고 하이난 입국심사 시 인증을 완료해야 한다. 

NO VISA
중국은 하이난섬을 자유무역경제특구로 지정해 ‘제2의 홍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무비자로 하이난에 도착해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은 금지된다. 

CDF몰
CDF몰

DUTY FREE 
면세특구인 하이난엔 큰 규모의 면세점이 여럿이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인 CDF몰엔 무려 3,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주로 중국 내국인들이 많이 이용해 한국인에겐 가격 이점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WEATHER 
하이난 섬 북부는 아열대 기후, 남부는 열대 기후에 속한다. 5월에서 10월은 우기에 속하며 평균 32도로 무척 덥다. 12월부터 2월 사이는 평균 기온이 26도 정도로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지속된다. 

전기 스쿠터의 도시 하이난
전기 스쿠터의 도시 하이난

ECO CITY 
하이난 섬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탄소배출 제로에 매우 적극적이다. 하이난에선 오토바이 특유의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 모든 오토바이가 ‘전기 스쿠터’이기 때문이다. 소음뿐 아니라 매연도 없으니 본토의 대도시와는 달리 공기가 무척 깨끗해 중국인 부호들이 하이난에 별장을 많이 갖고 있다.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오토바이 소리가 없으니 주변을 둘러보며 걷지 않으면 치일 수도 있다고.  

 

하이난 글·사진=김진 객원기자 취재협조=스마일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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